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서모임 도서 

 

도서관에서 빌린 책, 2009년도판인데 아무도 읽지 않았는지 페이지가 살랑살랑 살아있다.

내 손길에 의해 처음으로 눌려지는 책. 사람들이 잘 읽지 않은 책을 보는 것도 괜찮네.

깨끗하다.

 

 

<서문>

철학적인 사고는 신학 속에 파묻혀 수도원에서 잠자고 있었다. 에로티시즘과 형이상학은 동시에 발전한다. 종교는 전투적이며, 형이상학은 에로틱하고 관능적이다.

우리에게 별 중요하지 않은 것을 알고 싶어 하는 호기심이 형이상학적 본능이다. 결국 이 원죄가 인간을 관능적이게 만들었고, 이브처럼 선악을 알려는 열망인 형이상학적 본능을 일깨운 것 또한 이 관능성이다. 그 후에 전투성의 관능성에서 탄생한 종교의 형이상학, 즉 신비주의가 나타난다. 17


세상일은 얼마나 안개가 자욱하고 얼마나 우연적인가! 뜻밖인 것, 우연적인 것 또한 논리적인 것이 아닌가? 나의 에우헤니아가 나타난 것 또한 어떤 논리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신이 세워놓은 어떤 장기 놀이 같은 것이 아닌가? 41

 

내일은 신의 영역이다. 그럼 어제는 누구의 것인가? 오! 어제는 강한 자들의 보물이다. 성스러운 어제는 매일 매일의 안개라는 실체다 41

 

태어날 때부터 너는 사랑에 빠져 있어. 너에겐 선척적인 사랑이 있어. 42

 

권태의 안개

 

영원이란 미래가 아니다. 우리가 죽으면 죽음은 우리의 궤도에서 우리를 돌아서게 한 다음 뒤를 향해, 즉 우리가 있었던 곳을 향한 과거를 향한 행진을 시작한다. 우리는 그렇게 끝없이 운명의 실패를 감으면서, 어떤 영원함이란 개념이 우리에게 만들어놓은 모든 무한한 것을 부수면서 무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곳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무란 결코 존재한 적이 없으니까. 우리 존재의 이러한 흐름 밑에는 존재 안으로 향하는 정반대의 다른 흐름이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제로부터 내일로, 내일에서 다시 어제로 흘러가는 것이다. 74

 

가장 달콤하고도 슬픈 고통이 비롯되는데, 바로 산다는 고통이다. 75

 

그 여자가 내게 눈길을 주었을 때 나는 장님이 돼버렸어.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만 그동난 난 산게 아니었어. 그런데 지금 살고 있는 이상 난 죽는다는 것 또한 느끼고 있어. 난 그 여자로부터 나 자신을 방어해야만 해. 그 여자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방어해야만 해. 113 로사리오

 

너는 네 손으로 인물들을 이끌어간다고 믿으면서 시작할 거야. 그런데 결국은 그들이 너를 이끌어간다는 것을 쉽게 깨닫게 되지. 작가가 오히려 자신이 낳은 허구적 산물의 장난감이 되며 끝나는 경우가 많거든...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나는 무엇이든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이 소설 속에 집어넣을 생각이야.

 

그건...소셜이 될거야  161  나는 장르를 발명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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