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 2 - 7月-9月 1Q8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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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바타, 마더와 도터

<1Q84년>에는 실체인 마더와 실체의 그림자 도터가 등장하는데 도터는 또 다른 자기, 즉 분신을 말한다. 요즘 회자되고 있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에도 분신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두 이야기가 흥미롭게 오버랩된다. 다만 영화 <아바타>에서는 판도라 행성의 자원을 약탈하기 위해 인간 대역 로봇을 만들어 분신처럼 행동하는 단순한 구조라면 <1Q84년>에서는 리틀 피플이라는 가공할 존재가 공기 번데기라는 매체를 만들고 그 공기 번데기 안에 마더의 대역 도터가 들어있고 그 도터는 마더와 가까이 있어야 분신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주로 신접한 퍼시버로 리시버인 리더와 성교를 통해 신탁을 전하는 일을 맡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하여 같은 분신을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1Q84년>의 그것은 상당히 중층적이고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 분신에 대해서는 인류가 오래 전부터 떠올렸던 것이지만 이처럼 정교하고 치밀하게 분신을 창조하고 역할을 부여한 것은 하루키의 도저한 상상력이 아니고선 가 닿을 수 없는 지경이라 하겠다. 


2. 하루키와 노벨상 


매년 가을이 되면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곤 하는데 그 중 문학상에 대한 관심이 아마 가장 뜨겁지 않을까 싶다. 최근엔 한국 작가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고은 시인과 황석영 작가가 그들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강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회자되고 있는 인물이 바로 일본의 대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일본 작가로는 이미 오에 겐자부로가 수상한 바 있지만 일본의 국력과 매사 주도면밀하게 접근하는 성격으로 미루어 이미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지명도가 높은 하루키가 더 수상에 근접했다는 것이 정설이라 하겠다. 이번 <1Q84년>에서도 노벨상을 의식한 티가 조금 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를테면 정교한 스토리 라인과 발산적인 상상력뿐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나타낸 에세이 같은 대목을 많이 깔아두고 있는 것 등 말이다. 아름다운 문장에 지혜가 깃들어 있는 잠언을 읽노라면 작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긍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계산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문장 진행 상 절로 그랬는지 노벨상을 의식하여 수준 있는 작품이라는 평을 노리고 그랬는지 잘 분별이 되지는 않지만 그 부분에서 색다른 묘미를 느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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