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우리 예배를 아니라고 하실까? - 호세아 요엘 아모스 소예언서 쉽게 읽기
정기원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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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일제 강점기 때 뜻이 있는 사람들이 은밀하게 모인 곳 중에 하나가 그 동네에 있는 예배당이었다고 한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비록 소수였지만 일신의 영달보다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대의에 헌신하는 모범을 보였다. 다만 일제의 문화 정치와 회유가 집요해짐에 따라 신사 창배에 동참하는 등 깨어 있는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해방 이후 기독교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에 의해 일제가 남기고 간 적산 토지를 불하받아 예배당과 학교를 짓는 등 외형적 성장을 하게 된다.

이후 도시화로 인해 대도시에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는 양적 성장을 거듭했고, 한편으로는 기성 정치 세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무시 못할 세력(!)으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교회는 청년들이 줄고, 가나안 성도-예수를 믿지만 교회에는 안나가 하는-가 늘기 시작했다. 왜 그런가 원인을 냉철하게 찾아야 한다. 한국 교회는 경제 성장과 부동산 시장 확대 등의 환경적 요인에 편승하여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일명 기복 신앙과 내세의 영생을 강조한 측면이 강하다.

이에 점차 세상과 교회가 구별되지 않는 문제를 자각하게 된다. 아니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신앙 생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로에게 손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윈윈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 ‘하나님은 왜 우리 예배를 아니라고 하실까?”는 이런 사람에게 쓴 소리를 외친다. 너희들이 지금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가 아니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창세기에 아담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이 드린 제사를 떠올리게 한다. 아벨의 제사(예배)는 받으시고,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다. 이유는 무엇인가? 온전히 마음을 드리는 예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자 정기원 목사가 소개한 3명의 선지자들도 소리를 높여 외친다. 자신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명령을 대언한다. 호세아, 요엘, 아모스. 이 세 사람은 하나님을 떠난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은 물론 주변의 국가들-블레셋, 아람, 시돈과 두로 등등-에게 처절한 심판을 경고한다. 지금 돌이키지 않으면 멸망한다.

어디로 돌이켜야 하는가? 그들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자기 자신의 뜻과 소욕이 아닌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종국에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 군종 목사인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강단에서 선지자들의 심판의 메시지가 설교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신앙 생활도 심판의 대상이다. 소선지서는 짧은 분량이라 만만해 보인다. 그러나 날이 시퍼렇게 선 심판의 메시지는 결코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한다. 저자의 삶과 경험이 묻어난 이 책을 같이 읽어가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 ***

내 생각과 삶이 변하지 않는 제단은 거짓이다. 하나님은 다 아신다. 믿음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안에 기어코 포기하지 못한 묵은 땅이 있다. 기녕하기는커녕, 그냥 그대로 두고 싶은 땅이 너무나 많다. 그것이 기경되지 않는다면 성령의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회 제단들이 진정 아름다워지고, 가치 있게 변화되지 않는다.(97쪽)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우리에게는 교회 다니고, 예수 제대로 믿는 것이 손해처럼 보일 때도 많다. 세상에서 뒤처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세월을 허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햇수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기 위한 준비이다. 이 믿음이 넘치길 소망한다. (163쪽)

신기하게도 주일 예배는 열심이면서 평일에는 하나님의 정의를 무시하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이들이 있다. 하나님은 반드시 그 행동에 책임을 물으신다. 하나님을 향한 위선이든, 사람을 향한 폭력이든 상관없이 이 죈느 모든 예배를 무익하게 한다는 아모스의 경고를 유념해야 한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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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합격하는 거꾸로 공부법
곽상빈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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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 최경주 선수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벙커샷을 연마하기 위해 고향 완도군의 명사십리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한 달 넘게 반복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의 정교한 벙커샷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피나는 연습의 결과였음을 그는 담담히 말한다.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비법이나 비결을 묻거나 궁금해 한다. 이런 궁금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의 다양한 경험을 관심을 갖고 학습을 하게 되면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새는 책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영상을 통해서도 타인의 경험과 최신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 ‘거꾸로 공부법’은 역설적인 제목을 갖고 있다. ‘무조건 합격하는’이란 제목이 더 붙어 있다. 독자는 저자 곽상빈 변호사의 글을 읽어가다 보면 결코 무조건으로 합격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 이유는 저자의 경험을 기술한 여러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315쪽에 공인회계사 준비를 할 때 저자가 얼마나 지독하게 피나는 연습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각종 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도해서 효과를 본 방법들을 소개한다. 때문에 독자가 처한 환경이나 기질, 성격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기간 안에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서 공부하는 수험생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나중의 결과가 다를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무조건 열심히, 많이 공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시험은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이 공부한 것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제자의 의도와 평가 착안점을 잘 파악해서 공부의 범위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꾸로 공부하라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또한 객관식 시험과 주관식 시험의 차이와 특성에 따라 공부 방법을 달리 하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수험생이 알아야 하고,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을 저자는 1장에서 짚고 넘어간다. 바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자신에게 질문을 해 보자. 당신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인생을 살다 보면 시험 공부만 공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사람은 다른 일도 왠만하면 잘해 낸다.

