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촘스키 교수의 <그들에게 국민은 없다>를 통해 워싱턴을 구심점으로 한 신자유주의 진영에 의해 가동되고 있는 국경을 초월한 범세계적 차원의 이윤 추구 메커니즘에 휘둘려 대다수의 저개발 국가나 기층 민중의 삶이 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비정한 실상을 접하고 아찔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힙니다. 이윤 추구에 급급한 식량 수출 기업은 기아 상태를 악용하여 수입 증대와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등 비인도적인 만행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소말리아의 군벌들은 그들의 세력 확장을 위해 구호물자를 약탈하는 등 아사지경에 처해있는 민중들의 가련한 삶은 안중에도 없는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중첩되어 120억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또 많은 양이 긴급 구호물자로 지원되고 있는 상황인데도 세계의 절반이 굶주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 인식은 FTA협상을 마무리한 한미 간의 무역 협상 진행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기득권층은 협정 체결로 오히려 더 큰 이익을 얻게 됩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기업이나 군벌들의 농간에 의해 인간적인 배려의 대상에서 소외된 이들이 굶주림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같이, 중소기업 같은 영세 사업장은 도산의 위험에 직면할 것이고 기층 민중들은 실업에 따른 소득 감소로 삶의 질이 더욱 나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일부 계층이 부를 향유하는 가운데 대다수 서민들은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기아의 원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여러 분야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신자유주의 진영의 음험한 기도를 또렷하게 드러내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실상이 가려져 있던 FTA 등 많은 현안을 제대로 인식하고 또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꼭 필요한 소중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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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18 22:04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갈라파고스 2007년 11월 도서목록에 있는 책으로 2007년 11월 8일 읽은 책이다. 관심분야의 책들 위주로 읽다가 알라딘 리뷰 선발 대회 때문에 선택하게 된 책인데, 이런 책을 읽을 수록 점점 내 관심분야가 달라져감을 느낀다. 총평 물질적 풍요로움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기에 이 책에서 언급하는 "기아의 진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막연하게 못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