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
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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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큼이나 두텁고 묵직한 신간과 한참을 씨름했다. 수학을 만든 사람들. 50명의 수학자를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작금의 인공지능 혁명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늘날 과학문명의 기초가 되는 수학의 기본 원리가 수천 년 전에 이미 누군가의 호기심과 탐구,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두 명의 저자는 간명하게 설명한다. 천문학자, 신학자, 철학자, 과학자의 공통점이 뭘까? 바로 수학자라는 점이다.

행성 운동의 원리를 발견한 케플러를 천문학자로 기억한다. 저자는 케플러가 어린 시절 천연두로 시력이 많이 손상되고 손 또한 불편한 장애를 갖고 있어서 천문 관측에 어려움이 있었던 비화도 소개한다. 한편 케플러는 인문학과 신학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그는 타고난 천부적인 수학적 재능을 활용하여 천문학으로 관심사를 확대한다. 그 결과 동시대의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성을 지지하면서 행성 운동의 3가지 법칙을 발견하는 업적을 남긴다.

역사를 바뀐 위대한 발견과 사건들 뒤에는 천재적인, 그러나 수십년을 연구에 집착한 위대한 수학자가 자리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두툼한 이 책을 한 장씩 읽어가면서 세상에 오래가는 요행은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증명할 수 있는 수학적 논리의 기초 위에 쌓아가는 인류의 사고능력과 기술의 발전사를 이 책을 읽어가며 체감할 수 있다.

물론 수포자(?)는 책에 소개된 각종 도표와 수학 공식들은 패스하는 것이 좋겠다. 수학자의 인생사와 습관들,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와 교류했던 천재들의 이야기를 골라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터. 돌이켜 보면 학창 시절에 수학을 공부해야 할 이유를 다른 각도로 설명해 주는 은사를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수학이 산수가 아니라 모든 사유의 출발점이란 것을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 ***
데카르트는 철학과 과학의 근본적 질문과 씨름하며 낮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는 습관을 평생 유지했다. 그는 주변세계와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생각에만 집중하면서 깊은 사색을 할 수 있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에 대해 홀로 논쟁했다.
(중략)
데카르트는 수학에서 사용하는 엄격한 연역적 추론과 수학적 결론의 절대적인 확실성에 감탄했다. 그는 모든 과학과 철학의 근본이 수학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확증된 지식이나 자연 관찰과 과학적 실험일지라도 완벽하고 엄격한 일련의 근거들을 토대로 한 연역적 추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것도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132-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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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심리학
이기동 지음 / 모티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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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과 스마트폰은 엄청난 편리를 제공하지만 원치 않는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보이스피싱 사기가 아닌가 싶다. 어떻게 대응했길래 전화 몇 통화하면서 수천만원을 갖다 바치냐는 비난이 오히려 피해자에게 가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작년에 동남아의 어느 나라를 거점으로 국제적인 대규모 금융 사기를 기업적으로 하던 집단이 단속되는 사건이 있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광고에 비행기를 탔던 한국의 젊은이들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금융 사기 피의자 신분으로 국내로 압송되는 장면을 봤다.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믿음과 확신을 갖고 거액을 송금할 수 있었을까? 사랑하는 가족을 살리기 위한 몸값으로, 또는 투자금으로 송금한 돈은 결국 역시 알바로 고용된 인출책과 여러 점조직을 거쳐 세탁이 되었다.

이들은 철저하게 점조직으로 운영되어 일부를 체포한다고 해서 피해자가 돈을 돌려 받을 가능성을 거의 없다고 한다.

이런 막막한 금융범죄는 예방이 최선이다. 어떻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한 신간이 있다. 과거 어느 조직의 대포통장 모집책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저자 이기동은 '범죄자들이 어떻게 피해자의 심리를 훔치고 조종하는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현실 세계에 일어나고 있는 거의 모든 금융 사기 유형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강하게 말한다. 쉽고 빠르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국가기관이나 제도권 은행 등은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상식도, 당장의 궁박한 상황에 직면한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연구한다. 어떻게 하면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고 자신들의 매뉴얼대로 따르게 할지를. 때문에 나는 절대 속지 않는다고 자만할 것이 아니다.

