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우아하게 걷기 - 한 절 현대역 말씀 공감
류호준 지음 / 샘솟는기쁨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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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정말 대지를 축축하게 적시던 지난 어린이날 연휴 때 땅끝 마을이 있는 해남의 어느 시골집에서 일박을 했다. 마루가 있고 그 앞 마당에 닭장과 장독대가 있는, 그리고 조금만 걸어 나가면 너른 들판과 개천이 흐르는 그런 유년의 추억을 소환하는… 힘차기 짝을 부르는 개구리와 끊임 없이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툇마루에 비스듬이 누워 나른하게 읽은 책. 뒷 표지에 적힌 말처럼 성경 구절 한 절을 뜯고 맛보면서 아껴 읽는 행복을 제대로 누린 쉽지만 가볍지 않은 그런 책을 간만에 만났다.

떠 먹여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씹고 씹어 자신의 살(육신의 양분)과 삶(영혼의 양식)으로 소화시키는 방법을 알려 주는 김사부-요새 다시 방영하는 병원 배경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선생의 애정이 묻어나는 책이다. 사실 세상을 똑바로 살기가 정말 어렵다. 게다가 우아하게 사는 것은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보통 구원의 확신과 더불어 선민 의식-특별한 은혜로 택함과 구원을 받았다는-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수도 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영생을 선물로 받았다고 하는 벅참에… 그러나 저자는 초보 신앙에 머물고 안주하는 것을 경계한다.

삶이 변화하는 것-세상을 분별하며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삶의 예배를 드리는-은 일방적인 기적이 아님을 저자 류호준 교수는 딤담하게 들려준다. 마음에 묵직하게 던져주는 노 학자의 성찰과 통찰을 커피 한 잔과 함께 들을 수 있다는-눈으로 보지만, 마음으로 듣는- 독서의 매력을 새삼 느낀다. 히브리인의 삶의 지혜와 여호와를 떠나기도 하고 찾기도 했던 롤러코스터 같은 그들의 고단한 나그네 인생을 오늘날의 우리가 어떻게 이해(석)하고 삶에 적용할지 막막할 때 류 교수의 묵상을 목차에서 찾아서 다시 읽어볼 일이다. 세상을 똑바르게 살려면, 우아하게 세상이란 인생 길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책을 읽어가는 것이 좋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서 읽는 것도 좋지만 조금 묵힌 다음에 궁금한 부분을 찾아서 다시 읽어 보라.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닌 인생 길에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궁금할 때. 저자는 말한다. 성령의 능력이란 무엇인가? 282쪽을 보라. 그것은 꼭 거창하고 대단한 기적과 같은 능력이 아닌 때가 더 많음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 순간에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행동과 말을 할지 결정하는 그 힘이 성령으로 말미암음이 곧 성령의 능력이란 것. 이것 말고도 짧지만 강렬한 깨달음의 포도송이가 66개 매달려 있다.

덧. 깨달았는가. 그러면 책 표지에 있는 것처럼 앉아만 있지 말고 일어나 걸어가라.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하고 행동하라. 사랑한다 말하고, 행동으로 섬겨라. 작은 것이라도.

*** ***
성령의 능력을 받는다는 것은, 적은 일, 사소한 일, 비천한 일, 보잘것없는 일, 가려진 일, 뒷일 등을 하기 위한 능력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는 잘못을 저지른 상대방에게 기꺼이 용서를 구하는 ‘힘’과 ‘능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는 능력을 받는 것이고, 내가 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쓰레기 같은 카톡 정보나 천박한 유튜브, 허접한 종편 텔레비전을 보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내 배우자를 사랑하고 그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능력을 받는 것, 날마다 기도할 힘을 받는 것, 죄를 인정하는 능력을 받는 것,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좋게 말하는 능력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능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82쪽)

그렇다. 우리 삶의 사소한 자리를 성령께 내어 드리자. 이것이 성령에 이끌려 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모습이다. 성령의 능력은 특정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러분이나 나에게도, 어디서든지 선물로 주어지는 하나님의 넉넉한 은혜이다. 그분께 삶의 운전대를 내어 드린다면 말이다.(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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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사장 수업 - 지속 성공을 꿈꾸는 사장이 꼭 읽어야 할 122가지 경영의 지혜
하마구치 다카노리 지음, 김하경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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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사장 수업. 하마구치 다카노리 저. 김하경 역. 슬로미디어 간. 2023. 3. 5.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꿈꾸는 것. 바로 창업이다. 사장님이란 호칭을 듣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생각하고 퇴직금에다가 대출금까지 보태서 섣불리 창업을 한 초보 사장님은 얼마 안가서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된다. 창업을 부추킨(!) 가맹본부는 또다른 예비 창업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는 초보 사장에게도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는 확률은 1%를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미리 주눅들 필요가 있을까.

