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잠언집 - 스페셜 아포리즘, 법정 스님이 옮긴 <진리의 말씀> 법구 108경 수록
김세중 편저 / 스타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욕심을 내려놓고, 가진 것에 집착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며 살아가라는 이야기. 무소유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새롭다기보다는 좋은 말씀을 천천히 읽으며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책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삶의 지혜가 많이 담겨 있다. 그런데 생각했던 무소유보다 이야기가 훨씬 넓었다. 물건을 적게 가지고 사는 것만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미움이나 편견,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는 마음, 내가 옳다고 고집하는 마음까지도 조금씩 내려놓는 것이 무소유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잘못한 아이에게 계속 화를 내고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부모가 아무 말 없이 깊은 침묵을 지키는 것이 때로는 더 크게 마음에 닿을 수 있다는 내용이 마음에 남는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면 많이 설명할수록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걱정되니까 말하고,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한 번 더 말하고…. 하지만 그런 말도 반복되면 어느 순간 상대를 위한 말이 아니라 내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한 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해야 할 때를 아는 것만큼 말하지 않아야 할 때를 아는 것도 배려일 수 있겠구나.


책을 읽으며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저 사람은 더 쉽게 잘되는 것처럼 보일까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내가 보는 것은 그 사람의 삶에서 아주 작은 한 부분일 뿐이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얼마나 애쓰고 견뎠는지는 알 수 없다.


다른 사람의 결과만 보고 그 사람의 노력을 쉽게 판단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남과 비교하며 조급해하기보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조금 더 믿어봐도 되겠다는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부모가 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사랑이라는 것이 꼭 아름다운 말이나 특별한 감정으로만 표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내려놓는 행동 자체가 사랑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스스로의 인생이 진짜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면서도 정작 나는 지금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잘 하지 않고 산다.


평범한 하루 안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행복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나는 사실 무소유를 덜 가지는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무소유는 덜 가지는 것보다, 덜 붙잡는 것에 가까운 게 아닐까라고 생각이 바꼈다.


물건뿐 아니라 지나간 일에 대한 미련, 다른 사람과의 비교, 서운함과 미움, 인정받고 싶은 마음까지. 우리가 내려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것은 생각보다 많다.


내일부터 갑자기 욕심 없이 살 자신은 없다. 그래도 마음이 복잡해질 때 내가 지금 너무 꽉 붙잡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조금 덜 욕심내고, 때로는 말 대신 침묵할 줄도 알고.

그렇게 하나씩 내려놓다 보면 삶도 마음도 지금보다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 무례한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니체의 말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수정 옮김 / 부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다 보면 마음에 들어서 밑줄을 긋는 문장도 있지만, 반대로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 다시 읽게 되는 문장도 있다. '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내게 그랬던 말은 “친구라면 적이 되어라” 였다.


처음에는 차갑게 느껴졌다. 친구라면 힘들 때 내 편이 되어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충분히 긴장하고 경쟁하며 살아가는데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까지 나를 담금질해야 할까 싶었다.


이런 불편함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관계의 모습과 니체가 말하는 관계의 모습 사이에 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것만큼이나, 그 사람이 잠시 부족한 모습으로 있어도 편안하게 곁을 내어주는 것이 우정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충고보다 그럴 수도 있지라는 한마디가 더 필요한 순간도 있다 생각한다.


그런데 이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그리고 조금 다르게 읽어보게 되었다.


적이 되어라는 말을 정말 서로 맞서 싸우라는 뜻이 아니라,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이 반드시 좋은 친구인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니 생각할 여지가 생겼다.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조심스럽게 다른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 듣기 불편하더라도 내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사람 역시 귀한 친구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비판 자체가 아니라 서로를 대하는 마음인 것 같다.


이렇게 한 번에 받아들이기보다 잠시 생각하게 하는 문장들이 여럿 등장한다. “질투는 습관이 된다”는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삶과 내 삶을 비교했던 순간을 떠올렸고, “작은 우연들을 대하는 마음”에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을 무조건 나쁜 일이라고 여겨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니체라고 하면 어렵고 무거운 철학부터 떠올렸는데, 사이토 다카시는 그의 말을 일상으로 가져온다. 인간관계와 질투, 고독과 우연처럼 누구나 겪어봤을 마음을 통해 니체의 생각을 풀어내기 때문에 철학에 익숙하지 않은 나도 내 경험을 자연스럽게 겹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마음에 드는 문장과 마음에 걸리는 문장 사이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다.


