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기본적인 도덕 법칙은 보편적이며 그러한 것들은 대체로 타인의 감정 및 고통과 깊은 연관이 있다. 심지어 우리는 타인을 직접 관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우리는 먼 지역에서 벌어진, 자연 재해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라든가 다른 사회에서 규칙으로 받아들여지는 도덕 관념에 대해서조차도 공감하는데 이는 공감 능력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며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 P26

감정의 전염에 의한 공감의 힘은 강력하긴 하지만 힘이 미치는 반경이 충분히 넓지 못하다. - P28

전쟁도 공감과 매우 흥미로운 관계를 지닌다.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내집단인 ‘우리‘에 대해서만 강한 정서적 공감이 일어날 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쩌면 전쟁은 공감 부족 때문이 아니라 외집단보다 내집단에 대한 정서적 공감이 지나치게 강해서 발생하는 비극일지 모른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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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란 대체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조금 과장하자면 연구자의 수만큼 다양하다. 그중에 하나는 공감을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행동지침으로 삼는 기술‘로 규정한다.‘ - P20

거울 뉴런계는 시각 정보를 곧바로 운동 신호 형식으로 변환해주는 기제를 이용하여 타 개체의 감정과 행동을 이해하게 만든다.
즉 ‘미러링mirroring‘을 통해 다른 개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 P23

남이 하는 어떤 행동을 내가 보기만 해도 내가 그 행동을 할 때 내 뇌에서 벌어지는 일을 동일하게 경험하는 것, 이것이 거울 뉴런계의 작용이다. 이것은 남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기 이전에 이미 내 뇌에서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공감 회로라 할 수 있다. 신기하게도우리는 누구나 이 공감 뉴런을 갖고 태어난다. - P24

신경심리학자 조너선 콜Jonathan Cole은 신체적으로 타인의 표정을 따라 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을 잘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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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순간 그들을 향한 모든 이성적 판단은 해제되고 차별, 혐오, 폭력의 스위치가 거리낌 없이 켜진다. ‘경쟁자이지만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야‘라는 태도와 ‘저것들은 인간도 아니야‘라는 태도는 혐오의 깊이를 다르게 만든다. - P8

공감은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공감을 깊이 하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의 편 가르기는 내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에서 온다. - P11

인류는 공감이 미치는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장해왔다. 인류는 자원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며 타자에 대한 증오를 증폭시키기도 했지만 이성적인 판단으로 공감의 범위를 넓히면서 외집단과의 공존과 평화를 구축해왔다. 공감의 범위는 확장 가능하며 이때의 공감은 단지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타인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 P12

중요한 것은 공감 자체가 아니다. ‘어떤‘ 공감을 ‘어디까지‘ 적용하느냐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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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작가조차도 아주 어렵다고 말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매혹은커녕 의아함,당혹스러움에 빠져버렸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자신과의 대면에서 또 삶에서 겪게 되는 일이란다. 중간에 포기하려다가 오기로 완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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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요. (그가 덧붙인다) 자살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결국 찾아낸 겁니다. - P85

당신들 중 유일하게. (그녀가 덧붙인다) 유일하게 빠져 나온, 에스탈라의 죽은 여인. - P88

어딘가는 늘 불타고 있지요. - P91

대답의 진정성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 P96

갈망은 여전하다, 갈망은 끝이 없다. 알고자 하는 한없는 갈망으로 입이 반쯤 벌어진다. 그 어떤 고통의 기색도 없다. - P102

-에스탈라의 바람은, 한결같아요. - P120

-여행은 없는 거죠, 그렇죠?
-네. 우리는 에스탈라에 갇혀 있습니다. (그가 덧붙인다)나는 당신을 보고 있고요. - P121

그가 모래를 집어, 그녀의 몸 위로 뿌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모래가 움직인다, 모래가 그녀에게서 흘러내린다. 모래를 다시 집어, 뿌린다. 모래가 다시 흘러내린다. 또 집어서, 또 뿌린다. 그가 멈춘다. -사랑 - P130

-이곳에 해가 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그녀는 눈이 멀게 될 겁니다. 그러고는 다시 내가 보일 테고요. 모래를 바다와, 바다를 빛과, 이윽고 자기 몸을 내 몸과 구별할 겁니다. 그다음에는 어둠에서 한기를 떼어내 나에게 줄 겁니다. 뒤이어 그녀에게만 들릴 테지요?...... 신의?...... 소리가?......
그들은 말없이, 날이 밝아오는 걸 지켜본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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