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내용은 똑같은데 그것을 말로 전달하는 사람이 달라질 때마다 내용도 조금씩 달라진다. 모든 이야기는 모든 사람에게 조금씩 다르게 읽히기 때문이다. - P49

이 조그만 ‘네보의 푸른 책‘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어쩌면 엄마와 나는 우리가 겪은 사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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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들은 모든 사람, 모든 사람들 사이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할 때 존재하며, 그로부터 우리는 삶의 충만함을 얻고 더 큰 생태계에서 존재할 수 있다. - P22

차이가 없다면 무엇도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한다. 이는 인간이 관계의 존재임을 암시한다. - P22

물건은 관계 형성을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 물건의 가치는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잠재력에 있다. - P23

세상에는 음식을 나눠 먹음으로써 가족이 되는 곳도 있다. 이렇게 맺어진 관계는 유산을 물려주거나 불구덩이에서 구해주는 의무로 이어지지 않지만 음식을 공유함으로써 발생하는 지속적인 헌신으로 이어지긴 한다. ‘내가 너에게 호의를 베풀었으니 너는 내게 보답할 의무가 있다‘는 암묵적 관계 속에서 음식은 매끄러운 윤활유이자 사람들을 연결하는 끈끈한 접착제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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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종말 이후로 또 하나 달라진 점인데, 사람이 없고 라디오와 스냅챗과 페이스북이 없으니 나는 일상의 모든 곳에서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 감자밭은 따뜻한 봄날에 다정하다. 집은 잔뜩 짜증을 내며 지붕에 구멍 하나를 더 냈다. - P43

날씨는 괴팍하고 신뢰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한시도 자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연인 같다. 별것 아닌 일에도 화를 내는 그런 남자.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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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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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이름다움을 발견해내던 심시선. 그녀로부터 비롯된 후손들의 당당한 삶이 부럽다.
기억하지 않고 나아가는 공동체는 있을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남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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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말다툼하는 대신 그저 자신을 닫아 버리는 사람이다. 문을 닫거나 책을 덮듯이. - P15

때로 엄마를 보며, 나는 사람이 어쩌면 이토록 아름다운 동시에 추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 P16

엄마는 남의 겉모습을 추하게 보는 사람은 자기 자신의 마음속이 추한 것이라고 했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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