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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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다음의 간단한 두 단계로 이뤄진다.

1.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한다.
2. 작은 성공들로 스스로에게 증명한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글을 써야한다. 무엇에 관한 것이든.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증명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데 있으면 안 된다. 공모전에서 수상을 못한다든지, 애써 준비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에 아무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든지 하여 '어떤 사람'이 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하고 스스로에게 되뇐다.

나는 [1월 28일]에 [집에서] [글쓰기모임]공지를 올릴 것이다.
나는 [월,화,수요일]에는 [요가원]에 갈 것이다.
나는 [집에서][3시]에는 반드시 [공모전 관련 광고]를 검색해 볼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많은 부분이 미지수로 남아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확실한 부분들을 확장시켜나가고 내 삶을 바르게 세워가려 매일 애쓸 것이다.
독서 모임은 나에게 큰 의미이다.
혼자였다면 결코 읽지 않았을, 쓰지 않았을 글들을 읽고 쓰게 한다.
내 삶에서 아주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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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지음, 김문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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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못생길 자유를 허하라

 

 

1. 아름다움을 위해 얼마나 돈을 쓰시나요?

눈썹 그리는 도구

15,000

립밤

10,000

롤 빗

10,000

염색(3달 주기)

140,000

커트(매달)

18,000

제모(기계-작년에 삼)

30,000

피부 스크럽제

10,000

클렌징 오일

10,000

선크림

15,000

합계

158,000

 

시간 : 매일 5

1년에 1,825

매년 30시간 정도를 화장하는 데에 사용함.

 

2. 화장을 안 해도 된다면, 남는 시간/돈으로 무엇을 할까?

3. <이상적인 미녀>?

4. 나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 있는가? 만약 자신없고, 사진 찍히기 싫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5. 내가 성형하고 싶다고 느꼈던 순간과 이유

6. 나는 다른 여성의 외모와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는가?

7. 내 몸에서 내 마음에 드는 신체 부위는? 그 부위를 떠올렸을 때 드는 생각은?

8. 내 몸무게에 대해 비난받는 것이, 내 몸무게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비만을 막아줄 수 있을까? -수치심은 희망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의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완벽한 셀카-피부 보정 앱, 카메라 필터, 전문적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스타일리스트 등 편안한 셀카로 보이지만 카메라 뒤의 노력이 있음. SNS에 올려진 자연스럽게 연출된사진들.

 

SNS를 강도 높게 사용하는 여성의 특징

- 이상적인 미의 강한 내면화

- 더 강한 자기 대상화

- 더 빈번한 사회적 비교

- 더 강한 수준의 섭식 장애

- 성형 수술에 대한 더 강한 열망

- 외모에 대한 더 큰 투자

- 우울 증세의 증가

 

대상화 - 당신이 생각과 느낌, 목표와 욕망을 지닌 진짜 사람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것을 말함.

누군가 당신을 사물로 취급하는 경우 또는 당신이 외모루 누군가를 즐겁게 해줄 때만 쓸모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 경우 당신은 주체성을 잃는다. - 나와 남편의 첫만남, ‘만약에질문 공세

대부분의 여성은 대상화를 피할 수 없다. 당신의 다리 모양에 초점이 맞춰지면 누구도 당신의 지성이나 야망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포토샵된 이미지와 마주치면 그냥 떠난다.

내 시선을 다른 어딘가로 옮기고 내 생각을 다른 무언가로 바꿔버린다. 이런 이미지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냥 떠나버리면 된다.

우리를 둘러싼 아름다운 여성에 대한 미디어 이미지는 의도적이고 강력하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이런 이미지를 약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이미지에 몰두하는 횟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외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덜 생각하라는 것이다. ‘당신은 아름다워요도 결국은 외모 평가이다.

* 나는 결국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 이상적인 자아는 어떤 사람인가?

내 자식을 진심으로 지지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를 올바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이고 싶다. 타인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변함없이 지지하며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려움을 겪더라도 궁극적으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끊임없이 정서적/물질적 지원을 하고 싶다.

이런 일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다. 내 몸을 진심으로 편하게 느끼고, 외모 강박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더 중요한 것들을 앞에 두고, 아름다움을 그 뒤에 두고 싶다.

 

부정적 바디 토크를 멈추겠다.

 

나는 ( )을 하기 위해 내 팔을 쓴다.

나는 몸으로 ( )을 할 수 있다.

나는 내 몸으로 ( )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내 다리로 ( )을 할 수 있다.

내 몸은 ( )할 때 가장 강하게 느낀다.

 

중요한 것은 내가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 나의 몸에게 편지 써보기-몸에 대해 다른 사고방식 가지기

고마워, 내 허리야. 어제도 7시간동안 누워서 잘 수 있게 해주고 손의 도움을 받아 일어날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 내 어깨야. 지금 타이핑을 칠 수 있게 해 주고 요가 할 때 다운독을 버틸 수 있게 해 주어서.

고마워, 내 무릎아. 지금까지 내 몸무게를 버티고 빠른 속도로 걸어서 도서관에 도착할 수 있게 해 주어서.