특히 친구라면 적이 되어라라는 말도 하나의 질문으로 남았다. 나는 친구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좋은 관계란 그저 편안한 관계인지, 아니면 때로 서로에게 불편한 진실을 말해줄 수 있는 관계인지.


여전히 나는 따뜻하게 내 편이 되어주는 친구가 좋다. 그렇다고 나와 다른 말을 건네는 사람을 쉽게 밀어내고 싶지도 않다. 이 책을 읽기 전보다 좋은 친구라는 말의 범위가 좀 넓어진 셈이다.


좋은 책은 정답을 알려주는 책만은 아닌 것 같다. 익숙했던 생각에 틈을 내고,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질문 하나를 오래 품게 하는 책도 좋은 책이다.


'사이토 다카시의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런 방식으로 니체의 문장을 삶 가까이로 데려간다. 어떤 문장은 위로가 되고, 또 어떤 문장은 쉽게 동의할 수 없어 오래 마음에 남는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철학이 조금 덜 어렵고, 조금 더 나의 이야기가 된다.


#사이토다카시의니체는이렇게말했다 #니체 #철학에세이 #책리뷰 #사이토다카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섯 살 사회 정서 - 5~7세 평생 관계의 기초가 되는 5가지 사회 정서 학습법 ㅣ 바른 교육 시리즈 49
박밝음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유독 신경 쓰이는 순간이 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자기 마음을 제대로 말하는지, 속상한 일이 생겼을 때 잘 풀어가는지. 별일 아닌 것 같다가도 아이가 친구 때문에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쓰인다.


'다섯 살 사회 정서'도 그런 마음으로 읽을 만한 책이다. 아이가 친구들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좋겠고, 자기 몫은 스스로 챙길 줄 알았으면 하는 마음. 그래서 처음에는 이럴 때 아이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사회성을 길러주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특별한 교육법이나 비법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 사이의 따뜻하고 안정적인 관계입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가 친구 문제로 속상해할 때 마음을 충분히 들어주기보다 해결 방법부터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싫다고 말해.

친구한테 먼저 이야기해 보면 되잖아.

그 정도는 괜찮아.


아이를 도와주려고 한 말인데, 생각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속상한 마음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먼저 배운 셈이다.


아이들이 놀이에서 원하는 역할을 맡지 못해 울거나, 친구의 작은 반응에도 마음이 흔들리는 여러 상황이 나온다. 어른이 보기에는 정말 사소한 일들이다. 그래서 그런 걸 가지고 뭘 그래라는 말이 쉽게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다섯 살 아이에게는 그런 하루하루가 사람과 관계를 맺는 연습이라는 것이 이 책의 이야기다.


아이에게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실패한 뒤 다시 해보는 경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에서 질 수도 있고, 친구에게 거절당할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놀이를 친구가 싫다고 할 수도 있다. 부모가 그런 순간을 모두 막아줄 수는 없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속상해도 다시 해보고, 관계가 틀어져도 다시 말을 걸어보는 경험일 수 있다.


사회성이 좋다는 말을 나 역시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 건 아닐까 싶었다. 친구가 많고, 어디에서든 잘 어울리고, 싸우지 않는 아이를 흔히 사회성 좋은 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성이란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잘 맞춰주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았다.


싫을 때 싫어라고 말하는 것, 친구와 생각이 다를 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 거절당했을 때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 그리고 속상하고 화나는 자기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까지 모두 관계를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다섯 살 사회 정서'는 아이에게 자기 마음을 지키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힘을 어떻게 길러줄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꾸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잘못하면 바로잡아줘야 할 것 같고, 부족해 보이면 채워줘야 할 것 같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 마음은 더 급해진다.


그런데 어쩌면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밖에서 마음껏 부딪쳐보고, 친구 때문에 울기도 하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자기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관계가 아닐까?


“오늘 마음은 어땠어?”


