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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위한 인문학 -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노은주.임형남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11월
평점 :
이 책을 읽는 중에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 생각난다. 초가집이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옹기종기 둘러 앉아 고무마를 구어 먹었다.
입가에는 검은 숯덩이처럼 변했다. 그래도 행복했다.
서로 불을 지피고자 싸우기도 했지만 차츰 그 자리는 혼자 남았다. 인생이란 이와 같은 것인가. 혼자 우두커니 앉아 불을 지피던 시절이
생각난다.
우리가 원하는 집이라는 것은 궁궐처럼 웅대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자랐던 집에서 다시 산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는 어렸을 때 집이 생각난다. 비올 때는 초가에서 내린 빗줄기를 보면서 마루에서 부침개를 먹던 시절, 그 시절을 갖게 했던 나의 집이
생각난다.
집이라는 것은 이처럼 추억을 낳게 한다. 집은 우리의 가족들이 함께 옹기종이 살았던 곳이다. 집에서 우리는 삶을 배웠고 사랑을 배웠다.
집은 쉼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하게 했다.
저자의 책에서 보여진 집들의 모습은 누구나 원하는 집이다. 그러나 누구나 살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누구나 동경하는 집이다.
저자는 집을 통해 행복의 향기와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어 한다. 집이라는 작은 공간은 세계를 품는 깊이가 있다. 집에서 행복하지 않으면
넓은 세계에서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집에서 사랑하지 않으면 세계에서 사랑을 나눌 이가 없다. 집은 모든 것을 품는 신비함이 있다.
이러한 집은 대부분 자연과 함께 한다. 오늘날 집들은 도시라는 늪에 세워져 간다. 그러나 진정한 집은 자연과 함께 했을 때 집의 모습이
독보이게 된다.
저자는 다양한 디자인들을 갖는 집과 고택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많은 집들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귀가 솔깃하다. 이야기가
있는 집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이 책은 이야기를 품은 집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한 집, 건축가에 철학과 정신이 담겨있는 집 등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나도! 이런 집에 살고 싶다. 이야기가 있는 집! 자연과 어울리며 살 수 있는 집, 나의 낭만과 꿈을 이루어가는 집, 사랑이 가득한 집,
여유와 쉼을 갖는 집에서 살고 싶어진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소중함과 집이라는 공간이 나에게 어떤 이상을 주고 있는지 생각하게 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집이란 나의 삶이다'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