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과 발목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 백세까지 아프지 않게 걷고, 뛰고 싶은 당신을 위한 족부 질환 가이드
서상교 지음 / 헬스조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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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 손과 손톱에는 매일 로션이나 영양 크림을 발라 주고 있다. 예전에 하지 않았던 행동인데, 관리를 하고 보니 피부가 건조해서 갈라지는 일이 줄었다. 손은 눈에 자주 보이고 매번 쓰임새가 많으니 주인(!)의 관심을 받는 편이다. 반면 발은 신발과 양말에 둘러싸여 속살을 쉽게 들여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온몸의 체중을 온전히 지탱하는 발목과 발바닥의 고충에 대해 솔직히 생각해 본 적이 그리 많지 않다. 군대 행군하다가 봉와직염 걸려서 고생했던 것과 발톱이 살로 파고 들어서 아팠던 기억 정도.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다 보니 그간 말썽 한 번 한 피우던 어깨, 무릎, 허리가 파업(?) 예고를 한다. 그때도 발과 발목은 침묵을 지킨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띄는 신간을 읽었다.

발과 발목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책 제목이 이러하다. 현직 족부족 관절 전문의가 수천 건의 임상을 토대로 발과 발목에서 생길 수 있는 트러블을 망라하고 있다. 발목관절염, 발목인대손상, 아킬레스건 손상, 평발, 티눈은 알겠는데 무지외반증은 생소하다. 아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티눈인지 사마귀인지 아니면 단순한 굳은살인지 정확히 진단하지 않으면 큰 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책을 읽는 이유는 몸의 이상을 발견하거나 인지한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디로 찾아가야 할 지 선택에 도움을 받기 위함일 것이다. 저자는 강조한다. 무던하게도 참을성 많은 발과 발목에 통증이나 특이점이 발견된 경우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초기에 교정하거나 치료하는 것이 좋다. 너무나 당연한 말 아닌가. 특히 걷는 자세나 과체중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의료용 깔창 활용을 저자는 적극 권장한다.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환자에게 수술방법을 선택하라 하지 않고, 환자의 현재 상태에 가장 적확한 처치 방법을 그 이유와 함께 설명해 준다는 점이다. 이런 것은 족부 전문병원에서의 풍부한 임상 경험에서 비롯된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다.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평소에 발 건강을 위해, 또는 수술후 재활 운동 방법을 큐알코드를 통한 영상으로 알려 준다는 점이다. 저자가 추천한 골프공으로 발바닥 지압하는 것은 바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저자를 직접 만날 일이 없도록 평소에 발 관리를 잘해야겠는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 ***


‘구조가 기능을 결정한다’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신체는 그 경이로운 기능만큼이나 구조가 신비롭다. 그중에서도 발과 발목은 인간이 직립 보행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부위다. 아프지 않을 때는 못 느끼겠지만 , 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더 큰 의미를 가진다. (20p)

예로부터 발은 건강의 척도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신체에 비해 덜 민감하고 드러내놓는 부위가 아니다 보니 방치하기 십상이다. 발, 발목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발목 주변 근력 강화와 관절 운동을 실시해 튼튼하게 관리해야 한다. (2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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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의 숲 - 세상을 바꾼 인문학 33선
송용구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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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수많은 입들이 쉼 없이 말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추구하며 선량이 되고자 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수많은 공약이 신문과 포털을 뒤덮고 있지만 그중 얼마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 볼 때 공수표 공약이 될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대중은 알곡과 가라지를 골라낼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럼 사람됨을 알아보는 눈썰미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그 역할을 하는 학문 영역을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이 살아가며 축적하는 역사는 신기하게도 되풀이된다.

과거의 경험과 교훈을 되새김으로써 오늘날 직면한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역사 기록을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상고해야 할 이유가 된다. 여기에 인문학 분야의 고전을 읽어내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는데 큰 힘이 된다. 철학과 사상, 사회와 역사, 소설과 시. 이런 것들이 인문학이 인간의 눈과 귀로 접할 수 있는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인문 고전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막상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마치 운동을 잘 하려면 체력과 기본기술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인문학도 마찬가지다.

