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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걷는 길
밤길(박종현) 지음 / 경향BP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어른들이 밤길을 조심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어른들이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였다. 뱀이 나온다, 호랑이가
나온다. 귀신이 나온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려주셨기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 습관 갖게 되었고, 밤 문화보다 낮 문화를 선호했었다.
적막한 밤길을 걸어 본 적도 오래되었다. 곤충들의 소리와 함께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걷던 시골길이 그리워진다. 밤길이라는 모든 이들이
각자의 추억이 담길 것이다. 독자인 나는 밤에 옆집 단감을 친구들과 서리(?)하였다. 주인 몰레 훔쳤기에 동네 중앙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서리했던
단감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아련한 추억이지만 무덤속에서 귀신들이 나올까싶어 두리번 거리면서 먹었던 추억이 있다.
학창시절에는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동그라미 그리려다'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곳곳에 가로등을 벗삼아 외로움을 달랜 적이
많았다.
밤길에 대한 추억을 살리는 책, 저자의 책은 우리들에게 지금의 생활에서 옛 생활의 추억으로 초대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길을 살펴볼 것이다. 모두가 과거일 수 있지만 사람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겨졌던 추억을 찾게 된다. 그 추억이 오늘의 그리움을
갖게 하고, 오늘의 희망을 찾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를 밤에 일어난 일들에 그리움이 더욱 깊게 한다. 모든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모든 사람들, 그들의
모습속에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힘들어 지쳐있지만 집이라는 쉼터가 있기에 그들은 힘을 내어 집으로 향한다.
엄마,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자식을 위해 살았던 하루를 아랫목에 누워서 쉼을 얻는 부모님, 그 곁에서 철없이 뛰놀던 우리들.
그렇지만 그게 행복이었고 즐거움이었다.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과 가족이 있다는 것은 행복일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가족들은 함께 있지만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모두가 바쁘다. 모두가 분주하다.
이제는 밤길을 혼자 걸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밤길에 만났던 이들과의 추억은 아련히 사라지고 있다. 오늘의 밤 문화는 추억을
낳기 보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조성하고 있다.
다시금 밤 길의 추억을 살리고 싶다. 오늘은 하늘의 별과 달을 보면서 추억의 그 길을 걷고 싶다. 혼자라도 걷고 싶다. 시골의 한적한
밤길을 걷고 싶다.
우리들에게 주어진 밤은 우리의 정서를 안정시키는 효력이 있다. 밤은 쉼과 추억을 낳게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는 저자의 책을 통해 추억속으로 여행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