그 이야기를 편하게 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되는 것부터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우는 시작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판매의 법칙
김주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판매의 법칙'은 고객을 억지로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욕망과 두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만 봐서는 계약을 잘 따내는 화법이나 영업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활용할 만한 방법들이 많이 나온다. 내가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보다 상대가 어떤 마음으로 선택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아직 매수인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꾸미기보다, 어떤 사람이 이 물건을 필요로 할지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상품이라고 말하는 대신 누구에게, 어떤 이유로 좋은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영업뿐 아니라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여러 상황에도 통하는 말이다.


특히 사람은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하지만,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기도 한다. 그래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만큼 무엇을 잃기 싫어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런 심리를 이용해 불안을 부추기는 것과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책에 나온 기술들도 결국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설득이 될 수도, 부담스러운 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고객 대신 선택하지 말라는 태도도 기억에 남는다. 좋은 영업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단점과 판단 기준을 보여주고, 고객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설명하는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영업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 거절이다. 거절을 나라는 사람 전체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조금씩 무게를 늘리듯 거절도 경험하면서 견디는 힘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거절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절당해도 다시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어쩌면 영업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소개하는 매수인 설정, 손실 회피, 협상, 클로징 등의 기술도 결국은 사람은 어떤 마음에서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물론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에는 빠지는 것도 많다. '판매의 법칙'에는 33가지 기술과 실제 부동산 거래 사례, 협상과 계약, 고객 응대, 직원 육성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랜 현장에서 경험한 방법들을 하나씩 꺼내 보여주는 실전형 책이다.


판매라는 큰 테두리 안에는 꼭 물건을 파는 사람만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서로의 조건을 조율하며 살아간다.


판매란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가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요즘 아이를 위한 여백 육아 - 다 해주고 싶은 부모를 향한 가장 다정한 경고 ㅣ 바른 교육 시리즈 50
최현주(주주쌤) 지음 / 서사원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의 마음을 먼저 보듬어줘야 할까, 아니면 잘못한 이유와 기준을 먼저 알려줘야 할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자주 부딪히는 문제다. 친구와 다투고 온 아이나 자기 마음만 앞세우는 아이를 보면 부모 마음도 덩달아 복잡해진다. 아이 편을 들어주고 싶다가도 버릇이 잘못 들까 걱정되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려다가도 아이가 상처받을까 마음이 쓰인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여기서 말하는 여백은 아이를 마냥 내버려두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감싸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바로 잘잘못부터 따지기보다, 그 행동 뒤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자는 것이다.


친구와 놀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도 그렇고, 친구 관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을 때도 그렇다. 겉으로는 고집을 부리거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서운함이나 불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부모가 그 마음까지 바라봐줄 때 아이도 자기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아이가 억울하다고 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아이 편을 들게 된다. 우리 아이가 얼마나 속상했을까 하는 마음이 먼저 드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 마음을 충분히 받아주는 것과, 무조건 아이 말이 맞다고 편들어주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가 힘들어할 때 정말 아이의 마음을 보고 있었을까. 아니면 빨리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던 건 아닐까. 아이가 울거나 속상해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같은 말부터 꺼내게 될 때가 있다. 그런데 아이에게 먼저 필요한 말은 해결책보다 속상했겠다는 한마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아이의 기분만 맞춰주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해준 뒤에야 필요한 기준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가 아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에게는 아이의 삶이 있고, 부모에게도 부모의 삶이 있다.


생각해보면 부모가 된 뒤에는 쉬는 시간에도 마음은 잘 쉬지 못한다. 아이가 친구와 잘 지내는지, 숙제는 했는지, 공부는 괜찮은지, 혹시 내가 놓친 건 없는지 계속 신경을 쓴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지치지만 부모도 함께 지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백은 아이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일상에서 실제로 겪을 법한 장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이다. 친구 관계, 학교생활, 자존감, 훈육처럼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상황들이 나와서 어렵지 않다. 부모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느낌이다.


“지금 나는 아이의 행동만 보고 있는 걸까, 그 행동 뒤의 마음까지 보고 있는 걸까.”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보다, 아이와의 사이에 그 질문을 떠올릴 작은 여백을 남겨두는 것. 가장 오래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