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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짜 엄마야?
버나뎃 그린 지음, 애나 조벨 그림, 노지양 옮김 / 원더박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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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보낸 그 시간들]

 

- <누가 진짜 엄마야?> 서평

 

 

다음은 이 책을 읽고 우리 집 어린이와 대화한 것을 기록한 것이다.

 

어린이(올해 7세가 되었다): 일단, ‘누가 진짜 엄마야?’ 라고 묻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어요. 다음부턴 질문에 잘 대답할 수 있게 수수께끼 책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모한테 빌려야겠다(맨날 이모가 넌센스 퀴즈를 준비해와서 아이들에게 문제를 내곤 함). 그리고, 이 책은요. 가짜 엄마도 나오고 진짜 엄마도 나와요.

 

: ? 가짜 엄마가 있어? 둘 다 엘비의 엄마라고 처음부터 이야기했는데.

 

어린이: ? 그래요? 그런데 엄마가 둘일 수도 있어요?

 

: 그럼. 엄마가 둘일 수도 있지. 한 명은 엘비를 낳은 엄마일 수 있고, 다른 한 명은 엘비를 같이 키우기로 결심하고 함께 살며 엘비를 키우는 엄마일 수 있지.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같이 살다가 그렇게 결정하기도 해. 그 두 사람이 여자일 수도 있어. 아기를 낳는 방법은 다양하거든. 엄마가 두 명인 집도 있고, 아빠가 두 명인 집도 있고, 할머니랑 사는 집도 있고, 이모랑 사는 집도 있고. 음이 아빠가 음이를 자기가 임신해서 낳지 않았지만, 음이의 진짜 아빠지? 그거랑 똑같은 거야.

 

어린이: 맞아요. 어릴 때부터 키워 주셨으면 그게 진짜 가족인거예요. 그리고, 저는 니콜라스처럼 이런 질문을 다른 사람에게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누가 진짜 엄마냐 하는 질문). 왜냐면요, 만약 엘비의 두 엄마가 이 질문을 들으면 속상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절대 그런 거 안 물어볼 거예요.

 

: , 마치 너에게 맨날 너 여자냐 남자냐 물어보는 사람들의 질문처럼?

 

어린이: . 저도 그런 질문 들으면 기분 나쁘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런 질문 안 할 거예요.

 

: 그럼 이 이야기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야?

 

어린이: 엄마가 국수(스파게티를 말하는 듯하다)를 먹으면서 용 발톱을 깎아주는 부분이요. 물구나무 서서 하는 부분에서 엄마가 너무 대단하고, 멋있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제 말할 게 없어요. 이제 제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돼요?

 

: 제발 조금만 더 이야기하다 가. 그럼 제일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뭐야?

 

어린이: 이로 엄마가 차를 끄는 부분. 엄마가 이빨이 상할까봐 걱정되어서.

 

: 그럼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 다른 사람한테?

 

어린이: 아니요. 이제 그만 말할래요. 안녕~

 

책 한 권 읽고 나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엄마가 귀찮았는지, 대화를 끊고 달아나버렸다. 본인은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 듯하다(원래 자기 생각을 시시콜콜 이야기해주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다). 일단 어린이가 말한 좋았던 부분과 싫었던 부분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나야말로 엄마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되짚어보았다.

 

 

나의 생물학적 엄마는, 늘 나를 과하게 걱정하는 사람이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좋았던 것을 추천하면 기꺼이 읽어 보고 평을 이야기해주는 사람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말 안 해도 아는 사람이다.

내가 살이 찌면 조금의 필터도 없이 너 요즘 좀 덜 먹어야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내가 너무 페미니즘으로만 갈까봐 걱정하면서도, <왕자와 드레스 메이커> 책이 참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나는 네 딸보다 네가 더 좋다라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내 엄마는 나를 출산하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1950년대에 사는 사람 중엔 아주 드물게 대학까지 나왔고, 교직에서 일했다. 하지만 아빠를 만나 시골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게 되었다. 그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그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저기 서천교 밑에서 너 주워왔다는 세상의 짓궂은 많은 사람들의 말들을 굳건하게 떨쳐내고 엄마를 내 진짜 엄마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엄마가 나에게 주었던 관심, 과한 염려, 내 앞뒤 안 맞는 지어낸 이야기와 웃기는 노래에 대한 경청, 함께 보낸 오랜 시간.