문학평론가와 번역가로 활동 중인 저자 송용구 교수의 신작 ‘인문학의 숲’은 제목 그대로 인문학이란 거대한 숲 속으로 이끌어 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이미 읽었거나 읽지 않지만 제목은 알고 있는 고전은 물론 처음 들어보는 작가와 작품까지 모두 33편을 소개한다. 저자의 시도가 빛을 발한 부분은 고전이 기록된 시대와 작가가 처한 상황을 배경으로 설명해 준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당시의 정치와 경제, 종교와 문화 등을 알지 못한 상태로 그저 고전이기에 의무감으로 읽으면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 있다. 나의 독서가 그런 편이다. 이 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고전을 모두 소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어내는-숲에 들어가서 헤매지 않는- 기술을 배우고 익히면 다른 책을 읽을 때도 적용할 수 있겠다.

저자는 윤동주 시인의 십자가라는 시와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의 ‘나를 따르라’는 책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드렸던 나사렛 출신의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기를 갈구했던 그들의 젊음-생물학적 젊음이 아닌 생각이 고루하지 않음-이 자꾸만 수구화되려는 나를 부끄럽게 한다. 책을 읽어가며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다면 거대한 숲-인문학이란-을 주마간산 격으로 지나친다 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 ***
이성은 인간이 신에게 자신의 한계를 의탁하도록 도와준다. 이성은 신의 절대적 능력에 의해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인간에게 가르쳐 준다. 이성은 인간을 구원의 길로 이끄는 신앙의 동반자이며 영성을 훈련시키는 트레이너이다.
이처럼 이성의 한계와 이성의 중요성을 동시에 깨닫는 과정을 통해 신앙은 깊이를 얻게 된다. 유한한 피조물인 ‘나’와 영원한 절대자인 신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사색하면서 신앙은 더 견고해진다. (61p)

이제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헤르만 헤세가 열어 놓은 ‘통섭’의 독서문화 속에서 나르치스가 이끄는 지성의 길을 따라 걸어가 보자. 골드문트가 선사하는 예술의 빛과 자연의 향기를 마시며 통섭적 책읽기를 ‘나’ 자신의 독서문화로 받아들이는 나르치스의 지성을 젊은이들에게 기대해 본다. (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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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낼 수 없는 대화 - 오늘에 건네는 예술의 말들
장동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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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읽어내기 쉽지 않은 책이었다. 저자 장동훈은 단순히 명화를 보여주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설명해 주는데서 머무르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끝낼 수 없는 대화인 이유를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화의 상대는 바로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일 수도 있고, 그 화가가 살았던 시대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2차원의 차가운 종이에 인쇄된 그림으로는 화가가 그린 그림의 질감을 온전히 느끼는데는 한계가 있다.

끝낼 수 없는 대화. 이 책을 큰 기대 없이 읽어가다가-왜냐면 저자가 널리 알려진 분이 아니라서- 164쪽에서 페이지 넘기는 것을 멈췄다. 미술 작품에 나름 관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처음 접하는 그림이었다. 그간 너무 명작 위주로 편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도스토옙스키도 머나먼 여행을 해서 스위스 바젤 미술관을 찾았다고 한다. 한스 홀바인의 이 그림의 존재를 안 것만으로도 이번 책 읽기는 횡재(!)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된 신의 이승에서의 마지막 모습을 불경스러울 정도로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 기회가 된다면 그곳에 가서 직접 보고 싶다.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키워드는 거룩함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흔히 세상은 속되기 때문에 거룩한 공동체 안에 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속의 구분은 종교가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을 방해한 측면이 있다. 현직 신부인 저자는 사제복을 입은 인문학자로 불린다. 그는 종교와 사회가 이분법으로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신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무엇을 특유의 세심한 통찰로 설명해 나간다. 때문에 그가 소개하는 그림들은 일련의 인문서적과 결이 조금 달랐다. 평소 접하기 힘든 미술가와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었다.

두번째로 나의 눈을 사로잡은 그림은 183쪽에 있다. 화가 김봉준의 1986년작 ‘지하철’이란 작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을 ‘시간에 새겨 넣은 그림’이라 평가했다. 고단한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2차원의 화폭에 담아낸 이 작품의 창작 시점이 1986년이란 것에 눈길이 갔다. 아시안게임이 열렸고 2년 뒤에 열릴 올림픽 준비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시절이었다.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박제된 그 순간은 몹시 불편하면서도 정겹다. 왜냐면 장삼이사 같은 우리네 이웃들의 모습이기에.

생각보다 깊이가 있는 책읽기에 책장 넘기는 것이 쉽지 않다. 겨우 일독을 마치고 나서 든 생각. 일단 쉬었다가 지력을 키운 다음에 재독, 삼독을 두고두고 해야겠다는 것.

