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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만 사라 - 평생 연금 시스템을 만드는 부의 법칙
최윤영(황금별) 지음 / 체인지업 / 2026년 8월
평점 :
'1등만 사라'라는 제목만 보면 단호한 투자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달러, 금, 나스닥, 비트코인. 지금의 강자에게 집중하라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이 책이 말하는 1등은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자산이 아니다. 여러 위기를 견디며 살아남았고, 앞으로도 오래 가져갈 만한 자산을 고르라는 의미에 가깝다.
마음에 걸렸던 대목은 새로운 테마와 기술을 이야기하며 그중 99%는 우리의 부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소리 없이 무덤으로 사라집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이었다.
유행을 좇는 투자가 위험하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주변에서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평범한 투자자의 마음은 쉽게 흔들린다. 나도 남들이 좋다고 하는 투자처를 보면 나만 늦은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금 우리가 1등이라고 부르는 자산들도 처음부터 1등이었던 것은 아니지 않을까.
이미 검증된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일 수는 있지만, 지금의 승자가 앞으로도 계속 승자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나는 그래서 새로운 것에 대한 경계만큼이나 현재의 1등에 지나친 확신을 갖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에서 확신은 때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지만, 반대로 다른 가능성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이 저자의 생각과 내 투자 가치관이 조금 달랐던 부분이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대목은 많았다. 특히 비트코인 ETF가 등장했다고 해서 비트코인의 변동성까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 사고파는 일이 편리해졌다고 위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보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믿기 시작할 때인지도 모른다. 쉽게 살 수 있다는 편리함과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믿음은 분명 다른 이야기라는 점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결국 특정 자산의 이름이 아닌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메시지였다.
투자를 하다 보면 남이 얼마나 벌었는지가 자꾸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아 조급해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일일 것이다. 특히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화려한 수익률보다 흔들릴 때 지킬 수 있는 자신만의 기준을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1등만 사라'를 무조건 1등을 사라가 아니라 내가 오래 믿고 함께할 자산을 신중하게 골라라는 이야기로 이해됐다. 오히려 내 투자 원칙을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국 좋은 투자책은 정답을 대신 골라주는 책이 아니라, 내가 어떤 기준으로 돈을 움직이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1등만 사라'는 읽고 끝나는 책보다, 나의 투자 습관과 방향을 한 번쯤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 어떤 마음과 원칙으로 투자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했다는 점, 그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