엄마를 엄마로 만드는 일들은 그런 것들이 아닐까.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무섭다고 하면 날 안아주는 사람.

나를 침대에 눕히고 재워주는 분.

자기 전에 잘 자라고 뽀뽀해 주는 사람.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엄마처럼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집 어린이에게 차마 너에게 진짜 엄마는 어떤 거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무서워서. 자식의 평가가 무서워서.

오늘도 배우자의 늦은 귀가로 인해 홀로 아이 둘을 감당하며 참 소리 많이 질렀다.

자는 아기의 얼굴을 보며 미안해,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한다.

아이들이 깨어 있을 때 진짜 엄마,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그런 진짜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으로 인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해 나와 내 어린이가 편견없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나서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듯 휙 던져두었길래 책장에 가지런히 꽂아 두었는데, 며칠 전 어린이의 놀이방을 정리하다 보니 자기 아끼는 물건 모아 놓은 박스 안에 이 책이 놓여있었다. 나랑 이야기하고 나서 혼자서 몇 번 다시 봤나보다. 지금은 이 이야기가 아이 안에서 잠들어있을지 모르지만, 언젠가 그 싹이 자라나 어린이의 삶에 큰 나무가 되어있을 수도 있겠지.

 

 

아님 말고.

 

책을 다시 박스 안에 고이 놓아두고 방 불을 끄고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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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정여랑 지음 / 위키드위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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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너희 시대의 페미니즘을 실천하면서 살면 돼.

미영이 말했다.

그러면 될까. 정말, 그러면 될까. 그러면 내 엄마가, 할머니가, 그 할머니의 엄마가 겪었던 여성 착취의 역사가 위로받고 보상받을 수 있을까.

 

나는 이런 세상이 정말 올까봐 가슴이 떨리고, 절대로 오지 않을까봐 두렵다. “예전에는 누가 밥한다고, 설거지한다고 월급을 주길 했어요? …… 내 새끼 내가 먹이고 씻기고, 내 집 내 살림 내가 건사한다고 누가 그걸 돈으로 쳐 줬냐고요. 돈 못 버니 살림이나 한다 소리나 들었지. …… 앞으로 자라날 아이들을 위해서, 또 계속 늙어 갈 우리들을 위해서 이 나라가 돌봄 노동이 귀하다는 걸 인정해 주겠대요.(105)” 꿈같은 이야기다. 출산 후 직장 재계약이 요원해지며 느꼈던 막막함을 국가가 보상해줄 수 있다면, 아기를 돌보고 가사노동을 수행한 시간을 경력으로 쳐 준다면 돌봄이나 가사가 폭탄 돌리기가 되지 않고 좀 더 기꺼이 할 수 있었으려나.

 

예비 생활동반자들에게 시행하는 의무 이수 교육 내용도 정말 좋았다. 이런 교육을 당장 시행하지 않고 국가는 뭐 하는 걸까 생각될 정도다. 책에 나온 리스트를 바탕으로 배우자와 대화해 보니, 많은 부분이 일치했고, 또 많은 부분이 달랐다. 배우자는 결혼 전부터 이상적인 결혼 후 청사진을 아이가 있는 생활로 그려왔었다. 그러니 지금의 생활은 배우자의 청사진과 부합하는 부분이 많은 편이다. 그에 반해 나는 한 번도, 결혼 후엔 아기를 낳고 키우는 삶이 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청사진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 마음의 준비 정도가 다르니 지금의 생활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갈등을 해결하는데 지혜가 부족할 때가 많다. 결혼을 해서 이성애자 가정을 꾸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과거의 결정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충분한 준비를 한 후의 선택이냐 아니냐.