가끔은 널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미안해. 최선을 다해 널 돌볼게. 매일 네 덕분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할게.

 

신체 호평은 자신의 몸이 문화적 이상형과 일치하지 않음을 상기시키는 수많은 공격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중요한 완충 역할을 한다.

여성의 몸은 나이가 들수록 문화적 이상형으로부터 멀어진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신체 불만이 악화되기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했다. 즉 여성은 나이가 들면서 몸의 기능에 좀 더 가치를 두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자신의 남아 있는 몸 기능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거울로부터 고개를 돌려 세상과 마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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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 현실 편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개정판) 1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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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ㅡ<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을 읽고

과연 고려 시대의 사람들보다 오늘의 내가 더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삶이란 무수한 시간을 반복해왔을 뿐, -책 26쪽 발췌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왜 끊임없이 배우려 애쓰며 살아야하는가. 행복도로 따지면, 아프리카 오지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뉴욕의 직장인보다 스스로가 느끼는 행복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 정보가 얼마나 신빙성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만약 행복이 인간의 추구가치였다면 모든 사람들이 문명을 놓고 깊은 산속이나 오지로 뛰어갔을테니까.

그럼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를 알기위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전개되는 역사흐름을 읽고 정리했다. 신자유주의시대를 어떻게 살아갈지도 생각했다. 왜 내과 빈부격차해소나 사회약자 규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알게되었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책임이 시민에게 있는 사회.

그리고 윤리.
윤리가 가장 선택과 판단하는 사람의 손에 있고, 내 윤리관이 내 선택과 행동을 결정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윤리관을 선택하여 매순간의 행동을 결정할것인가.
아직결론내리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다수의 합의가 절대적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존스튜어트 밀처럼 쾌락과 햄복은 단순합산으로 측정할 것이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한다.

아직 좀더 생각이 필요한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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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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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에 보관된 지식을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든 습득할 수 있는 인류, 새로운 정보가 발생하면 거의 하루 만에 30억명 인구에게 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진 인류, 이것이 포노사피엔스 시대의 정의입니다.”

혁명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는 밤이다. 미래사회의 새로운 문명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미래 문명에 대해 걱정하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나 자신을 믿는 마음도 있다.
스마트 기기가 나오기 전, 미래 예측을 하여 스마트 기기가 어떠할 것이라고 설명한 신문기사를 읽었을 때 '얼굴을 직접 보며 대화를 한다고? 어디서나 인터넷을 해서 길을 찾을수 있다고?' 하고 생각하며 혼란스러워하고 미래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배울’필요 없이 스마트폰은 내 신체의 일부가 되었다.
변화는 사실 급진적이기보다 점진적이고, 모든 인류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일어나는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에어비앤비도, 우버도, 인스타그램도, 구글맵도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현금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든지 결제가 가능하다. 본 책 105쪽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자연스러운 고객의 선택으로 성장했다는 것이죠. 10년 사이 변화한 인류는 아침에 읽던 신문을 끊어버렸고, TV보다는 유튜브를 더욱 많이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은 그 흔한 TV광고 한 번 크게 한 적이 없습니다.”

