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4주

비밀, 그것들을 품은 영화들
: 불운과 호기심으로의 초대
  


비밀, 영화에서 가장 큰 매력일 것입니다. 혼돈과 불안을 느끼게 하는 사건의 이면에 숨쉬는 원인들은 언제나 비밀로서 감춰져 있습니다. 그 비밀을 캐려는 사람들의 불안과 번민 등은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로 보여주곤 합니다. 또한 사랑하는 자의 비밀은 고통의 근원이자 분노 혹은 사건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런 영화들이 이번에 세 편이나 소개되네요. 지구의 멸망이나, 흐뭇한 사랑의 이야기도 좋지만 비밀을 품은 이야기들 속으로 들어가서 인간의 진솔함과 욕망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의 즐거움과 공포, 그리고 슬픔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신부의 수상한 여행 가방 キラー・ヴァージンロード, 2009 


“모든 신부에겐 비밀 사연이 있다!”
사랑하기에 결혼으로 골인하는 것은 당연한 행복의 끝이죠. 그런데 남친과의 결혼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인해 고생하는 어느 신부의 비밀스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어처구니 없는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자신이 그렇게 고대하던 결혼이 파탄을 맞을지 몰라 전정 긍긍하고, 그래서 숨기다 보니 비밀이 많아지죠. 결혼하고 나서 해결하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네요. 비밀 하나 지키려다가 기상천외한 모험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녀가 그렇게 지키고 싶은 가방 속의 비밀은 무엇일지 영화를 다 보시고 나면 해결되겠죠. 그러나 그것을 풀려는 많은 사람들의 흥미진진한 추격과 도망가려는 히로코(우에노 주리)의 즐거운 추격신이 일품입니다.  
 

백야행, 2009

 

 영화 포스터에 나타난 흑과 백의 조화는 묘한 긴장과 대조를 보여줍니다. 뛰어난 연기자들이 대거 출현해서, 영화의 퀄러티는 어느 정도 만족스럽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기본설정은 바로 ‘비밀’입니다. 어느 의문 많은 살인사건에서 맺어진 세 명의 인간들이 14년 후에 다시 관계를 맺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밀스런 이야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극도로 높입니다. 14년전 피해자와 가해자의 아들과 딸로서만 알려진 미호(손예진)과 요한(고수)의 슬픈 관계는 한 쪽의 욕망과 다른 한 쪽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기묘한 살인사건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과거를 지우려 하는 여자와 그런 그녀를 도우려는 남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우하고 어두운 과거는 무서운 현실을 계속 만들게 되며,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슬픈 인생과 비극적 희생, 그리고 차가운 외면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리고 고수의 차갑고도 따스한 매력은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시크릿 Secret, 2009
  

 

영화 제목 자체가 Secret, 즉 비밀입니다. 영화 [세븐 데이즈]와 [추격자]와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보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자기 동료경찰의 실수도 용서 않을 정도의 정직한 경찰이 자신의 아내가 어느 살인사건의 혐의자로 떠오르면서 그녀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는 역설을 시작으로 영화의 서사가 진행됩니다. 사회를 비꼬기 위한 설치일 수도 있는 강력반 형사(차승원)의 모습은 한국 사회의 불행한 일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런 강력반 형사에 반하는 인물들은 조직 밖엔 조직보스가 있고, 직장에선 그의 고발로 징계 먹은 동료 형사가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살인 혐의자가 되어 버린 그의 아내(송윤아)가 있습니다. 영화는 제목처럼 다양한 비밀이 숨어 있는데, 아내가 정말 살인범인지부터 시작해서, 누가 진정한 범인인지, 그리고 부부의 자식이 죽은 이유 등 다양하고 복잡한 시크릿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풀리는 과정에서의 인간의 불운과 신뢰의 문제, 그리고 반성과 성찰 등 다양한 내용들을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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