 

정상이라는 건 하나든 둘이든 책임질 이가 책임을 다하는 것을 말하는 거(150)란 문장이 가슴을 친다. 보는 부너미 글에도 썼지만 나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에 깊이 얽매였던 사람이다. 지금도 가부장제에 대한 불온한 순종을 깨뜨리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어떤 것들의 자리>에 나오는 형숙 샘의 이야기처럼 평생 몸에 익혀온 정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삶으로 깨뜨려나가고 싶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우리 시대의 페미니즘이 다 뭐란 말인가. 비혼주의로 살면서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일? 결혼은 했지만 가부장제 구조를 거부하며 살아가는 일? 여성의 어떤 형태의 삶도 페미니즘의 범주에 속할 수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 더 큰 범주의 페미니즘을 누리고/적용시키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는 고민해보아야 한다. 물론 구조 안에서 그 누구도 단번에 온전한 해방/자유를 누릴 수는 없다. 하지만 구조의 전형성 안에서 아무 것도 의심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큰 문제이다. 정여랑의 <5년 후>는 그런 맥락에서 구조의 전형성을 깨뜨리고, 의심한다. 우리의 페미니즘도 계속해서 의심해야 한다. 우리의 페미니즘이 시대를 뛰어넘지 못하는 어떤 전형성을 띠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비혼/기혼/이성애자/비장애인/청년 중심으로 가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페미니즘 안에도 결국 권력이 존재하지는 않는지 따져 보아야 한다. 성소수자/장애인/어린이/이주민/동물/노년에 접어든 이들이 누릴 페미니즘의 결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내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급급하느라 이성애자, 자국민, 젊은이로서 누리고 있는 권력에 대해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5년 후>는 매번 구조를 깨뜨린다. 결혼 갱신제, 청소년 임신 및 출산, 장애인, 이주 여성, LGBTQ의 삶을 이야기한다. 세상에서 논의되어야 하지만 번번히 혐오나 진영논리로 점철되어버리는 이야기들. 그 삶들에 오롯이 조명을 비추어 읽는 이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내가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당연함, 정상, 논리 같은 것들이 정말 옳은 것이었는지. 재고의 여지가 없는지 말이다.

 

내가 생각한 한시적인 결론을 말하자면, 내 삶에서 이 시대에 나의 페미니즘을 실천하며 사는 일은 과거의 수많은 여성들의 피 맺힌 삶을 모두 구원하진 못한다. 나 자신의 삶이나 내 자식의 삶도 모두 구원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5년 후>같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 애쓰는 이유는, 우리의 지경을 넓히기 위함이다. 내가 생각했던 세상이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지금까지 의심해보거나 궁금해하지 않았던 내 범위 밖의 삶과 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변화시키기 위함이다. 나의 페미니즘의 범위를 넓힌다는 것은 그런 의미이다. 나의 페미니즘이 내 자식을 감싸고, 내 배우자를 감싸고, 내 직장을 감싸고 포용할 수 있도록 내 지경을 넓히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성 해방에 그치지 않고 모든 인간의 해방으로 나아가야 한다. <5년 후>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별과 노동에 관련 없이 모든 인간이 그 자체로서 나름의 사명을 다하고 살 수 있도록 내가, 내 공동체가, 국가가, 구조가 기꺼이 변화되는 것. 그것이 이 시대의 페미니스트가 짊어지고 갈 사명이다.

 

(표지 설명,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부분인데 지금까지 간과해온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이렇게 비장애인으로서 권리를 당연히 누리고 있었던 것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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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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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이 있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바로 그런 책이다. 하지만 가볍게 쓸 수만도 없는 책이다. 몇 번 되짚어 다시 읽어보고, 집에 있는 어린이에게 책에서 배운 정중함을 적용도 해 보고, 밑줄을 긋고, 플래그를 붙여서 기억하려 애썼다.

 

부끄러웠던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나는 우리 집에 있는 어린이도 충분히 한 인간으로 존중하지 못했으며, 우리 집 바깥에 있는 어린이도 모두 내 삶에 포함된 사람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집 안에 있는 어린이는 아가 취급을 하며 내 소유물인양 귀애하기만 했다. 집 밖에 있는 어린이에게는 반말로 내 생각을 말하기 일쑤였다. 어린이가 얼마나 자신의 삶에 진지한지(24~25)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착하다는 말.

