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참으로 오묘하지 않은가! 우리는 원하는 운명을 손에 넣으려 서두르다가 오히려 놓치기 일쑤니 말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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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국인들에게 자신의 뜻을 이해시키는 일에 지쳐 있었기 때문에 돌아가는 일이 기뻤다. - P78

그때 갑자기 결국 자신은 아이가 보고 싶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에게 들었다. 자신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깨달은 그는 충격을 받았고, 잠시 그 비열함에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꼈다.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바보짓을 했지만, 이 여행은 그중에서도 가장 멍청한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오래전에 이미 자신의 애정을 거둬들이게 행동했던 그 아이를 만나고 싶은 욕망이 그에게는 없다는 점이었다. - P81

갑자기, 그리고 너무나 분명하게 자신에게 달려들던 그 순간의 아이 얼굴이 떠오르면서 쓰라림이 물결처럼 마이어스를 지나갔다. 그 아이는 마이어스의 청춘을 집어 삼켜버렸고, 그가 연애해서 결혼한 젊은 여인을 신경과민의 알코올중독자로 바꿔놓고는 번갈아가며 병도 주고 약도 줬다.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자신이 싫어하는 누군가를 만나려고 이 먼길을 나섰단 말인가. 마이어스는 자문했다. 그는 아이의 손, 자기 인생의 적인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싶지도 않았고 어깨를 토닥거리며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는 아이에게 엄마에 대해 묻고 싶지도 않았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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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때문이든 운명 때문이든 간에 롤리타는 애너벨에서 비롯되었다고 나는 믿는다. - P25

그러나 나는 다른 기준을 가지고 아내를 선택했는데, 그게 본질적으로는 한심스러운 타협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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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는 그 괴기하고도 구슬픈 울음소리를 한번 더 냈다. "메이오,메이오!"라고 하는 것 같았다. 깊은 밤, 생전 처음 그런 소리를 듣게 됐다면, 아마도 나는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다고, 혹은 야생의 위험한 뭔가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18

못생겼다는 말조차 녀석에게 영예로울 정도였다. - P34

정말 못생긴 아기였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버드와 올라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 그들은 못생겼다고 해도 어쨌든 괜찮아,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우리 아기니까. 지금은 이런 시기를 거치는 것뿐이지. 조만간 다른 시기가 찾아올 거야. 이런 시기도 있고 다른 시기도 있는 것이니까. 결국에는, 그러니까 모든 시기가 지나가고 나면, 모두 괜찮아질 거야. 그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 P39

버드와 올라의 집에서 보낸 그날 저녁은 특별했다. 특별하다는 걸나는 알고 있었다. 그날 저녁, 나는 내 인생이 여러모로 썩 괜찮다고 느꼈다. 내가 느낀 걸 프랜에게 말하고 싶어서라도 나는 어서 둘만 있고 싶었다. 그 저녁에 내게는 소원 하나가 생겼다. 식탁에 앉아서 나는 잠시 두 눈을 감고 열심히 생각했다. 소원이란 그날 저녁을 절대 잊지 않겠다는 것, 혹은 다시 말해 그날 저녁을 놓아버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소원은 실제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것은 내게는 불행이었다. 하지만, 물론, 당시에는 그걸 알 도리가 없었다. - P40

우리는 여전히 친구 사이다. 그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 말하는 것들에 대해 나는 신경쓰게 됐다. 그가 그 사실을 느낀다는 것도, 그런 게 달라지기를 원한다는 것도 나는 안다. 나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 - P41

진실은, 내 아이에게는 뭔가 음흉한 구석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건 말하지 않는다. 심지어 애 엄마와도. 특히 그녀와는. 그녀와 나는 점점 말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개 TV뿐이다. 하지만 나는 그 저녁을 기억한다. - P42

셰릴에게는 셰릴만의 삶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런 딸을 비난하지 않았다. - P47

웨스는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바로 지금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 P50

그는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내가 딴사람처럼 말할 수는 없는 거야. 나는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니니까. 만약 내가 다른 사람이었다면 분명히 여기에 있지도 않았겠지. 내가 다른 누군가였다면 나일 순 없잖아.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모르겠어?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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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해 나를 배반한 것은 한영이 아니었다. 나를 배반한 것은 사랑을 확실성 옆에 비끄러매놓을 수 있다는 헛된 망상, ‘에구, 귀여워라!‘의 시선을 영원히 고정시킬 수 있다는 내 특유의 망상이었다. - P256

희망이란 항상 이런 형태로, 절망의 그림자로서만 존재한다. - P257

어쩌면 진실이란 그다지 중요한 잣대가 아닐지 모른다. - P293

닫히지 않은 이야기, 닫히지 않은 믿음, 닫히지 않은 시간은 아름답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미완의 아라비안나이트』처럼, 북극을 넘어 경계를 넘어 스스로 공간을 열며 뛰어가는 냄비처럼, 상처로 열린 우리의 몸처럼, 기억의 빛살이 그 틈새, 그 푸르른 틈새를 비출 때 비로소 의미의 날개를 달고 찬란히 비상하는 우리의 현재처럼・・・・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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