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린이 인권 여행 어린이 인권 여행
아렌트 판 담 지음, 알렉스 데 볼프 그림, 유동익 옮김 / 별숲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유니세프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UN이 설립한 기관이다. 유니세프는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 프랜차이즈 야구팀이 후원하고 있기도 한데 간혹 전용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기도 해 어린이 뿐아니라 이 지역 어른들에게도 친숙한 기관이 되었다. 이 유니세프에서 주관하여 1989년에 발표한 어린이 권리에 대한 조약이 유엔아동권리협약이다. 이 책은 협약 본문 40개조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 어린이용 그림책이다.

책의 구성은 먼저 특정 국가에서 실제 발생한 사례를 소개한 다음 이와 관련하여 어린이들이 누려야 할, 어른들이 당연히 보장해 주어야 할 권리 항목을 정리하는 순으로 짜여져 있다. 실명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이들 이름과 관련된 기관들을 거명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지루하지 않고 실감나게 와 닿는다. 간혹 관념적인 이야기도 섞여 있는데 주제와 어울리는 것이고 내용도 어렵지 않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사례에서 소개하고 있는 경우가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및 중남미 등 인권 개념이 희박하고 사회 경제적 조건이 열악한 나라들이어서 처음엔 조마조마하며 살펴 보았다. 혹 우리나라, 북한까지 포함하여,라도 나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끝까지 읽어 보아도 우리나라의 사례는 없었다. 휴~하고 안심하려다 문득 사례들 가운데 인권 선진국의 경우도 많았던 것이 기억나 안심만 할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인권 감수성이 너무 예민하고 섬세하달 정도로 아이들의 권리를 챙겨주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와 비교해보면 네덜란드에서 소중하게 여겨 보장해주고 있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너무 경미하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여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개념조차 없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나라 사례가 소개되지 않은 게 결코 다행스런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삽화도 인상적이다. 때론 정밀하게 묘사한 세밀화인 듯 하다가 어떨 땐 포스터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 색채와 형상으로 권리의 의미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기도 하여 그림만 보고도 많은 것을 연상할 수 있었다.

자칫 교훈 풀어나가듯 지루하게 이어지기 십상인 주제를 실제 사례를 도입하고 주제에 어울리는 삽화를 곁들여 친근하고 실감나게 풀어나간 이 책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 번 쯤 읽어보고 우리 사회에 대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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