사실 나도 자연스럽게 혁명의 변화에 발맞추어 포노사피엔스가 되었으며, 내 자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돌도 안 지난 아기가 스마트폰에서 스크롤을 척척 내리고, 아이콘을 정확히 클릭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포노 사피엔스>시대에 대한 저자의 의견에는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111쪽에서 교육이 디지털문명을 지나치게 배제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교실 내에서 다양한 스마트기기로 양방향 수업을 진행해왔고, 이제는 아무도 전자사전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이번 코로나 사태 이후로 줌이나 교사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미디어를 통한 쌍방향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한 곳이 바로 지금의 교육현장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가 암기 교육, 객관식 문제풀이 교육에 매달린다고 하는데 이는 현재 수시 제도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제는 수업시간에 학생 본인이 직접 만든 유튜브 영상을 가지고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시대에 너무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아닐까 싶다. 너도 나도 유튜브영상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해로운 영상들이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게 쏟아지는지, 전문 기술을 제대로 배우기보다 ‘유튜브에서 배웠다’며 나오는 종잇장같이 얇은 지식으로 현장에 나가려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함께 고민해야 우리는 제대로 된 포노사피엔스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정보 자체가 아니다.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와 나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신기술을 무조건 신봉하며,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어비앤비 내의 인종차별이나 성소수자 차별, 올바르지 못한 환불 문제 등은 뒤로 미뤄두고 다만 ‘신기술 활용에 성공한 기업’이라고 올려쳐주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우리 삶을 돌아볼 때 ‘어떻게 하면 스마트기기를 온전하게, 제대로 활용해야 할 것인가’하고 더 많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류가 정말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가 되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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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 - 실패를 찬양하는 나라에서 71일 히치하이킹
강은경 지음 / 어떤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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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쓴 글이 기억납니다. ‘지금 당장은 수익이 안 나는 것 같아도 자신의 길에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을 정진하면 그 분야에서 뭐라도 성취를 이룬다’라는 글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저는 대체 무엇을 이루며 살아왔을까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참 오래 시간을 들여 읽었습니다. 근 2주간 강누나와 함께 아이슬란드의 바람불고 차가운 길들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기분, 그것은 이역의 낯선 마을에서 아침에 홀로 깨어날 때다(85쪽)”를 읽고 혼자 여행갔을 때를 생각했습니다. 20대 중반의 어느 날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러 제주도에 일주일간 혼자 머문 적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나 스스로 모든 일정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도 거기에 있습니다. 나 혼자 내 모든 시간과 일정을 오롯이 조율하고, 혹여 일정 조율이 실패하더라도 그 책임이 온전히 나에게 있다는 것. 그것은 기쁨이 되기도 했지만 외로움과 답답함이 되기도 했습니다. 강누나도 너무나 외로웠다고, 그토록 바라던 아이슬란드에 왔지만 너무도 외롭고 슬퍼 눈물을 흘렸습니다. “여행 31일째, 모든 걸 혼자 선택하고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이 여향이 갑자기 피곤하게 느껴졌다(253쪽).” “나도 의지할 수 있는 동행이 있으면 덜 추울까? 이 바람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히치하이킹을 하고 있다면, 오히려 더 슬프고 비참할 것 같았다. 상대방이 추워하는 모습까지 지켜보려면 마음이 곱절로 더 힘들 테니. 지금은 나만 추위를 견디면 된다(267쪽).”
또 누군가가 쓴 글이 생각납니다. ‘혼자 하는 여행에서는 나 자신은 고독한 관찰자에 지나지 않는다. 풍경이나 감상을 나눌 누군가가 없는 여행은, 여행지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방관하는 관찰자에 지나지 못하게 된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또한 제주도에 1주간 머물며 그런 느낌을 많이 느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혼자 먹습니다. 멋있는 그림을 보아도, 풍경을 보아도 혼자 느끼고 맙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상과 감동이라는 것은 얼마나 외로운 것인지요. 지금도 그 때의 제주도 여행을 생각하면, 1인분을 식당에서 해 주지 않아 2인분을 혼자 시켜 꾸역꾸역 먹었던 것, 차 운전을 할 줄 몰라 혼자서 8시간 동안 낯선 올레길을 헤매며 길치인 자신을 탓했던 것들이 먼저 기억납니다. “나는 혼자이고 아무것도 할 일이 없어 고독했다(213쪽)”. 강누나의 굶주린(배고픈이 아니라)여행길을 따라가다보면 나 자신도 춥고 배고픈 강누나 옆에 있습니다.
혼자하는 여행은 가슴 서늘한 일도 많이 생깁니다. 퍼핀의 모습을 쫓다 한 남자의 뷰파인더 속으로 들어가서 심장이 쪼그라들었던 일-“좀 전의 긴 머리 남자가 두 여자를 붙들고 그 불상사에 대해 털어놓고 있었다.…나는 또 재빨리 고개를 돌리고 자리를 피했다. 다시 얼굴이 달아올랐다. 살면서 이렇게 나의 부주의나 방심 때문에 타인에게 상처나 손해를 준 일이 얼마나 많았겠나.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도 내 감정에만 빠져 있다가……(285쪽)”-을 읽고 마음속으로 얼마나 분개했는지 모릅니다.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강누나가 얼마나 무렴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이런 일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눈치가 없어 내 감정에만 빠져있다 다른 사람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빈축을 샀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작가 김영하는 수천 권의 책을 읽고 고작 스무 권의 책을 썼다고 했는데, 나는 한 권의 책도 쓰지 못했다. 이젠 제목을 봐도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책들이 늘고 있다. 두세 번 반복해서 읽은 책들조차 가물가물해졌다. 내 방의 책들은 이제 나의 지적 허영심을 자랑하는 훌륭한 소품 역할만 하게 됐다(201쪽).”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읽은 책에 대한 키워드를 꼭 기록해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생은 철과 비슷하다. 사용하면 마모된다. 그러나 사용하지 않으면 녹슨다(279쪽, 카토의 말).” 살아있어서 미치도록 좋았을 때도 있었을 텐데(302쪽), 기록하지 않으니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추운 날씨를 무척 싫어합니다. 추위를 잘 견디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이 원시자연을, 용암을, 퍼핀을, 여우들을 보고싶고 히치하이킹을 경험하고 싶어 얼마나 걸으러 가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혼자 설렜고, 마음이 나도 모르는 먼 곳으로 휙 떠났다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신체의 나이듦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는데, 많은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우라질!몸은 가속도를 내며 더 망가져 갈 테고, 사는 데 제약들이 늘어 가겠지(426쪽).”그저 내 몸과 함께 늙어가는 것을 수용하는 것, 그것이 중요할 것이란 걸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걷고 싶습니다. 걸으러 가고 싶습니다. 오롯이 나 자신을 느끼고 싶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실패하지 않은 인생인 이 작가처럼, 저 또한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안희적 성폭력 고발 554일간을 기록한 <김지은입니다>를 요즘 읽고 있는데,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세워나가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타인의 삶의 큰 빛이자 힘이 됩니다. 저 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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