요즘 유행하는 말인 ‘일타 강사’와 같은 현직 사장과 창업 준비 중인 예비 사장을 위한 ‘사장 수업’ 교본을 우연찮게 읽었다. 저자 하마구치 다카노리는 20대에 창업을 하고 기업의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 경험을 작은 책에 담아 냈다. 일본인 특유의 간결하게 정리 정돈을 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책 제목대로 1일 1쪽 분량을 공부하면 된다. 양은 얼마 안되지만 결코 쉽게 읽어 넘길 내용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일본말로 엑기스만 추출한 느낌이라 행간을 독자-현직 사장 또는 창업 준비 중인- 스스로 채워 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 수업 내용을 자신의 회사와 사업 내용에 적용해야 하는데 결코 만만치 않은 미션이다. 저자는 경영의 3대 요소를 상품력, 영업력, 관리력을 꼽는다. 먼저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품을 판매해서 매상을 올려야 한다. 이 모든 경영 활동을 원활하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망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을 거듭하는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 사장은 이 3가지 능력을 갖춰야 한다. 본인이 다 할 수 없는 일이니 함께 운명을 같이 할 직원을 잘 채용해야 한다. 그리고 외부에서 지원해줄 ‘전문가 집단’을 적시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 등은 기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이럴 때 사장이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을 저자는 1장에서 세세하게 설명한다. 마치 군대에서 야전 교범처럼 활용할 수 있는 매누얼처럼. 제2장에서 저자는 사장이 갖춰야 할 경영자로서의 능력, 경영력을 소개한다. 1장에서 언급한 능력을 연마하고 갖춘 바탕 위에 경영력을 더할 때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 환경은 계속 변하고 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변화라는 파도 위에서 파선하지 않고 오히려 파도 타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하루 14시간을 생각하고 일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사장이기 때문에 그래야 한다. 아무나 사장을 할 수 없는 이유다.

*** ***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보라. ‘눈이 내리는 것도 내 책임이다.’ 이런 각오가 된 사장만이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한 걸음 한 걸음 성공에 다가설 수 있다. (15쪽)

위기의 순간, 방황의 순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절대적인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하루에 적어도 14시간은 일에 투자하라. 역경 없이 성공을 거둡하는 사장은 없다. 지속적으로 성공하려면 몇 번이고 위기를 넘어서야 한다. 그때마다 바로 시간이 당신의 편이 되어줄 것이다.(91쪽)

전문가에게 맡기 수 있는 일에 자신의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는가? 전문가에게 맡기지 않아서 경영을 위험에 노출시키지는 않는가? ‘전문가 집단’을 보유하라. 그런 다음, 마음 놓고 사장이 해야 할 일에 전념하라.(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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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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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표지 삽화가 눈길을 끈다. 흔치 않는 파랑색 머리를 한 여인이 장미꽃을 들고 있다. 익숙한 붉은 장미와 차가운 느낌의 파랑색 장미꽃이다.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이 여인의 표정은 묘하다. 뭔가 경계하는 듯, 긴장한 표정이 역력해 보인다. 거기에 대해 책 제목이 퍽이나 직설적이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부제는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이다. 저자 오카다 다카시는 일본의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현상을 연구하고 7년 전에 이 책을 냈다.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라는 말로 사람이 사람을 싫어하게 되는 병리학적 증상을 설명한다. 심리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책 말미에 부록으로 용어 해설을 붙여 두었다. 생소한 용어가 나오면 257쪽에 있는 부록을 찾아 보라. 사실 이 책을 한 번 읽고서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은 초심자에게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정신과 의사로 일하는 저자는 개념 설명 후에 박스 기사로 사례를 소개해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책을 읽으며 계속 드는 생각은 나와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 책에 나오는 임상 증상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러나 사람의 바람과 달리 사람은 갖은 질병에 걸려 고생을 하게 된다. 몸의 병은 그나마 사람들이 예전부터 공감하고 걱정해 주었지만, 뇌에 생긴 신경 정신적인 질병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떄문에 가족 중에 환자가 있어도 쉬쉬하며 감추기 일쑤였다. 초기 진단과 치료의 기회를 놓치고 중증이 되어서야 뒤늦게 전문가와 병원을 찾는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이제는 인식의 변화가 많이 되어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에게 “마음 단단히 먹어”, “당신이 어른이니까 이해하고 참아야지” 하는 등의 어줍잖은 조언을 하는 일이 줄어든 것 같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과 임상 분석을 하고서 인간이 타인을 싫어하게 된 이유를 인간 알레르기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그 상대방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방어와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면 관계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극복하게 위해서는 두가지를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바로 공감 능력과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말은 쉬워도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저자는 두번째 부록으로 ‘싫어하는 사람 대응 매뉴얼’을 제공한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 차근차근 심리적 근육을 강화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병을 예방할 수도, 극복해 나갈 수 있다. 수많은 임상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 ***

