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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ㅣ 사계절 1318 문고 148
조은오 지음 / 사계절 / 2025년 4월
평점 :
제목부터 심상치 않아서 기대했는데, 역시나 상상 그 이상의 세계가 펼쳐지더군요.
줄거리만 보면 "우주 모험 활극?"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읽다 보니 단순한 모험담이 아닙니다.
지구인도, 우주인도 결국 같은 질문에 맞닥뜨려요.
"살아남을 것인가, 버텨낼 것인가?"
지구인은 몇 마크짜리 인간인가?
책 속에서는 지구인이 무려 '205마크'라는 가격표를 달고 팔립니다.
(참고로 우주에선 생명도 상품이에요... 무섭죠?)
목성으로 팔려가는 아이들,
거기서 또 다시 분류되고, 선택받지 못하면 버려지는 현실.
읽다가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게 되더군요.
어렸을 때 우주인 되겠다고 장래희망 썼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만큼,
우주인이 된다는 건, 모험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였습니다.
안나와 재이,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
등장인물 안나와 재이의 이야기는
그냥 전형적인 SF영웅담이 아닙니다.
둘은 서로를 '구원'하고 '희망' 삼아 살아갑니다.
특히 목성 기숙학교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안나, 힘내!" 속으로 외치고 있었어요.
사람이 사람에게 희망이 되는 것.
이 단순한 진리가 우주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있다는 게 감동적이었습니다.
살아남는 건, 선택이 아니라 꾸준함
"팔찌를 차는 순간, 당신은 목성의 재산이 됩니다."
이 한 문장, 너무 강렬했어요.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강요당하는 상황.
그 안에서도 자신만의 존엄을 지키려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SF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줄 것 같아요.
책을 덮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지구에서 살아남는 것도 우주에서 살아남는 것만큼 어렵네..."
오늘 하루도 지구인 모드로 열심히 살아봐야겠다는 다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