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Know 대한민국 경제사 청소년을 위한 Live 경제교실 3
석혜원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청소년을 위한 라이브 경제교실이라는 시리즈명에 딱 부합되는 책이다. 청소년용이니 눈높이를 많이 낮추어야 할 터인데 필자는 이를 잘 의식하고 있는 듯하다. 친근한 사례에서 비롯된 평이한 글쓰기를 통해 경제이론과 역사적 흐름을 잘 짚고 있는 것이다. 또 라이브 경제교실이라 하면 박제된 지식이 아닌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리고 있어야 제격인데 이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하여 아이들에게 유용한 제대로 된 경제사 서적 하나가 나왔다 하겠다.

 

이름에 걸맞는 명실상부한 책이어서 많은 미덕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두드러지게 다가온 게 균형적인 관점에서 경제사를 기술,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제신문이나 메이저 언론 경제면에서 퍼뜨리고 있는 보수 일색의 신자유주의 논의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진보적 관점에 서 있는 것 만도 아니다. 양편의 입장을 두루 소개하며 취사선택 여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 이를테면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경제정책에 대해 정리한 대목에선 그의 공과 과를 고루 들고 있다. 서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부동산 정책이나 전자정부, 시민 참여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열거한 다음 비정규직 양산, 실업, 지나치게 경도된 이미지 등을 아울러 들고 있다. 또 주류 경제학이 간과하고 있는 한국 경제개발 과정의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조명하고 있다. 이를테면 전태일 열사나 세계화와 농산물 개방을 반대하며 자결한 이경해 씨 등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하여 신자유주의 경제사 구성에 익숙하여 시각이 한 쪽으로 고정된 이들에게 다른 시각도 존재함을, 그도 의미 있는 것임을 일깨워 균형적인 관점을 갖도록 넌지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미덕으로 꼽고 싶은 것은 실생활과 결부된 친근한 이야기로 어려운 경제이론 및 정책을 풀어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매 장 앞부분에는 가상의, 더러는 실제 사례도 있음,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들의 일상에 녹아 있는 경제 정책의 변화를 쉽게 정리하고 여기에서 비롯된 고차원적 경제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별 부담감 없이 경제에 대해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일제 강점에서 해방된 다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최근에 벌어진 일들을 정리하고 있어 바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부각시키며 생생하게 이끄는 힘도 갖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경제 전반의 거시적 관점 뿐 아니라 서민생활과 밀착된 살아 있는 얘기들을 많이 들고 있어 경제가 삶과 유리된 것이 아님도 보여주고 있다.

 

하여 이 책은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하겠다. 아니 오히려 일반 경제 서적보다 쉬우면서 더 많은 내용과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일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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