알레르기란 일반적으로 '과도한 면역 반응'이라고 정의한다. 즉 굳이 제거할 필요가 없는 것까지 이물질로 인식해서 공격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정의를 근거로 유추해보면, 인간 알레르기란 ‘제거할 필요도 없는 타인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물질로 보고, 몸과 마음으로 거부하고 공격하여 없애버리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 알레르기는 특정 물질에 대한 몸의 면역 반응이 아니라 사회심리적 존재인 인간에 대한 마음의 면역 반응이다. 하지만이것은 몸의 알레르기 반응과 상당히 흡사하다.(25쪽)

인간의 마음도 보통은 심리적인 방어벽이 존재한다. 이 방어벽 바깥에 있는 것에는 경계 반응도, 거부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무언가가가 마음의 방어벽에 상처를 내거나 보호가 약해진 틈을 타 침입하면, 그것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이때부터 공격과 제거의 대상으로 보게 된다.(88쪽)

활발한 응답성이 애착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은 인간의 아이를 통해서도 증명했다. 어머니가 평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바로 응답하거나 보살펴주면 아이는 자신을 지켜봐준다는 데에 안심한다. 이런 안심을 통해 어머니와 애착 관계를 형성했을 때, 아이는 어머니를 안전 기지로 삼고 바깥 세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성장할 수 있다.(157쪽)

가족이 한 방에 모여 잠자는 게 당연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과, 어려서부터 자기 방에 격리되어 다른 아이와 싸우거나 친해질 기회도 없이, 무엇이든 리모컨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타인을 이물질로 받아들이는 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187쪽)

인간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열쇠가 필요하다. 하나는 공감 능력이다. 단순히 상대방에게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마음을 헤아리는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약하면 상대방의 사정이나 기분을 알아채기 어렵고, 자신의 처지나 불이익만 생각하고 만다. 또 하나는 자기 성찰이다. 자신을 돌이켜봄으로써 언뜻 상대방의 문제로 보이는 것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행동 개선으로 이어져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자기 성찰이 부족하면 상대방이 잘못을 지적했을 때 자신을 공격한다고 받아 들인다. (220~221쪽)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는 그다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다움을 추구하며 자신을 방해하는 것을 제거하여 얻은 삶은 쾌적할지라도 외롭고 공허할 수밖에 없다. 산다는 것 자체에 기쁨보다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를 불행하고 살기 어렵게 마느는 근본 요인은 이난인 우리가, 같은 인간에게 거부 반응을 갖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문제의 뿌리에는 인간 알레르기로부터 우리를 지켜줘야 할 ‘애착 관계’라는 장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이 있다.(2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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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초보가 꼭 알아야 할 질문 TOP 88 - 서울·수도권에서 매년 10건 이상 17년째 낙찰 부자의 나침반 2
투자N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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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한 적이 있다. 마치 약육강식의 정글에서 무참하게 패배한 동물의 사체를 노리는 하이에나 같다는 인상을 가지기도 했다. 남의 불행을 나의 기회로 삼는 요행을 노리는 행태가 아닌가 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고 인생의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해와 관점의 범위가 넓어지기 시작했다. 경매도 그렇게 단순화 시킬 수 있는 영역은 아니구나. 인간의 삶의 지혜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가다듬어서 오늘에 이르른 자산 가치 회복의 수단이자 장치라는 것을 알아가게 된다.

그럼에도 한탕을 노리는, 여전히 운과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투자라고 쓰고 투기라고 읽는다-, 부동산 투자를 기웃거려 본 사람들이 결국은 눈길을 돌리는 곳이 바로 경매 시장이 아닐까 싶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법원 경매에 나온 매물의 숨은 가치-감정 평가와 여러 번의 유찰로 가격이 낮아진, 그러나 여러 권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를 분석하여 최적의 입찰가를 산정하는 통찰과 안목을 기르면 되는 곳. 기회의 땅이라고 많은 곳-유료 경매 사이트 등-에서 홍보하기도 한다.

사실 자기 재산이 경매로 넘어간 채무자 입장에서도 경매가 최대한 유찰되지 않고 가급적 최고가로 낙찰되는 것이 좋다. 배당금액이 많아져서 빚잔치를 하고 훌훌 털고 새롭게 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경매 입찰자 입장에서는 가치 있는-환금성과 최대한의 차익 실현이 가능한- 매물을 최저가로 낙찰 받기를 원한다. 결국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경매 법원에서 경쟁을 할수록 유찰이 되지 않고, 입찰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에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