착하다는 말은 너무나 절대적이어서, 우리집에 있는 어린이에게도 너는 착한 어린이야?’하고 물어보면 자신 없는 얼굴로 아니…….’하고 대답한다. 나는 칭찬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칭찬은 과하면 과한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인간의 자유의지를 방해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착하다는 것은 너무도 큰 칭찬에 속하기에 그 누구도 착한 사람이 감히 될 수 없는 것이다. (33)

 

나는 어린이에게 가장 좋은 찻잔과 내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접시를 꺼내어 음식을 담아 준다. 그 이유는 이 책 41쪽의 어린이들이 좋은 대접을 받아 봐야 계속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따고 믿는다는 문장과 일맥상통한다. 어린이들은 늘 조심한다. 다만 서툴러서 쏟고 깨고 할 뿐이다(머리로는 정말 이해한다.). 어린이는 우리 집의 귀한 존재이기에, 항상 가장 좋은 것으로 대접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마음은 어린이도 금방 알아차려서, ‘오늘은 새 컵을 꺼내 줬네? 엄마가 아끼는 거 아니야?’하고 물으며 내용물을 조심조심 마신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어린이에게 45쪽의 오래된 서점 사장님과 같은 태도로 임하고 싶다.

 

멋진 열두살(80)을 읽고 멋진 서른 여섯 살에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원하는 웹툰을 유료결제해서 볼 수 있다.

더 이상 부모님과 같이 안 살아도 된다.

내가 원한다면 밤에 군것질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

내가 사고 싶은 쓸데 없는 것(만화책 등)을 누군가의 허락 없이 살 수 있다.

합법적으로 주류를 사고 마실 수 있다.

남자와 모텔에 가도 죄책감이 없을 수 있다.(지금은 남편 한정)

피지컬에서 다소 밀리더라도 남과 싸울 수는 있다.

업무상 경력이 쌓여 일에 자신감이 생긴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여기까지다.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의무만 많고 즐거움은 조금이라 생각했는데. 시간날 때마다 목록을 추가해보고 싶다.

 

자녀는 애초에 부모를 그렇게 닮지 않았다는 것(89).

어린이는 부모로부터 받은 것과 스스로 구한 것, 타고난 것과 나중에 얻은 것, 인식했거나 모르고 지나간 경험이 뒤섞인 존재다(90). 무릎을 치며 읽었다. 나도 기대도 걱정도 내 마음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91). 날 닮은 부분을 찾으며 기뻐하다가 걱정하고, 안 닮은 부분 또한 기뻐하다 걱정한다. 어린이를 대할 때 어른으로서 취해야 할 태도는 어린이가 나와 정말 별개의 개인이며 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정중해지는 것이다. 어른에게 하지 않았을 법한 행동은 어린이에게도 하면 안되는 것이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나는 티비를 거의 안 본다. 거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싫어서인 부분도 있다. 세상엔 정상 가족뿐인 것 같고 넓은 집과 능력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며 세상을 배우는 아이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어린이 직업 선호도 1위가 건물주라는 이야기는 어른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른들이 돌아보아야 한다. 예능에서 갓물주라며 건물을 가진 연예인을 우러러보는 장면을 수없이 보는 어린이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 가장 외로운 어린이(102), 가장 외로운 사람을 기준으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한다.

 

자식 서열에 대해서도 생각한 바가 있다.

인간이 태어난 순서로 서열을 자연스럽게 획득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어떤 이유로든 인간 사이에 서열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서열 문화를 습득하는 공간이 가정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한다. 존댓말도 마찬가지다(191). 어린이는 나에게 존대한다. 나는 반말을 쓴다. 여기서 위계가 발생한다. 나는 되도록 집에서 아이와 상호 존대를 하려 노력하겠다고 생각했다. 인간관계가 원활하게 굴러가는 데 필요한 감정 노동을 아랫사람몫으로 떠넘기고 싶지 않다.

 

노키즈존.

누가 뭐래도 혐오다. 공공장소에서, 부모로서의 내 행동을 지나치게 검열했다. 지나치게 미안해했고, 지나치게 아이들을 혼냈다. 맘충이 되지 않기 위해서. ‘얌전한 어린이를 선별해서 손님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것 자체가 혐오이고 차별이라는 데에 어떤 논의가 더 필요한 걸까?

