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워진 세계
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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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찾았네.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순간 말이야.”


'우리가 주워진 세계'를 마음에 남은 문장이다.


처음에는 그냥 따뜻한 말 정도로 다가왔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이상하게도 이 문장이 자꾸 돌아왔다. 나는 흔히 삶이 좋아져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민이 해결되고, 관계가 편안해지고, 내가 원하는 모습에 가까워져야 비로소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문장은 그 반대편을 바라본다. 모든 것이 괜찮아진 뒤가 아니라, 여전히 엉망인 하루 속에서도 살아 있어서 다행인 순간 하나를 발견하는 것.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그런 순간을 하나씩 주워 모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됐다.


지나간 일을 오래 붙잡아 두거나, 이미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되짚어보곤 한다.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조금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들이다. 반대로 어떤 기억은 빨리 버리고 싶어서 없는 일처럼 밀어내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지금 내 앞에 있는 하루보다 버리지 못한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더 많은 마음을 쓰게 된다. 거창한 행복을 기다리기보다 오늘 하루에서 작은 이유 하나를 찾아내는 일이야말로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태도처럼 느껴졌다.


이 책에서 쓰레기는 단순히 버려야 할 물건으로만 읽히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가치 없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 된다. 사람의 상처나 기억도 비슷하다. 겉에서 바라보면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도 그 사람만이 알고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있다. 작품은 정반대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쉽게 타인을 정상과 이상으로 구분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결국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행동을 무조건 옳다고 인정하는 일이 아니라, 저 사람에게는 저렇게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해보는 일인 것 같다. 사회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과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을 중요한 축으로 삼는다. 


다만 상처받은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 따뜻한 만큼, 어떤 순간에는 그 변화가 살짝 정돈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실에서 사람의 마음은 이해했다고 해서 곧바로 달라지지 않고, 같은 자리로 되돌아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다정함 때문에 부담 없이 끝까지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은 이 작품의 장점이기도 했다.


'우리가 주워진 세계'라는 제목도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버리기도 하고, 반대로 남들이 버린 것을 주워 들기도 한다. 기억도, 관계도, 마음도 그렇다. 무엇을 버려야 하고 무엇을 끝까지 간직해야 하는지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잘 살아야 한다는 말보다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낄 순간을 계속 발견하며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주워왔다. 오늘 하루가 특별하지 않더라도, 그런 순간 하나쯤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오늘을 살아낸 이유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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