*** ***

그에게 이 인간의 덩어리는 이제 ‘무리’가 아니라 ‘노동하는 인간’, 새로운 계급이었다. 현실의 그들이 얼마나 비참하고 남루한지는 중요치 않다. 어처피 그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역사의 분기점만이 아니라 그들이 성취해야 할 어떤 이상적 긍지였기 때문이다. 동이 터오듯 어두움을 헤치고 빛으로 걸어 나온 저 행진은 지금쯤 어디를 지나고 있을까. (64p)

세상도 교회도 또 한번의 ‘거대한 전환’ 앞에 서 있다.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혼미한 내일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쯤 있는 것일까. 팬데믹 선언 직후 곳곳에서 피어나던 인문학적 성찰은 온데간데없고 어느새 전염병의 ‘종식’과 ‘박멸’만이 모든 담론을 집어삼킨 듯하다. ‘어떻게’라는 방법이 ‘어떤 세상’이라는 철학을 압도한 모양새다. 이대로 ‘보건’이 ‘보안’으로, 과학이 종교로, 인간이 순수한 생물학적 존재로, 목숨이 무심한 통계수치로 쪼그라들어도 그만일 것일까. (2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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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022 세계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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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연말을 보내며 생각한 2022년 버킷리스트 중 하나. 새해 전망을 담은 책을 읽는 것이다. 하여 선택한 책은 경제전문 저널인 이코노미트가 엮고 한국경제신문이 발간한 ‘2022 세계 대전망’이다. 경제 전문 저널이다 보니 대륙과 주요 국가의 현안들이 종국에는 사람이 먹고 사는 경제 문제로 귀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파트 1에서는 팬데믹 시대를 돌파할 리더십과 비즈니스 현황, 금융, 국제 정세, 과학 기술, 문화라는 카테고리를 다룬다. 우주개발을 민간 기업이 상업적으로 접근하는가 하면 여전히 식량과 식수 문제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는 21세기임을 여실히 보여 준다.

파트2에서는 미국, 유럽, 영국, 미주,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중국을 그룹으로 잡아 2022년 정치와 경제, 환경, 문화 이슈를 전망한다. 솔직히 국내의 포털이 진열해 놓은(!) 뉴스를 읽다가 전세계에 포진한 이코노미트의 기자와 필진들의 기고문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한글로 된 국내 언론과 포털 기사를 주로 접하다 보면 시야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국제 정보 또한 국내 언론의 프레임을 거쳐서 나온 것을 쉽게(!) 접하기에 언론사의 안목과 선별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처음 이코노미스트 필진의 세계 대전망을 읽으며 느낀 점은 어느 나라든 문제 없는 곳은 없다는 것.

다만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가? 아니면 그것을 감추고-여론 조작이나 언론 통제 등을 통해- 소수의 기득권층이 부와 명예를 독점하는가 하는 갈래길에서 한 국가의 흥망이 영향을 받는다. 워낙 거시적인 안목을 자랑하는 주제와 내용이라 내용을 일부 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도전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대륙, 국가, 인종, 세대, 종교, 문화를 아우르는 담론을 읽어내다 보니 우리 사회의 상식이 다른 곳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당연함을 직시한다. 또한 과거의 경험치가 현재의 현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영역과 분야가 늘고 있음을 50대 초보 꼰대로서 솔직하게 인정한다.

반대로 인간의 탐욕은 지역과 시대, 세대, 종교를 불문하고 모든 악의 뿌리라는 점은 각 나라가 겪고 있는 내홍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또한 인간의 편익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데서 출발한 측면이 있지 않은가? 이코노미스트의 필진들은 공멸이 아닌 공생의 지혜를 제안한다. 되돌이킬 수 없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파국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한다. 각 국가는 물론 글로벌 기업, 일반 소비자 모두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덜 먹고 덜 쓰는 작은 실천부터 2022년은 시작되어야 한다.

