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합격하는 거꾸로 공부법
곽상빈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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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 최경주 선수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다. 벙커샷을 연마하기 위해 고향 완도군의 명사십리 해수욕장 모래밭에서 한 달 넘게 반복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의 정교한 벙커샷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피나는 연습의 결과였음을 그는 담담히 말한다.

사람들은 어떤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에게 비법이나 비결을 묻거나 궁금해 한다. 이런 궁금증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의 다양한 경험을 관심을 갖고 학습을 하게 되면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새는 책 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영상을 통해서도 타인의 경험과 최신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 ‘거꾸로 공부법’은 역설적인 제목을 갖고 있다. ‘무조건 합격하는’이란 제목이 더 붙어 있다. 독자는 저자 곽상빈 변호사의 글을 읽어가다 보면 결코 무조건으로 합격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그 이유는 저자의 경험을 기술한 여러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315쪽에 공인회계사 준비를 할 때 저자가 얼마나 지독하게 피나는 연습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이론을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가 각종 시험과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도해서 효과를 본 방법들을 소개한다. 때문에 독자가 처한 환경이나 기질, 성격에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기간 안에 최대한의 효율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서 공부하는 수험생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나중의 결과가 다를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무조건 열심히, 많이 공부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시험은 정해진 시간 안에 자신이 공부한 것을 뽑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출제자의 의도와 평가 착안점을 잘 파악해서 공부의 범위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꾸로 공부하라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이다. 또한 객관식 시험과 주관식 시험의 차이와 특성에 따라 공부 방법을 달리 하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그 무엇보다도 수험생이 알아야 하고,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을 저자는 1장에서 짚고 넘어간다. 바로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자신에게 질문을 해 보자. 당신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인생을 살다 보면 시험 공부만 공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있게 말한다.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사람은 다른 일도 왠만하면 잘해 낸다.

지독한 연단의 시간을 견뎌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간 관계가 되었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든 온고지신을 할 줄 알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시험 준비를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스스로 자신에게 목표를 부여하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 책의 매력은 여러가지 검증된 방법을 일목 요연하게 알려주는데 있다. 그것도 저자가 직접 활용해서 효과를 봤던. 이제 공은 독자에게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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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진귀납법을 활용해 장기적인 목표와 단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와 관련된 시험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면 길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다. 반면 목표와 전략 없이 막연하게 공부를 시작하면 도중에 흥미를 잃거나 우왕좌왕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방황하면서 허송세월할지도 모른다.(35쪽)

그래서 나는 공부 전략을 바꿨다. 독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내 두뇌의 한계상 일정하니 물을 여러 번 붓는 방법으로 설정한 것이다. 망각하는 속도보다 더 많은 지식을 뇌에 넣자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64쪽)

그렇다. 시험에 무조건 나올 부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푸는 것이 시험의 당락을 좌우한다. 거꾸로 공부법은 시험에 나오는 부분을 먼저 추리고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만 공부하는 방법이다.(101쪽)

객관식 시험을 준비할 때 가장 큰 시간낭비는 서브노트 만들기 또는 노트 정리다. 차라리 주변 친구들이 정리한 노트를 빌릴 수 있다면 그것을 복사하는 게 낫다. 객관식 시험은 주관식과 달리 쓰는 능력을 테스트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체계적으로 목차를 잡아서 서브노트를 만드는 것만큼 비효율적인 공부도 없다.(193쪽)

나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할 때 복사가게에서 판매하는 연습용 답안지를 사서 합격할 때까지 내 키만 한 탑을 3개나 만들 만큼 연습했다. 하루라도 연습을 게을리하면 그다음 날 목표량을 채우려고 손가락이 부을 정도로 연습하고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렇다. 피나는 연습 없이는 회계를 결코 잘할 수 없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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