지독한 연단의 시간을 견뎌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간 관계가 되었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든 온고지신을 할 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시험 준비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신에게 목표를 부여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여러가지 검증된 방법을 일목 요연하게 알려주는데 있다. 그것도 저자가 직접 활용해서 효과를 봤던. 이제 공은 독자에게 넘겨졌다.

*** ***
역진귀납법을 활용해 장기적인 목표와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와 관련된 시험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면 길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다. 반면 목표와 전략 없이 막연하게 공부를 시작하면 도중에 흥미를 잃거나 우왕좌왕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방황하면서 허송세월할지도 모른다.(35쪽)

그래서 나는 공부 전략을 바꿨다. 독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내 두뇌의 한계상 일정하니 물을 여러 번 붓는 방법으로 설정한 것이다. 망각하는 속도보다 더 많은 지식을 뇌에 넣자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64쪽)

그렇다. 시험에 무조건 나올 부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푸는 것이 시험의 당락을 좌우한다. 거꾸로 공부법은 시험에 나오는 부분을 먼저 추리고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만 공부하는 방법이다.(101쪽)

객관식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큰 시간낭비는 서브노트 만들기 또는 노트 정리다. 차라리 주변 친구들이 정리한 노트를 빌릴 수 있다면 그것을 복사하는 게 낫다. 객관식 시험은 주관식과 달리 쓰는 능력을 테스트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체계적으로 목차를 잡아서 서브노트를 만드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공부도 없다.(193쪽)

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할 때 복사가게에서 판매하는 연습용 답안지를 사서 합격할 때까지 내 키만 한 탑을 3개나 만들 만큼 연습했다. 하루라도 연습을 게을리하면 그다음 날 목표량을 채우려고 손가락이 부을 정도로 연습하고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렇다. 피나는 연습 없이는 회계를 결코 잘할 수 없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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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창업을 위한 중개실무 바이블 - 초보공인중개사의 성공을 위한 필독서
김진희.조우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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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에서 주거를 중재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상승기, 하락기를 거치며 끊임없이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상승기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라 불리며 물건은 없고 매수 의뢰인은 많은 상황이다. 반대로 부동산 하락기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 불리며 물건은 많고 매수의뢰인은 없다. 이럴 때 물건이 없다고, 손님이 없다고 경기 탓만 하며 마냥 손 놓고 있을 것인가? 이러한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초보중개사가 실력있는 공인중개사로 발돋음할 수 있는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100쪽)

계약은 조급하지 않게 천천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 계약을 서둘러 진행하면 손님들은 “이상하네? 왜 이렇게 서두르지?”하고 불신을 갖게 되고, 중도금 잔금을 거치며 의심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내 경험상 천천히 계약을 진행할수록 잔금일에 다른 말이 없다. 특히 초보일수록 실수할 확률이 높으니 더욱 천천히 진행하고, “제가 중개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큰 자산을 다루는 만큼 더 꼼꼼히 진행하겠습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고객에게 더 큰 신뢰를 줄 수 있다. (161쪽)

*** ***

하늘높은 줄 모르고 오르던 아파트값과 전세금이 가파르게 하락한 부동산 하락기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투입한 결과 이제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한 것이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어쨌든 ‘영끌’하여 대출을 일으켜 아파트를 매입하거나 전세를 낀 ‘갭’ 투자’-투자로 쓰고 투기라 읽는다-를 한 사람들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을 터. 정부의 갖은 부동산 정책도 각종 변수가 많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효과를 즉시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메도와 매수의 시기를 재는 거래 당사자들, 중개인들의 이해 관계가 첨예하기에 정책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동네 어귀마다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밤새 은은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아파트 승강기 거울도 공인 중개사가 기증한 듯하고, 종종 우편함에 마스크와 함께 명함이 딸려 온다. 동네 상가에 입주한 너댓곳의 중개사무소에서 경쟁하듯 자기 이름 알리기를 하고 있다. 아직은 공인 중개사의 도움을 받을 일은 없지만 나 또한 임대차든 매매든 그들 중 어느 한 곳을 고를 때가 올 것이다. 다른 사람의 직업을 책으로 미리 들여다 보는 것은 시간과 공력을 들일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 믿는다. 과거 젊은 시절 직거래로 전세계약을 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이유를 마음과 몸에 새기는 계기였다.

