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한비야 지음, 김무연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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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 책 원전을 처음 접하고서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난다. 이건 정말 대단한 얘기다. 인생의 새로운 단계로의 전환 과정을 이처럼 극적으로 실감나게 기록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알다시피 한비야 님은 [바람의 딸]시리즈로 유명한 분이다. 자칭 오지여행가로서 널리 각인되어 있다. 그런데 그 책을 통해 자신은 더 이상 오지여행가가 아니고 긴급구호활동가로 변신하였음을 알린다. 그리고 과거 자신의 사고의 편협함에 대한 반성도 곁들이고 있고. 그러면서 절절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정말 쏙 빨려들 밖에. 하여 그의 변신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축복하며 대단하다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나에게도 적용해보고 부끄러워졌던 기억에 아직도 화끈거리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때 생각이 났던 게 이런 얘기를 의식이 굳어진 사람들에게 하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 데 가슴으로 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세상을 바꿔나가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어렵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에 이번에 어린이를 위한 개정판이 나왔다기에 정말 반가웠다. 내 염려를 한순간에 해소한 듯 해서다. 이런 얘기는 어릴 때 내면에 각인될수록 효과가 큰 법이니 말이다.

 

이 책은 원전과 달리 어린이를 위한 배려로 가득하다. 우선 내용을 쉽게 풀어쓴 것은 물론이고 사진과 삽화가 많이 실려 있어 친근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어떤 곳에선 사진 위에 삽화를 덧씌워 애니메이션 효과도 내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을 듯했다.

 

한비야 님은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을 그만두고 유학길에 올라 긴급구호활동의 이론적 배경을 쌓고 있다 들었다. 곧 돌아와 더 성숙한 모습으로 긴급구호현장을 누비리라 믿는다. 그의 이런 모습이 미래의 비전을 설계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공감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 판검사와 의사를 꿈꾸기만 하는 한심한 한국의 어린이들이 인류를 위해, 지구를 위해 즐거이, 기꺼이 나아갈 수 있는 꿈을 꾸는 데 이 책은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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