 

어린이는 해방된 존재가 되어야 한다(239). 해방된 사람들답게 자유로운지, 안전한지, 평등한지, 권리를 알고 있으며 보장받고 있는지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점검해야 한다. 그런 어린이날에 대해 좀더 상상하고 실현해보고 싶다.

 

아이의 진지함을 웃지않고 받아들이는 진짜 어른이 되고 싶다. 삶을 각자의 치열함으로 어린이도, 나도 살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문장을 다시금 이 책에서 받아 쓰고 내 맘이 그 맘이라 말하고 싶다.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을 아는 것이 저의 정말 큰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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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20년 - 엄마의 세계가 클수록 아이의 세상이 커진다
오소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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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1부에서는
어떻게 터키로 갈 자금을 모으고, 경비를 마련했는가?
어떻게 집을 얻었는가?
대학원 갈 비용은 어찌 마련했으며,
어떻게 매년 여행을 갈 수 있었는가?
언어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되었었는가?
하는 부분이 답답했습니다.
여행을 매년 가고, 언어적인 부분도 해결 되고, 경비도 준비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는 실천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사람들이 입시경쟁으로 들어가는지,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아직도 하나뿐인 희망이 되기도 하며, 가장 값이 덜 드는 성공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저자는 잘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찌 그냥 '꽃을 못 보고 산다는 이유로'회사를 그만 둘 수 있었는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생계는 절실하고 절절한 것입니다.
이 사람의 삶에는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아마도 유복하게 살아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여행은 곧 컨텐츠 가치가 되었고, 그래서 작가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정규교육 안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많은 부분 과정이 생략되어 있다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2부에서 엄마모임에 관한 이야기는 참 와닿았습니다.
'이렇게 밖에 가르치는 방법을 알지 못해서'아이를 한글을 외우게 하고, 쓰게 하고, 입시위주의 공부를 벌써부터 가르치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를 지금부터 안 시키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도 엄마모임으로부터 얻었던 것이었습니다.
입시 시장은 부모의 불안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딱 맞았습니다.
이제 엄마모임, 학부모 모임에게 영향을 받던 것을 떠나 '내 아이에 맞는'방법을 진심으로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들이 가는 길을 그저 따라가기는 쉽습니다.
그런 길을 가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은 지난한 고통과 고민을 수반하게 됩니다.
기꺼이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내 자식을 대등한 개인으로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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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라이프 2021-03-25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출판사 북라이프 입니다.<화무십일홍>님 ‘엄마의 20년‘ 도서 리뷰를 보고 오소희 작가님 신간 ‘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출간 소식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도서소개 일부입니다.

˝떠남이 제한된 시기, 모두가 집에 머물며 깨달은 사실이 있다. 떠나지 않고도 행복해지는 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답답한 일상을 환기해줄 특별한 장소를 찾아 떠나던 과거의 방식 대신, 지금 머무는 자리에서 행복을 찾는 이들에게 ‘자기만의 세계를 가꾸는 이들의 멘토’ 오소희 작가의 존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오소희 작가님 신간에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음, 이한이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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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다음의 간단한 두 단계로 이뤄진다.

1.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결정한다.
2. 작은 성공들로 스스로에게 증명한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다면 글을 써야한다. 무엇에 관한 것이든.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증명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이어야지, 어떤 '결과'를 얻어내겠다는데 있으면 안 된다. 공모전에서 수상을 못한다든지, 애써 준비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에 아무도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든지 하여 '어떤 사람'이 되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하고 스스로에게 되뇐다.

나는 [1월 28일]에 [집에서] [글쓰기모임]공지를 올릴 것이다.
나는 [월,화,수요일]에는 [요가원]에 갈 것이다.
나는 [집에서][3시]에는 반드시 [공모전 관련 광고]를 검색해 볼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많은 부분이 미지수로 남아있지만, 손에 쥘 수 있는 확실한 부분들을 확장시켜나가고 내 삶을 바르게 세워가려 매일 애쓸 것이다.
독서 모임은 나에게 큰 의미이다.
혼자였다면 결코 읽지 않았을, 쓰지 않았을 글들을 읽고 쓰게 한다.
내 삶에서 아주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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