몸과 마음이 아프면 의사를 또는 전문 상담자를 만나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거쳐야 하듯, 고가의 부동산을 거래-매매, 임대차, 신탁 등-할 때에도 믿을만한 공인 중개사 또는 법인을 통해 일처리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번에 읽은 책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합격하고 창업을 고민하거나 준비하는 사람을 위해 20년 짬(!)을 가진 저자 김진희 박사와 동료 조우리 중개사의 길라잡이이다. 눈에 띄는 것은 ‘김박사 이야기’라는 박스 기사를 통해서 현장 실무에서 겪는 노하우를 공유해 준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초보 중개사의 경우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약점일 것인데 그런 점을 콕 찝어서 알려 주는 느낌이다.

이런 부분은 공인중개사가 아닌 일반 독자, 소비자에게도 유용한 팁이 될 수 있다. 공인 중개사가 신경 써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동일하게 계약 당사자-매도자vs매수자, 임대인vs임차인-에게도 중요한 착안점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중개 수수료(보수)를 지급해야 할 손님 입장에서도 자신의 유익을 위해 일해 줄 중개사를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일반인 독자가 관심을 갖고 들여다 볼 이유이기도 하다. 돈을 조금 아끼려다가 오히려 큰 손실-어쩌면 전 재신일수도 있는-을 입게 되는 분야가 바로 부동산 거래이다. 전세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를 속이지 않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최선을 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기에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지급할 준비를 하자.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이런 책을 읽어가며 하나 하나 꼼꼼히 확인하고 점검해야 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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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크리스천 맞아? 이어령 대화록 2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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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참 무례하다. “당신, 크리스천 맞아?”
사람들은 유명인의 사생활에 관심을 둔다. 이런 경향을 알기에 방송이나 신문, 잡지 등은 유명 인사의 신변잡기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저마다의 아카이브에 담는다. 얼마 전 고인이 된 이어령 교수의 발자취 또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쉽게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 반백 년이 넘도록 왕성한 저술과 강연, 연구 활동에 천착한 동시대를 살았던 지성인의 묵직한 족적은 그 이름의 무게만큼 깊게 새겨져 있다.

냉철한 분석과 사유를 기반으로 한국과 한국인의 심성을 활자로, 강연으로 정제해 낸, 그 누구보다 논리와 이성을 강조했던 이어령 교수가 어느 날 기독교-개신교-의 세례를 받았다는 기사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환영하는 목소리 못지 않게 그의 전향(!)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적인 지성인 중의 한 사람이었던 그가 초자연적인 경험 이후 기독교의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인구에 회자되기 충분한 가십거리일 터.

‘당신, 크리스천 맞아?’는 저자 이어령의 생전에 여러 매체와 한 인터뷰 기사를 사후에 묶어낸 책이다. 단정한 빛깔의 양장 제본이라 들고 다니는 느낌이 좋다. 아까운 곶감 빼먹듯 천천히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을 읽는 독자가 질문자의 자리에 앉아 이어령 교수를 마주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한 장씩 읽어가는 것도 몰입감을 주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여러 인터뷰를 모아 엮은 터라 비슷한 에피소드가 반복되는 부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저자의 인생에 변곡점-터닝 포인트-이 되었기 때문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 좋겠다.

저자는 인생의 마지막까지도 사유와 성찰의 노력을 경주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고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신앙인든, 아니든. 사회와 인간의 문제는 쉽지 않다. 저자는 말한다. 지성과 영성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하듯 ‘정의’와 ‘사랑’ 또한 함께 가야 한다는 것. 그가 고백한 회심 전후에 달라진 점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누군가 묻는다. “당신, 크리스천 맞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누가 해야 할까? 또한 문지방을 밟고 있는 발이 안에 있는지 먼저 살펴볼 일이다. 유한한 인간이 무한의 세계를 알아갈수록 저런 질문은 감히 못할 것 같다.


*** ***
여섯 살 여름 대낮에 보리밭, 옥수수밭 있는 시골에서 혼자 굴렁쇠를 굴리다가 아무도 없는 벌판에 햇빛이 쏟아지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쭉 흘렸어요. 그날 왜 울었는지 몰라서 여태 그 기억을 잊지 못합니다. 집안에 누가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친구랑 싸운 것도 아닌데, 그 여름에 내가 왜 울었겠어요. 그게 영성이죠. (190쪽)

부활을 믿으면 그때부터 지성이 무너지고 영성이 남는데, 이 지성의 사다리가 못자국처럼 남아 있는 것이지요. 지성을 통해 영성으로 가는 것이지, 지성 없이 영성으로 가는 것은 사다리 없이 지붕 위에 올라간 것과 같습니다. 금방 떨어져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게 지성이에요. (209쪽)