저자가 소개한 유형별 사기 수법을 정독하고, 혹시라도 자신에게 그런 유혹이 왔을 때 침착하게 이 책을 다시 한번 재독할 필요가 있다. 사기 범들은 피해자의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스킬을 연마하고 있기에. 독자 또한 전화기 옆에 이 책을 놓아둘 필요가 있다.

*** ***
이 책은 비단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뿐 아니라, 실제 범죄자들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례와, 그 사례를 통한 대처법과 해결법을 알려 드립니다. 부디 이 책이, 여러분이 범죄자들에게 당하지 않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들어가며.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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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의 가족 상담소 - 얼굴 보면 속 터지고 돌아서면 생각나는 가족 관계 솔루션
이호선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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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말아라! 상처 받지 말아라! 선을 그어라!"

가족 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현장 전문가의 조언이다. 일반인의 인식과는 반대되는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금은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지만 예전에는 가정과 가족의 모습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가 안방 극장을 차지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작품들. 달동네 사람들. 전원일기. 사랑과 전쟁 등등. 한국인의 머릿속에 가족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급변했다. 대가족 시대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이제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가족은 명절이나 특별한 때에 만나는 것이 특별하지 않다. 그럼에도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에 비해 가족 관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스마트폰 이전 세대에 머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외지로 나간 가족이 안부 전화라도 하는 날이며 온 가족이 자기 순서를 기다리며 전화기 앞에 모여 앉아 있는... 그러나 핸드폰의 시대를 넘어 스마트폰 세대는 안방 극장도 구세대의 유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은 어떻게 서로 소통하며 상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 부모 교육과 가족 관계, 중년 이후 노년의 삶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는 저자 이호선 교수의 신작 '가족 상담소'는 이런 고민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가득 담아낸다. 저자는 말한다. "가족 관계는 한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내가 가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가족이 나를 위해서 있는 것도 아님을 분명히 자각하고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가족관계의 출발점이라 말한다. 이후 저자는 부모, 자식, 부부 관계 순서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상황을 반대로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20쪽에 보면 자식에게 모든 걸 내주지 말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자식을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한 부모가 늙고 나서 어떤 상황에 직면했는지... 주변을 살펴보면 알게 된다.

179쪽에 '이럴 거면 차라리 이혼해라' 편은 과거와 다른 오늘의 실제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부부가 서로에 대한 헌신과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순애보적인 사랑을 한 편에만 요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팁! 1단계 모든 챕터를 일독한다. 2단계 책장에 두고 있다가 '상황'이 생기면 그 부분을 찾아서 정독한다.

*** ***
가족 관계의 적정 온도를 찾기 위해서는 현재 가족의 위치와 상태를 객관적으로 조망해야 합니다. 나무가 빽빽한 밀림에서 길을 잃었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각각의 나무를 보는 대신 거리를 두고 숲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미로 같은 길은 위에서 전체를 바라봐야 벗어날 수 있어요.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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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몸이 위험합니다 - 건강한 일상을 보낸다고 착각하는 당신을 위한 지식 한입
강상욱 지음 / 네임리스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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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식상하게(!) 직설적이고 강렬하다.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왜 그런지 설명도 본문 내용처럼 간명하다. 부제가  특히 그렇다. '건강한 일상을 보낸다고 착각하는' 독자를 위한 지식 한입이라고 소개한다. 저자의 간곡한 호소가 잘 드러난 구절을 찾았다. 18쪽 하단에 박스로 처리된 '올바른 생활 습관 tip'에서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당부를 읽어낼 수 있었다. 

