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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
온선(온라인선생님)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평점 :
“더 많이 해내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만큼을 알고 오래 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요즘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 특히 AI 같은 도구를 쓰다 보면 예전에는 엄두도 못 냈던 일을 혼자서 시작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편해진 만큼 마음은 더 바빠진다. 이렇게 좋은 도구가 있는데 더 해야 하지 않을까? 남들은 저만큼 하는데 나는 왜 이것밖에 못 하지?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다 하지 않습니다'는 그 마음에 관한 책이다.
더 빨리, 더 많이 해내려고 달려왔다. 일이 잘되고 숫자가 커지면 더 키워야 할 것 같았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몸과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부터 질문이 달라진다.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가 아니라 나는 어디까지 하는 게 좋을까?
우리는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면 어느새 그것을 해야 할 일로 바꿔버리곤 한다. 시간을 아껴주는 도구가 생기면 그 시간에 쉬는 게 아니라 다른 일을 하나 더 넣는다. 그러다 보면 효율적으로 살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계속 지친다.
일을 줄이라고만 하지는 않는다. 잘하지 못하는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모든 관계를 억지로 붙잡지 않고, 일이 커질 수 있더라도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크기라면 멈춰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AI 역시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마법 같은 존재가 아니라 해보고 싶었던 일을 작게 시작해보게 해주는 도구로 바라본다.
이 책은 더 많이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만큼을 찾는 이야기이다. 일의 속도도, 규모도, 사람과의 관계도 결국 내가 감당하면서 오래 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생계나 직장 때문에 하기 싫다고 일을 줄일 수도 없고, 모든 것을 내 기준대로 선택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을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자는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
오히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돌아보자는 이야기로 읽혔다. 꼭 내가 해야 하는 일인지, 잘하지 못하면서 붙잡고 있는 건 아닌지,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많은 것을 벌이고 있지는 않은지.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덜 하는 것이 포기나 게으름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내 체력과 마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먼저 알아야 한다. 더 많은 기회를 붙잡는 것보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놓을지 결정하는 힘이 결국 나다운 속도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을 다시 한번 보았다.
더 많이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더 채우는 방법보다, 무엇을 덜어내야 내가 오래 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