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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인공지능이 결코 계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하여
이영환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9월
평점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AI 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읽고 나면 오히려 인간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보다,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를 묻는다. 내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머리로는 좋은 사람이고 싶지만, 실제 감정은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면서도 가까이에서 불편함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의 사례가 나오는데, 나 역시 누군가를 이해한다고 쉽게 말하면서 실제 상황에서는 마음이 따라가지 못한 적이 있다. 사람의 마음이 생각처럼 반듯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점이 좋았다. 어려운 설명보다 한 사람의 감정과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니 자연스럽게 내 경험까지 떠올리게 됐다. 좋은 마음을 갖는 것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생각보다 다른 문제라는 점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런 이야기를 읽으며 인간다움은 언제나 올바른 마음을 갖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순과 부족함을 알아차리고 조금씩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려는 과정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그럼에도 어떤 행동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반대로 AI와 금융, 자본주의의 변화에 관한 부분은 흥미롭기는 했지만 마음까지 크게 움직이지는 않았다. 카르텔, ESG, 자본수익률 같은 말들이 이어지다 보니 이해하려고 집중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감정은 조금 멀어졌다. 내용 자체는 중요했지만 내 이야기라기보다 세상을 분석하는 강의를 듣는 느낌이었다. 조금 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나 구체적인 사례가 함께 나왔다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두 부분의 차이는 결국 사람이 보이느냐, 개념이 먼저 보이느냐에 있었던 것 같다. 한 사람의 고민이나 모순이 등장할 때는 나도 내 경험을 떠올리게 된다. 반면 정보와 전문적인 설명이 많아질수록 머리로는 이해해도 감정적으로는 거리가 생겼다. 나에게는 잘 정리된 주장보다 누군가의 솔직한 경험 한 가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결국 책에서 무엇을 말하느냐만큼이나, 그것을 누구의 삶을 통해 보여주느냐가 독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에 큰 차이를 만든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죽음과 자유, 존엄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 남았다.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의 선택과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생각이 인상적이었다. AI가 아무리 많은 것을 계산할 수 있어도, 결국 무엇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 것인지는 각자가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가치대로 정말 살아가고 있는가. 거창한 미래 이야기보다 이렇게 평범한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순간,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책을 덮은 뒤에도 정답을 얻었다기보다는 오래 생각해 볼 질문 하나를 받은 기분이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리고 그 마음을 실제 삶에서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