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대해 구구한 설명을 늘어놓지 않고 조문만 고스란히 보여주며 대신 이 시대의 단면을 잘 드러내고 있는 사진을 조문 옆에 배치하여 헌법 정신이 구현될 이 나라의 실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해 보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내용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일견 참신하다 할 만하다. 더구나 헌법 읽기에 거의 무관심한 신세대들에게도 읽혀지는 헌법책을 만들어 보겠다는 시도가 상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그 뿐이다. 더 이상의 미덕을 발견할 수 없는 책이다. 아쉬운 점은 기획 의도가 아무리 그러하더라도 약간의 고려가 있었더라면 읽혀지면서도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헌법 조문을 열거하면서 이와 관련된 최신의 사례를 만화나 유머를 곁들여 신세대의 감각에 맞게 쿨하게 담아내어 머리에 쏙 들어오게 할 수도 있지 않았겠나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헌법>은 한마디로 헌법에 대한 이해보다는 오늘의 한국의 실상을 여러 단면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잘 된 사진첩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