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무역, 행복한 카카오 농장 이야기 지구촌 사회 학교 1
신동경 글, 김은영 그림 / 사계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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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이들이 기호품으로 초콜릿을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엄청난 양의 초콜릿이 고가로 팔려나가 제조 공장은 그야말로 떼돈을 벌고 있죠. 그렇다면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열매를 생산하는 농부들도 당연히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카카오 콩을 생산하기 위해 땀 흘리는 아프리카 가나의 농부들은 여전히 가난하고 삶이 팍팍할까요? 그건 이미 다들 알다시피 국제 메이저 자본의 농간 때문입니다. 거의 착취한달 정도로 헐값에 카카오를 사들여 가공한 다음 원료보다 몇 배나 뻥튀기한 가격을 매겨 유통시키며 마진을 챙겨먹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불합리한 국제거래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 대안으로서 협동조합 활동과 공정무역을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아이들에게 알리고자 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소비자이자 국제무역의 주역으로 자라날 어린이들에게 말입니다.

 

이 책은 가나 아사모아네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여 카카오 값의 하락이라는 시련을 협동조합과 공정 무역으로 극복해낸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나의 쿠아파 코쿠 협동조합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했다 합니다.

 

그런데 협동조합이니 공정무역이니 하는 거창한 이념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아사모아네 가족과 마을 공동체 구성원들이 아름답게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 속에 자연스레 그것들을 녹여내어 아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카카오나무의 생장 조건과 수확 과정을 파노라마처럼 소개한다든가 수확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는 등 읽고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림 속 등장인물들은 어려운 여건 임에도 한결같이 미소를 잃지 않고 있고요. 그래서 아이들 눈높이에 딱이라 할까요? 읽다가 생각해보니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손색이 없겠다 싶었습니다. 국제무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물론 마음의 힐링도 맛보게 하고 있으니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국제무역의 시스템이 그리 각박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간적인 자본주의도 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됩니다. 경쟁보다는 협동, 더불어 사는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생산 및 거래 방식이 효율성을 저해하는 것이 아님도 알게 됩니다. 아사모아네 마을 사람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카카오 콩 품질도 날이 갈수록 좋아졌으니까요. 이렇게 일한 만큼 대가를 지불받고 다들 자기 일에 보람을 느끼며 생산에 힘쓰다보면 품질 개선도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단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여 이 책은 아이들에게 냉정한 자본주의 체계, 살벌한 국제무역 전쟁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대신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도 상호 공존과 번영을 꾀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런 의식을 아이들이 내면화한다면 지구촌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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