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왜 우리 예배를 아니라고 하실까? - 호세아 요엘 아모스 소예언서 쉽게 읽기
정기원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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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한 일제 강점기 때 뜻이 있는 사람들이 은밀하게 모인 곳 중에 하나가 그 동네에 있는 예배당이었다고 한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비록 소수였지만 일신의 영달보다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한 대의에 헌신하는 모범을 보였다. 다만 일제의 문화 정치와 회유가 집요해짐에 따라 신사 창배에 동참하는 등 깨어 있는 영향력을 점차 잃어가게 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해방 이후 기독교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에 의해 일제가 남기고 간 적산 토지를 불하받아 예배당과 학교를 짓는 등 외형적 성장을 하게 된다.

이후 도시화로 인해 대도시에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는 양적 성장을 거듭했고, 한편으로는 기성 정치 세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무시 못할 세력(!)으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이미 교회는 청년들이 줄고, 가나안 성도-예수를 믿지만 교회에는 안나가 하는-가 늘기 시작했다. 왜 그런가 원인을 냉철하게 찾아야 한다. 한국 교회는 경제 성장과 부동산 시장 확대 등의 환경적 요인에 편승하여 양적 성장을 이뤄냈다. 일명 기복 신앙과 내세의 영생을 강조한 측면이 강하다.

이에 점차 세상과 교회가 구별되지 않는 문제를 자각하게 된다. 아니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신앙 생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서로에게 손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윈윈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 ‘하나님은 왜 우리 예배를 아니라고 하실까?”는 이런 사람에게 쓴 소리를 외친다. 너희들이 지금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예배가 아니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창세기에 아담의 두 아들 가인과 아벨이 드린 제사를 떠올리게 한다. 아벨의 제사(예배)는 받으시고,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다. 이유는 무엇인가? 온전히 마음을 드리는 예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자 정기원 목사가 소개한 3명의 선지자들도 소리를 높여 외친다. 자신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명령을 대언한다. 호세아, 요엘, 아모스. 이 세 사람은 하나님을 떠난 남유다와 북이스라엘은 물론 주변의 국가들-블레셋, 아람, 시돈과 두로 등등-에게 처절한 심판을 경고한다. 지금 돌이키지 않으면 멸망한다.

어디로 돌이켜야 하는가? 그들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자기 자신의 뜻과 소욕이 아닌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종국에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 군종 목사인 저자는 오늘날 한국 교회 강단에서 선지자들의 심판의 메시지가 설교되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현실에 안주하는 신앙 생활도 심판의 대상이다. 소선지서는 짧은 분량이라 만만해 보인다. 그러나 날이 시퍼렇게 선 심판의 메시지는 결코 책장을 쉽게 넘기지 못하게 한다. 저자의 삶과 경험이 묻어난 이 책을 같이 읽어가면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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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과 삶이 변하지 않는 제단은 거짓이다. 하나님은 다 아신다. 믿음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안에 기어코 포기하지 못한 묵은 땅이 있다. 기녕하기는커녕, 그냥 그대로 두고 싶은 땅이 너무나 많다. 그것이 기경되지 않는다면 성령의 역사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교회 제단들이 진정 아름다워지고, 가치 있게 변화되지 않는다.(97쪽)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는 우리에게는 교회 다니고, 예수 제대로 믿는 것이 손해처럼 보일 때도 많다. 세상에서 뒤처지는 것처럼 여겨진다. 세월을 허비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햇수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기 위한 준비이다. 이 믿음이 넘치길 소망한다. (163쪽)

신기하게도 주일 예배는 열심이면서 평일에는 하나님의 정의를 무시하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이들이 있다. 하나님은 반드시 그 행동에 책임을 물으신다. 하나님을 향한 위선이든, 사람을 향한 폭력이든 상관없이 이 죈느 모든 예배를 무익하게 한다는 아모스의 경고를 유념해야 한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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