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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고 더한 수필로 배우는 글읽기 ㅣ 문지푸른책 밝은눈 2
최시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가 사라진 시대이다. 영상매체의 위세 앞에 인쇄매체는 핫 미디어로서의 위상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책을 쿨 미디어로 치부하여 외면하고 영상매체만을 뜨거운 감동을 주는 미디어로 판단하여 몰입하는 요즈음 신세대들의 독해 능력은 자연 빈약하기 짝이 없다. 기본적인 의미 이해는 물론이고 필자의 상황과 관점을 면밀히 고려하여 글의 진면목을 파악해 내는 등의 깊이 있는 글읽기는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아는 것을 바탕으로 모르는 것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읽는 이 스스로가 바람직한 변화를 체험하는 의미 있고 주체적이며 능동적인 활동이라는 '읽기' 본래의 가치 실현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최시한의 저작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바로 잡아 보고자 하는 충정이 읽혀진다. 최시한은 먼저 읽기가 무엇이고 왜 이 시대에도 여전히 그것이 중요한지를 밝히고 또 어떻게 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지, 읽기의 길(道)을 제시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저작은 읽기를 싫어하고 읽는 힘이 부족한 초보자들에게 친절하게 읽는 법을 일러주는 방식으로 이끌어가고 있어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일반화할 수 있는 지침서로 볼 수 있다.
글의 순서는 우선 읽기의 기초가 되는 기본적 지식과 이론적 배경을 먼저 제시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장황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쉽게 정리되어 있어 개념을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책 읽는 방법을 여러 단계의 과정과 각 단계마다의 절차로 나누어 면밀히 소개하고 있는데 그 짜임새 있는 구성과 기법의 다양성, 적절성이 실로 눈부시다. 마지막으로 이론적으로 익힌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보는 독해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풀이하면서 앞에서 다루었던 내용을 확인, 강화하고 있다. 따라서 글의 흐름을 결대로 따라가다 보면 절로 책읽기의 길을 찾아내어 누구나 그 방법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의 수준이 그저 표피적인 차원에서 얕게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고 심층적인 내면 이해까지 가능하도록 점층적으로 구성하였다는 점도 특기할만하다.
최시한의 글이 지니고 있는 또 하나의 미덕으로는 신세대의 특성을 고려하여 다양한 표현 기법들을 가지고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픽으로 내용을 나타낸다든지 실생활과 관련된 예화를 적절한 대구(對句)표로 만들어 명확하게 대비시킨다든지 등의 작업을 통하여 누구나 쉽게 필자가 의도한 바를 간파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시한이 보여준 이런 책읽기 훈련 과정을 거친다면 독해력 신장은 물론이고 타인의 글을 분석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에서 자신의 글을 구성하는 안목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시한 의 이번 저작은 한마디로 형식이 짜임새가 있고 내용의 완성도도 높아 읽는 힘과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데 있어 유용한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