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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날들에 필요한 말들 - 단단한 마음을 만드는 25가지 방법
앤 라모트 지음, 한유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살아오면서 즐거웠던
일보다 괴롭고 힘겨웠던 일이, 그 일을 감당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나쁜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의식이 선별적으로 기억해서인지 모르지만 과거나
지금 닥친 일들 가운데 유독 그런 일과 날들이 더 또렷이 다가오는 것이다. 작가 앤 라모트는 이렇게 우리가 늘 부딪히는 나쁜 날들에 대해 공감과
위로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삶의 좌표를 잃어버렸다든지, 자신이 의미 없다고 느껴진다든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 같은 너무 아픈 사건이
일어난다든지, 또는 지나간 실패를 도무지 회복할 수 없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슬몃 말을 건넨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몇
대목을 소개하면, 우선 나쁜 날들에 몸서리치면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극히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이들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말이
떠오른다.
“둔감한 사람들도 있지만 넌 그렇지 않단다. 그건 네가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때로 고통스러울 거야. 하지만 그건 이 세상에 제대로 반응하는 거란다. 치러야 할 대가가 클 수도 있지만 연민이 많은 사람은
축복받은 존재지. 하지만 7학년이 되면 이런 고통을 더 잘 견딜 수 있게 될 거야. 그러니 조금만 기다리렴.” (64)
그리고 나쁜 날들을
외면하려고 억지로 애쓰지 말라고 위로한다. 좋은 날이 있다면 당연히 나쁜 날들도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빛이자
그림자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에게는 밝거나 어두운 면을 비롯한 다양한 모습이 있다. 우리는 밝고 빛나는 존재로 길러졌다.
그렇기에 때로는 어두운 모습을 외면하고 억지로 밝아야 한다고. 나에게는 좋은 일만 일어나야 하고, 나는 반드시 남들보다 행복해야 한다고 되뇐다.
하지만 인생에 어두운 부분이 없을 수는 없다. 우리 내면에도 자괴감, 질투, 실망 등과 같은 어두운 면이 늘 자리 잡고 있다. 일부러 이런
것들에 눈감을 필요는 없다. (183)
앤 라모트는 나쁜 날들을
견디며 이겨내는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는 우선 스스로 아픔을 이겨내라고 권고한다. 부모가 아이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고생하는 것을
못 본 척 하듯 신도 그럴 거라며 자신이 당당히 맞서라고 한다.
죽은 사람의 마른 뼈가
부활하는 환상을 본 예언자 에스겔은 이 뼈들이 생명을 되찾아 다시 사람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의 연민과 시선은 뼈들 사이로 스미는 실바람,
성령, 에너지, 다시 말해서 삶 그 자체였다. 그는 뼈들을 일으켜 스스로 서게 했다. 신은 선지자나 불타버린 작은 마을의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사람들이 그렇게 하도록 선택한다. 거기에서 다시 일어서도록, 스스로 치유하고 주변을 돌아보도록 한다. 사람이 사람을 이끌고
사랑하도록 한다. 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우리를 키우고 있다. (123)
또 하나 해법으로
제시하는 게 서로 연합하여 슬픔을 이겨내는 에너지를 얻자는 것이다. 다른 천 조각처럼 제각각인 사람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바늘땀에 비유하고 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아무리 혼란스럽더라도 서로서로 꼭 붙어 있어야 한다. 마치 다채로운 색과 크기와 모양의 천 조각들이 모여 아름다운 퀼트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천 조각들을 잇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늘땀이다. (이 책의 원제는 “바늘땀stitches"이다.)
(194)
그래서 앤 라모트는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나쁜 날들과 만나게 되어 있으니 너무 좌절하지 말고, 또 억지로 벗어나려 애쓰지 말고 자신의 감성을 존중하며 스스로의
에너지를 세우고 더불어 타인과 연대함으로써 슬기롭게 이겨내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