<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2주

  갑작스레 쿠바와 관련된 영화들이 보이네요. 어떤 이에겐 이상향을, 또 어떤 이에겐 적대국가로만 알려져 있는 쿠바는 한국사람들에겐 너무 미지의 나라일 뿐입니다. 이런 쿠바를 한국사람들에게 더욱 가깝도록 해주는 영화들은 어쩌면 쿠바를 알려주는 해외사절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의 즐거운 문화를 함께 즐기고 그들의 생각과 가치관을 한 번 음미하면서 한국인들이 경험하지 못한 멋진 인생관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할 것입니다. 또한 영화의 매력인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간접경험을 통해 한국인들이 접해보지 못한 그들 특유의 문화를 통해 우리와 다른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으면 합니다.  

  예술성 위주로 만든 작품들이 많다 보니 대중성은 좀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쿠바의 예술, 특히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크게 만족할 영화들입니다. 여기서 소개될 영화는 세 편입니다. [시간의 춤], [쿠바의 연인], 그리고 [하바나 블루스]가 그것들입니다. 특히 뒤의 두 작품은 현재 진행되는 <제35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2009>와 <시네마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의 소개작들입니다.
 

시간의 춤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로 소개된 [시간의 춤]은 쿠바에 대한 관심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시대적아픔의 시기였던 1905년, 멕시코로 돈 벌러 간 한국인 1000명 중 유카탄 반도에서 다시 쿠바로 밀항한 300명과 그 후손들의 삶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감독 송일권 감독의 오랜 기간동안의 체류 속에서 느낀 바를 다양한 주제를 갖고 형상화했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들만의 세계관과 문화를 갖기 시작한 쿠바의 한국 이민자들은 역시나 자신들만의 즐거움을 창조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에서의 살사 춤은 그들의 자립과 멋을 보여주는 명장면입니다. 또한 한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이웃에 대한 우리들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자문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쿠바의 연인 

 

  제35회 서울독립영화제(SIFF) 2009 작품이기도 한 이 영화는 역시나 쿠바라는 지역을 탐방하는 영화입니다. 이미지가 없어서 유감이지만 그래도 즐거운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현지인과 타인의 공존의 문제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다룬 작품입니다. [시간의 춤]이 토착화된 이민세대들에 관한 영화라면, 이것은 국적과 문화가 아직 강고하게 자리잡은, 현대를 살고 있는 어느 한국 여성과 쿠바 청년간의 경험을 위주로 제작됐습니다. 지상의 낙원으로만 여기는 쿠바로, 한국 여성이 직접 들어가 살면서 과연 쿠바란 나라가 어떤 사회인지 관찰하는 반면, 쿠바 청년은 역으로 한국에서 과연 잘 살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영화입니다. 둘 간의 사랑도 있지만 사실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이질적인 인간들이 과연 공존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형상화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역시 쿠바를 다른 이민들로 일반화할 수 있기도 하네요. 
 

하바나 블루스 

 

  쿠바의 음악과 그들의 삶을 동시에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10회 전주국제영화제(2009)의 작품이기도 한 이 영화는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아바나로 발음하는 것이 정확합니다)에서의 쿠바인들의 힘든 삶을 엿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음악으로 현실적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두 청년 루이와 티토에게 인생역전을 할 수 있는 제의가 들어옵니다. 스페인에서 온 유능한 음반 프로듀서가 그들을 스카우트, 스페인으로 가서 그들을 음악인으로 키우겠단 제의였죠. 단순한 소일거리 취미가 인생을 뒤바꿔줄 크나큰 행운으로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노래와 음반 준비를 하죠.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장밋빛은 아니었습니다. 거의 노예계약 수준이었던 계약으로 그들은 좌절하게 됩니다. 현실적 고통을 벗어나기 힘든 사회의 마이너러티들의 어두운 현실을 보게 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루이와 티토는 고민에 휩싸이죠. 그러는 와중에 이별을 준비하는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합니다.
  영화의 스토리 역시 재미있지만 이 영화가 품고 있는 음악 역시 대단한 수준작들이고 다양한 쟝르를 포함하고 있어서,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은 쿠바 식의 얼터너티브 록, 펑크, 팝, 블루스는 물론 힙합까지를 즐길 수 있습니다. 2009년 12월 18일에서 31일까지 진행될 [제 3회 시네마 상상마당 음악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에서의 '다시 보는 2009 음악영화' 섹션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속의 음악이 왜 뛰어난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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