천연이란 말에 너무 현혹될 필요 없다. 어떤 천연 물질이든 간에 섭취 독성, 흡입 독성, 피부 독성이 다르다는 것만 기억하길 바란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천연물인 바닷물을 가습기에 넣으면 사람의 폐는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안전은 천연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사용법이 문제란 것을 기억해야 한다. (18쪽)

보릿고개를 겪었던 세대들이 볼 때 먹을 것이 넘치는 요즘 시대는 그야말로 상전벽해일 것이다. 가공식품이라고는 통조림이 전부였던...  배고품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건강에 유익한지 해로운지를 분별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또 하나의 도전은 저자가 직격한 것처럼 과장 광고의 폭격이다. 천연 제품은 안전하다는 광고는 거짓말이라고 첫 번째 챕터에서 짚어낸다. 그것 뿐인가. 친환경이란 단어도 소비자의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현직 화확에너지공학과 교수로 강의하고 있는 저자 강상욱은 제1부~3부까지 다양한 소재를 제시하며,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을 주문한다. 

인간의 편리 증진과 다양한 맛을 누리기 위해서 화학 기술을 식품 산업에 접목한 가공 식품이 가정의 식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정부에서 정한 식용에 적합한 안전 기준을 충족했을 터다. 그럼에도 화학 공학자인 저자는 화학적 합성물인 플라스틱을 남용하는 것을 경계하라 한다. 식품 포장과 조리 기구 등등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것이 드물다. 편리와 경제성을 감안하면 피하기 어려운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그 뿐인가. 저자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중금속과 독성 물질을 제4부에서 찬찬히 소개한다. 환경 문제는 대물림될 수 있다는 점이 더 우려스럽다. 책을 읽어가면 차라리 모르는 것이 약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대인의 일상에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 식품과 도구들이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니...   

당장 즉석식품을 모두 끊기는 쉽지 않을 터다. 저자는 221쪽에서 통조림에 들어있는 음식 섭취 빈도를 줄여갈 것을 권한다. 환경 호르몬의 영향을 줄이려면 장기간 보관을 목적으로 제조된 통조림보다는 유리병 등으로 포장된 제품을 고르라고 권한다. 

책을 덮고 나면 뭐 먹을 게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새해를 맞아 식습관을 바꿔나가는 결심을 하게 된다면 저자의 고언이 마중물이 되기에 충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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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 말보다 행동으로, 훈계보다 배려로 보여 주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김경집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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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듣게 되는 말. 나이 값을 해야 한다. 살아갈수록 이 말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몸만 커진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니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빠른 길을 이번에 소개 받았다. 바로 어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다.

앞산 둘레길과 뒷산 북한산을 오르며 생각을 다듬는다는 인문학자 김경집의 신작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을 읽었다.

어른이 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행동하고 사고해야 하는지? 자기 성찰과 통찰의 기술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한장 한장 아껴가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꼰대 같은 훈수가 아님을 알게 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품격 있는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간결한 필체로 들려 준다.

크게 3장으로 나눠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1) 지혜롭게 생각하는 어른
2) 현명하게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어른
3) 존중받게 행동하는 어른

책을 읽어갈수록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나는 지금 어떠한지 생각하면서 읽다보니 그랬다.

그저 지식을 더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진가는 한 챕터를 읽을 때마다 독자 스스로가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단하고, 저자의 조언에 따라 말과 행동의 변화를 시도하는 데 있다.

한마디로 말해 오타니나 야마모토,손흥민과 메시의 경기를 본다고 해서 야구나 축구를 잘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지난 달에 읽은 고전 중용의 가르침을 다시 복습했다. 중용을 실천하는 사람은 자신을 견고하게 지탱하는 힘을 가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중용을 실천하는 어른은 고집스럽지 않다. 자신의 마음에 모나고 뾰쪽한 부분을 다듬어 가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으로 비로소 자라간다(?).

아랫 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는 부분도 공감된다. 세상이 급변하기 때문에 청년이 내 스승이 되는 분야 또한 많다. 배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책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가득한, 지혜의 화수분 같다.

*** ***
좁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편견에 사로잡혀 판단하는 어른이 아니라 열린 눈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청년에게 지혜다운 지혜를 건네줄 수 있는 어른이 진짜 어른이다.
나이 들면 보수가 된다는 허튼 말 뒤에 숨어 수구인 줄도 모르고 그 대열에 거주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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