그럼 투자를 위해 아끼고 아껴 종잣돈을 마련한 초보 경배 투자자는 무엇을 먼저 배워야 할까? 이 막막한 질문에 답을 하는 두툼한 책이 이번에 읽은 ‘경배 초보가 꼭 알아야 할 질문 TOP 88’이다. 저자는 가명을 사용한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가 17년 전에는 경매 초보였다는 점이고, 그가 어떻게 오늘의 위치에 이르렀는지 88가지 질문과 답변에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간단하지만 중요한 것은 일의 순서와 흐름대로 내용이 배치되어 있어서 독자가 이 책을 2~3독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는 점. 게다가 저자가 직접 경험했던 실수담과 각종 서식 작성법을 게재해서 이해를 넓혀 주기 때문에 전체를 조망하는데 도움이 된다.(다만 지면상 사진 속의 글자가 작게 보여 돋보기가 필요할듯. 지면의 한계)

특히 저자는 경매지의 임장 활동은 물론 낙찰 받은 후 명도를 받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법원 공시자료와 경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 외에 현장에 가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안목과 통찰. 이것이 초보에서 고수가 되는 비법 아닌 비법임을 알게 된다.


*** ***

경매 시장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시기에는 원금과 이자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물건들이 경매 시장에 우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하락기가 시작되면 경매물건이 많이 나오고, 이런 물건들이 다음 상승기에서는 ‘빛’을 보게 됩니다.(50쪽)

그런데 경매용어를 알아듣고 권리분석 공부도 중간 실력이 되었을 때 부동산만 공부해선 한계에 비딪히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부동산도 경제처럼 경기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부동산에 경기가 있다? 언제나 같은 게 아니라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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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교양
지식스쿨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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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볼거리가 참 많다. 라디오와 텔레비젼, 인터넷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OTT의 춘추 전국시대를 보는 것 같다. 거기에 챗 GPT류의 인공지능까지 가세해서 마치 사람은 손가락과 말로 모든 것을 다해낼 것만 같다.그러나 과연 그럴까?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율주행 차량이 긴박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하도록 미리 프로그래밍 하는 것은 사회적, 법률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때문에 법규 뿐만 아니라 사회 상규에 기반한 합의와 집단 지성을 끌어내야 하는데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인문 소양-교양-이 아닐까 싶다.

인문 소양과 교양은 어떻게 축적해 나가야 할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고전적이고 검증된 것은 역시나 고전을 읽고 묵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요새는 볼거리와 들을거리가 많아 자리를 잡고서 시간을 들여 책을 읽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꽤 많은 시간을 한 권의 책을 독파하는데 써야 한다.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을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시키기도 어렵다. 효과적인 독서는 자신의 현재 수준보다 조금 높은, 그래서 읽기가 결코 쉽지 않은 책을 참을성을 갖고 읽어가는 과정이다.

이번 읽은 책은 사람에 따라 식상할 수도 있다. 관심이 없는 분야라면 더욱 그렇다. 알아도 쓸모가 없는 지식이라 생각하면 그만이다. 예를 들어 지구상에서 가장 값비싼 금속은 무엇인지 10위부터 1위까지 순위를 매긴다면?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다룬다. 금은 7위에 랭크되어 있다. 작년 2월 중순 kg당 금값은 6만 5,595달러라고 한다. 그러면 1위는 무엇일까? 캘리포늄이라고 한다. 1g당 시세가 2,500만 달러니까 1kg이면 250억 달러에 육박한다. 물론 원자로와 입자가속기에서 극소량만 합성할 수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그램 단위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한다.

이 책은 요즘 대세 미디어 매체 중 하나인 너튜브에서 활동중인 지식스쿨 채널이 저자이다. 다양한 분야와 주제의 톱10 형식으로 콘텐츠를 생성하여 제공 중이라 한다. 영상 매체의 콘텐츠를 2차원의 책으로 옮기는 작업의 결과가 바로 ‘벌거벗은 교양’이다. 머리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없이 나랑 상관없는 이야기를 보고 싶을 때,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 대신 폼 나게 책장을 넘기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읽어 넘길, 그런 책이 아닐가 싶다. 항상 진지할 수는 없으니.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목차를 보고 눈에 띄는 것을 먼저 보라. 아니면 책장을 펼쳐서 보이는대로 읽어도 무방하다. 언젠가는 대화의 자리에서 쏠쏠하게 써 먹을 수도 있겠다 싶다.

*** ***

켈리포늄은 현재 지구에서 가장 비싼 금속입니다. 은백색의 금속인 캘리포늄은 최초 1950년 2월 9일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합성해 생산이 이뤄졌습니다. 무엇보다 캘리포늄은 원자로와 입자가속기에서 생산되기에 생산이 까다로운 데다 생산량도 일반 여타 금속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캘리포늄-252의 경우 매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0.25g, 러시아 원자로 연구소에서 매년 0.025g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캘리포늄-252는 보통 마이크로그램 단위로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를 거쳐 거래돼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어 생산량 단위가 적다고 활용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3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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