그러니까, 기독교의 문제는 단순히 기독교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의 문제고 인간의 사는 문제고 살아 있는 생명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 생명의 문제가 생명공학에서 생물학자들이 얘기하는 생명의 해결이라면 하나님을 믿으라는 거예요. 시를 쓰고 노래를 하고, 별짓을 해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으면 하나님을 믿어라. 될 것 같으면 안 믿어도 돼요.(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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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을 지켜주는 친절한 생활 속 법률 상식
곽상빈.안소윤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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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단순한 지식 검색이 아닌 질문에 대해 나름 완결된 결과물을 내준다는 점에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반도체와 컴퓨팅 기술의 발전은 인공 지능의 시대를 예상보다 앞당기고 있는 모양새다. 무인 자동차나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어쩌면 그동안 사람들이 수행하던 직업의 영역을 대체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스마트폰을 만지며 자란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 간에 사고방식이나 인식 체계에 차이가 있음도 이젠 새롭지 않다. 원하든 원치 않든 이런 변화의 물결은 우리 삶의 영역에 스며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본능과 본성의 영역은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고 하니 경외롭기만 하다. 속담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치 사람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했다. 반백의 인생을 살다 보니 실감이 되는 인생의 경구임에 분명하다. 주경야독격으로 법학을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란 말도 있지만 살다 보면 갑작스럽게 ‘법대로’ 문제 해결을 해야할 당혹스런 순간에 직면할 때도 있다. 돌이켜 보면 호미로 막을 수도 있는 일을 방치하고 일을 키워서 가래로도 못막는 상황에 이른 아찔한 경험도 있다. 애당초 계약 단계세부터 신중하게 잘 검토하고 이후에 생길 수도 있는 변수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서두르다 보면 종국엔 낭패를 보게 된다.

이번에 읽은 책은 제목부터 지나치게 솔직하다. ‘내 돈을 지켜주는’ 책이다. 그리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두 명의 저자는 생활 속 법률 상식을 사례별로 간결하게 소개한다. 간결하기 때문에 장단점이 분명하다. 독자는 목차를 보면서 궁금한 부분을 골라 읽을 수 있다. 기본적인 개념과 단어 설명, 판례까지 한두 쪽 분량으로 정리하니 짧은 시간에 대략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반면 단점 또한 간결하다는 것에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두 저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해서 조금씩 살을 붙여 가면 될 터.

어렵게만 느끼는 법과 소송.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저자들의 길잡이를 따라가다 보면 책 제목 그대로 내 돈과 시간-소송에 휘말리게 되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주의점을 알 수 있다. 특히 내 돈을 노리는 사기꾼과 투기꾼들의 세밀한 전략을 알아보는 안목도 이런 공부를 통해서 기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송에는 돈뿐만 아니라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 기간 동안 받는 스트레스는 덤이다. 소송을 할 실익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또 소송을 하게 되면 어떻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일단은 입문서부터 찾아보는 것이 순서일듯.

물론 모두에 언급한 인공지능 플랫폼이 물어보면 다 알아서(?) 대답해주는 세상이라지만 그 내용을 검증하는 안목과 통찰은 오롯이 내 몫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여전히 독서가 유효한 이유이다.


*** ***

그래서 상속 포기와는 다른 '한정승인'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상속의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으로 취득하게 될 재산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승인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물려받을 재산의 범위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를 책임지는 것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범위의 채무는 상속인이 상속인 자신의 재산으로 변제할 의무는 없습니다. 따라서 폭탄 돌리기를 피하기 위해 피상속인의 상속인 중 한명이 한정승인을 받은 뒤 나머지 상속인은 상속 포기를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31쪽)

문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난 사고도 합의로 해결될까요?
교통사고가 났을 때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와는 합의해도 합의 자체가 무효입니다. 만약 교통사고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그 친권자인 부모와 합의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런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어린이와 사고가 난 경우 피해자인 어린이의 부모와 합의하더라도 형사처벌될 수 있습니다.(100쪽)

문 : 사업을 하려면 개인사업자가 좋을까요, 법인사업자가 좋을까요?
사람이 태어나면 곧바로 출생신고를 하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지듯이 기업도 사업자등록을 하거나 법인 등기를 하고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사업자등록은 출생신고와 같아서 사업자로 첫걸음을 내딛는 과정입니다. 이때 사업을 법인으로 할지 개인으로 할지 선택해야 하는데, 사업자마다 업종이 다르고 경영환경이나 목표로 하는 기업의 규모도 다릅니다. 그에 따라 개인사업자가 좋은지 법인사업자가 좋은지 정답도달라집니다.(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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