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순간 그들을 향한 모든 이성적 판단은 해제되고 차별, 혐오, 폭력의 스위치가 거리낌 없이 켜진다. ‘경쟁자이지만 그들도 똑같은 인간이야‘라는 태도와 ‘저것들은 인간도 아니야‘라는 태도는 혐오의 깊이를 다르게 만든다. - P8

공감은 만능 열쇠가 아니다. 오히려 공감을 깊이 하면 위기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우리의 편 가르기는 내집단에 대한 과잉 공감에서 온다. - P11

인류는 공감이 미치는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장해왔다. 인류는 자원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이며 타자에 대한 증오를 증폭시키기도 했지만 이성적인 판단으로 공감의 범위를 넓히면서 외집단과의 공존과 평화를 구축해왔다. 공감의 범위는 확장 가능하며 이때의 공감은 단지 타인의 감정을 내 것처럼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타인도 나와 같은 사람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 P12

중요한 것은 공감 자체가 아니다. ‘어떤‘ 공감을 ‘어디까지‘ 적용하느냐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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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라스의 작품을 처음 접했다. 작가조차도 아주 어렵다고 말하는 이 작품을 읽으며 매혹은커녕 의아함,당혹스러움에 빠져버렸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자신과의 대면에서 또 삶에서 겪게 되는 일이란다. 중간에 포기하려다가 오기로 완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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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요. (그가 덧붙인다) 자살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결국 찾아낸 겁니다. - P85

당신들 중 유일하게. (그녀가 덧붙인다) 유일하게 빠져 나온, 에스탈라의 죽은 여인. - P88

어딘가는 늘 불타고 있지요. - P91

대답의 진정성이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 P96

갈망은 여전하다, 갈망은 끝이 없다. 알고자 하는 한없는 갈망으로 입이 반쯤 벌어진다. 그 어떤 고통의 기색도 없다. - P102

-에스탈라의 바람은, 한결같아요. - P120

-여행은 없는 거죠, 그렇죠?
-네. 우리는 에스탈라에 갇혀 있습니다. (그가 덧붙인다)나는 당신을 보고 있고요. - P121

그가 모래를 집어, 그녀의 몸 위로 뿌린다.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모래가 움직인다, 모래가 그녀에게서 흘러내린다. 모래를 다시 집어, 뿌린다. 모래가 다시 흘러내린다. 또 집어서, 또 뿌린다. 그가 멈춘다. -사랑 - P130

-이곳에 해가 들면 무슨 일이 생길까요?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그녀는 눈이 멀게 될 겁니다. 그러고는 다시 내가 보일 테고요. 모래를 바다와, 바다를 빛과, 이윽고 자기 몸을 내 몸과 구별할 겁니다. 그다음에는 어둠에서 한기를 떼어내 나에게 줄 겁니다. 뒤이어 그녀에게만 들릴 테지요?...... 신의?...... 소리가?......
그들은 말없이, 날이 밝아오는 걸 지켜본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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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탈라를 통과할 수는 없어요. 그곳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 P33

부동 상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리를 뜬 사람은, 그다, 걷는 남자. 그의 발걸음은 걷는 순간부터 한결같다.
그녀가 그를 뒤따른다. 처음에는 비틀거리다가, 아주 천천히 걷는다. 그러다가 그와 같은 보폭으로 걷는다. 그녀는 그가 보여주는 대로 걷는다. 그를 쫓아가보지만, 더디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그를 따라잡도록 멈춘다. 그녀가 그를 따라잡는다.
그러자, 그는 다시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강 쪽으로. 그녀가 또 따라잡는다. 그는 계속 걷는다. 이렇게 그들은 매일 걸을 것이다, 공간을 메우듯, 에스탈라의 모래사장을.
그들이 사라진다, 그들은 강 쪽으로 돌아간다. 우회한다, 피한다, 돌의 두께를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 P36

그들은 판자 길을 비추는 강렬한 빛을 향해 간다, 켜켜이 쌓인 돌더미 앞, 바닷가, 모래사장 가장자리를 비추는 빛을 향해.
그들은 오랫동안 빛을 바라본다. - P39

그는 그녀와 함께 보고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본다. - P39

-에스탈라의 음악은 울게 만듭니다. - P45

《아무것도 후회하지 마오, 아무것도, 모든 고통을 내색하지 말고, 그 무엇도 알려고 하지 마오, 그때 가장 근접해 있을 거라 여기구려,> 손을 들었다가, 다시, 쓴다. <깨달음에.> - P47

계속되는, 신음소리.
-이 신음소리는, 그녀가 내는 건가요?
-네, 아시다시피, 그녀는 화가 나 있습니다, 하지만 잠든 상태이지요. (그가 말을 멈춘다) 오로지 분노 때문인데, 괜찮습니다.
-뭐에 대한 분노입니까?
그가 주위의 전반적인 움직임을 가리킨다.
-신이지요. (그가 말을 잇는다) 보통은 신에 대한 것인데, 괜찮습니다. - P50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니까요. - P51

- 정적은 시간과 시간 사이에 흐릅니다. - P53

-절대적인 욕망의 대상, 그녀가 사방으로 열리는, 대개 이 시간 즈음의, 밤잠. (그가 멈춘다, 다시 말을 잇는다) 욕망의 대상인 그녀는, 그녀를 원하는 사람의 것입니다, 절대적인 욕망의 대상으로, 살고 있는 셈이지요. - P54

그는 계속 여행자를 바라본다, 그를 알아본다, 투명한 그의 시선 속에 모든 것이 섞여든다. 모든 것이 동일해진다, 그가 말한다.
-당신은 그녀를 위해 에스탈라에 왔군요, 그래서 에스탈라에 온 거군요. - P55

선착장을 따라, 걷는다. 그가 여행자에게 가리킨다,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육중한 에스탈라를.
--그녀의 아이들이 저곳에 있습니다, 그녀는 아이들을 낳아, 그들에게 줍니다. (그가 덧붙인다) 도시가, 저 땅이 그 아이들로 가득합니다. - P55

그녀는 입을 다문다. 그는 묻지 않는다. 말은 열려 있다, 말은 자신의 끝을 알지 못한다. 나중에 닫히리라는 것은, 알고 있다,
말은 아무것도 재촉하지 않는다, 기다린다. - P65

이곳의 모든 것, 모든 것이 에스탈라예요.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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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발걸음은 한결같다.
빛의 변화처럼. - P20

다시 빛. 빛이다. 빛이 달라진다, 그러다 갑자기 더는 변하지 않는다. 빛이 퍼진다, 환하게 비추며, 그렇게 머문다, 고르게, 밝혀주며, - P21

-빛이 자취를 감춰버렸군요.
어조에서 어떤 격렬한 희망이 드러난다.
감춰진 채로, 밝혀주는 빛. - P21

어떤 유기적이고 통제할 수 없는, 막대한 힘이 그에게서 목소리를 앗아간다. 그는 목소리 없이 대답한다. - P23

-그는 우리를 지키는 사람이에요. (그녀가 대답한다) 그는우리를 돌보면서, 원래대로 되돌려놔요.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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