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 - 소설가 김종록의 북방 탐험기
김종록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사물이나 현상에 관한 우리들 안목의 임계치를 넘어 선 것을 목도했을 때의 충격과 혼돈과 경탄과 자아 확인의 정신적 과정을 대리 체험케 해주는 후련한 글이다. 압도적인 바이칼의 면모도 그러하지만 저자의 만만찮은 필력이 생생하고 통쾌하게 우리의 의식을 휘몰아 가고 있는 것이다.다만 바이칼이 우리 민족의 시원임을 강조함에 있어 역사 과학적 근거를 무리하게 끌어다 붙이고 있는 감이 있어 어색하기 그지 없다. 신화는 신화일 뿐, 이의 해석학적 의미에 중점을 두어야 함에도 신화를 맹신하여 그 과학적 근거 부족을 우려하는 학계의 시각을 배척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만 제기되고 있는 모호한 가설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있는 부분이 몇 군데 눈에 거슬린다.

또 기행문은 특성상 저자 개인의 정신적 지향과 독특한 감수성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는 주관성이 강한 장르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너무 지나치게 노출되면 오히려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가끔씩 감정 과잉에 질릴 때가 있었다. 조금만 더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글을 이끌어 갔더라면 더 공감을 얻고 필자의 취지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지닐 수 있게 되었을 것인데 말이다.역작이어서 기대가 큰 탓인지 이러한 아쉬움도 가시질 않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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