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 거꾸로 읽는 책 35
유시민 지음 / 푸른나무 / 199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의 『부자의 경제학 빈민의 경제학』은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의 이미지와 상당 부분 중첩되어 읽혀진다. 경제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대한 스코프와 시컨스를 전개해 나가고 있는 것이 거의 유사한 기획으로 보인다. 그러나 글의 맥락은 전혀 다른 줄기를 보이고 있다. 관점이 다른 것이다. 유시민은 부자들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는 경제학의 조류와 빈민들을 배려하고 있는 경제학의 풍토를 더불어 균형 있게 검토한다고는 하고 있지만 심정적으로나 실질적인 측면의 분석에 있어 빈민들의 그것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러기에 차가운 머리로 하는 경제학이 아닌 따뜻한 가슴으로 포용하는 경제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같은 경제학자의 동일한 이론을 검토하는 데 있어서도 부크홀츠의 접근방법이나 현상해석 및 현실적용과는 판이한 인식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멜서스에 대한 부분에 있어 이러한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토드 부크홀츠는 기존 경제학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위대한 선각자로 멜서스를 그리고 있는데 반하여, 유시민은 빈곤 대중의 자연 도태를 주장한 멜서스를 자비심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냉혹한 수학적 천재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어떤 관점에 입각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근본적인 인식이나 처방이 엇갈릴 수 있기에 학문적 편식은 현상의 진면목을 파악하여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리는 데 심각한 해악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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