*** ***

예술가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요건은 진정성과 정확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은 미학과 윤리를 피해갈 수 업사. 모든 예술의 핵심은 개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존재로서 예술가들이 지니고 있는 책임 의식에 놓여 있다. 예술은 독특한 표현 양식이며 현재와 미래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고유한 언어다. (176p)

미국은 이전 시대의 패권을 다시 장악할 수 없을 것이며, 다시 장악하려 해서도 안된다. 미국이 바랄 수 있는 것은 생각이 비슷한 국가들과 함께 민주적 가치에 친화적인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달성하려면 대내적 목적성과 국가적 정체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214p)

2022년에 시행될 것으로 기대되는 스코틀랜드의 새로운 혐오 범죄법(Hate Crime Act)은 특정한 정치적 주장에 대해 최대 징역 7년형을 선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이 법은 혐오 ‘부추기기(stirring up)’를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특별한 행동을 조장할 의도가 없고 실제로 해를 입히지 않더라도 선동적이거나 모욕적이라 판단되는 발언을 불법화한다. 게다가 집 안에서 이뤄지는 사적인 대화까지 포함한다. (258p)

모든 인간이 존엄하고 번영하는 삶을 영위하지 못하게 하는 불평등을 더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22년은 우리가 파괴적인 팬데믹을 극복하고 지속할 수 있고 공정하고 포용적인 세계 회복을 달성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연대의 힘을 이용해서 더 평등하고 회복력 있는 미래를 실현하는 한 해가 되도록 하자.(3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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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 협력을 통해 무리에서 사회로 도약한 이야기
윌리엄 폰 히펠 지음, 김정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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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선을 앞두고 정치세력 간의 이합집산의 모습을 본다. 정치 지향은 물론 지연, 학연, 혈연과 출신 집단에 따른.이런 선택과 집중의 모습은 정치 집단 뿐만 아니라 개인과 인종에게도 나타난다. 인간은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인류 역사는 개인과 국가집단이 그때의 상황에 따른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을 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봄에 우리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할 것이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근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인류는 자연과 현상을 관찰한 결과 유전과 진화라는 개념을 정립할 수 있었다. 거대 동물에 비해 왜소한 체형을 가진 인간이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에서 윌리엄 폰 히펠의 신간 '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이 출발하는 것 같다. 동물의 왕국 다큐를 자세히 살펴보면 동물들도 무리의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보다 더 긴밀하고 촘촘한 관계를 형성하고 다른 집단과의 경쟁과 전쟁에서 우위를 점한다. 이것의 바탕이 되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친화력'이다. 이 친화력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껴서 혼인을 하는 것은 물론 사회, 종교, 국가공동체까지 그 규모가 확장된다. 인류는 저마다 거주하는 지역에서 혹독한 자연 환경과 외적 등의 변수를 극복해 나가며 성장을 해왔다. 


저자는 기존의 진화에 대한 설명에 더해 초기 인류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는 식욕과 생식욕을 갖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아간다. 현세 인류가 동물들과 달랐던 점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똘똘 뭉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코끼리와 개코 원숭이를 비교한다. 동물 가운데 코끼리는 친화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다. 반면 개코 원숭이 무리는 이기적인 유전자로 똘똘 뭉쳐 있어 보인다. 


만약 코끼리가 두 손과 도구를 이용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또한 두 손의 자유를 누리면서 도구를 만들고,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그렇고 보니 인간만이 예술 활동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 또한 마찬가지이다. 친화력이란 능력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도무지 시작과 발전을 이뤄낼 수 없는 영역들이다. 동물과 비교되는 인간만의 능력이다. 


금년 3월의 대선 또한 어떤 후보가 친화력을 보일 수 있는가 하는 것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급조된 가식적인 친화력이 아닌 수십 년의 인생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친화력이어야 한다. 책의 부제처럼 우리나라가 협력을 통해서 '이기적인' 무리의 수준에서 벗어나 '함께 하는' 사회로 도약하길 소망한다. 


*** ***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조상들이 못된 짓을 저질렀을 때는 정말이지 결과를 피할 길이 없었다. 소문 때문에 언제나 평판에 발목이 잡혔다. 이와 달리 도시에서는 상냥하고 의심 없는 사람들을 등친 뒤 본모습이 들통나기 전에 이동하기가 쉽다. 오늘날에는 주거지와 직업을 자주 옮기므로 반사회성 인격 장애자가 평생 소문을 피해 살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이 문제가 소셜 미디어와 정면으로 맞부딪히고 있다. 소셜 미디어가 우리를 조상들처럼 서로 긴밀히 연결된 삶으로 되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20p)


이런 결과로 보건대 이미 1990년대 초기에 최고 경영자 대다수가 개코원숭이였다. 자원을 대부분 독차지하려는 경쟁에서 그렇듯, 최고 경영자도 집단이 아닌 제 잇속을 지향했다. 이런 결과는 집단을 희생양 삼아 이익을 챙기려는 개코원숭이 지도자들의 욕망에 끝이 없다는 실상을 드러낸다. (2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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