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부모님의 손을 잡아 드리세요
이상훈 지음, 박민석 사진 / 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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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더욱 그립게 하는 책을 만났다. 아버지께서 하늘나라로 가신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다. 홀로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은지도 몇일 되었다. 부모님은 나의 고향이다. 이 책은 그 고향을 향해 달려가게끔 한다. 난 아버지의 손이 기억나지 않는다. 손을 잡아 드리기 전에 내 곁을 떠났다. 그러나 그분은 내 가슴에 늘 함께 하신다. 그분의 손을 잡고 싶다. 이 책을 보면서 그분의 손은 어떻게 생겼을까? 잊었다. 아버지의 손을 ~, 어머니의 손도 기억나지 않는다. 아들의 손으로 어머니의 손을 잡아드린지 오래되었다. 어렸을 때는 그분들의 손을 놓지 않고자 했는데 이제는 그분들의 손의 따뜻함도 잊었다. 세월과 무정함이 어머님을 외롭게 했구나 우리는 그분들의 가슴에서 자랐기에 그분들의 가슴소리를 안다. 그러나 잊었다. 이 잊었던 가슴과 우리를 길러주신 부모님의 손을 다시금 찾고 잡아 드리도록 한 이 책이 고맙다. 책을 넘길 때마다 부모님들의 손과 얼굴 등을 보여준다. 그분의 세월을 볼 수 있는 주름이 파인 손, 얼굴, 검게 그을린 그분들의 얼굴은 어린 아이들처럼 깨끗하고 아름답다. 밖이 덥다. 우리 부모님들은 덥든지 춥든지 자식들을 위해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고향을 향해 달려가는 중에 들에 핀꽃들을 보게 한다. 풀이름을 잊었지만 그 풀을 꺾어 반지를 만지기도, 다른 풀을 뽑아 먹기도 했다. 아궁이에 불을 때면서 밥을 해 먹던 정제(부엌)이 생각난다. 앉아서 엄마와 함께 했던 시절이 좋았다. 엄마가 부지댕이를 들고 고구마를 구워먹던 것도 생각이 난다. 여름에는 쉬었던 밥을 가지고 단술을 만들어 주신 엄마의 모습이 생각난다. 아 달다~ 목욕이라는 단어를 보면서 온 식구들이 부엌에서 연례행사를 치루는 것이 생각난다. 큰 솥에 물을 데워 큰놈 작은 놈, 큰 딸, 작은 딸 차례로 같은 물에 목욕을 하고 나서 행군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은 더럽지만 그때는 마냥 좋았다. 지금도 더럽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냥 좋았다. 그 시절이 아버지와 어머니가 부엌문을 열고 싸우셨던 것도 생각난다. 그분들이 그립다. 그분들이 계실 때 손 잡아 드리고 싶구나. 이책은 이러한 그리움을 자아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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