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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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단숨에 읽히지만, 울림이 없다. 캐릭터에 대한 위화감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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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엔젤 - 스탈린의 비밀노트,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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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소설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이른바 '팩션(faction)' 장르에 속한다.
'팩션(faction)'은 '사실(fact)'과 '허구(fiction)'의 합성어로써,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허구적인 상상력을 보태어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소설의 한 갈래이다.

이 용어는 1960년대 미국 작가인 '트루먼 캐포티'(Truman Capote)가 쓴
'In Cold Blood'(1965)를 설명하면서 생겨났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59년 미국 캔자스 주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는 내용인데,
캐포티는 이 사건의 사실을 충실히 기록할 뿐 아니라 범인들과 대화를 녹음한 내용에서 유추하여
그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자신의 상상력을 가미하여 재창조하였고, 그는 자신의 창작품을
논픽션 소설(non-fiction novel)이라 불렀고, 이것이 마치 새로운 형태의 소설처럼 독자들에게
받아 들여졌다고 한다.
 
'팩션' 장르가 문학, 예술 분야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이 장르는 대개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실이나 인물을 소재로 삼기 때문에 일단 일반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과 흥미로운 소재에 작가의 상상력을 보태어 극적으로 재구성하였으므로
정통 역사 소설에 비해 훨씬 더 흥미진진하게 독자에게 다가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의 시작은 이러하다.
레닌에 이어 구 소련의 공산주의 혁명을 완성한 '스탈린'을 평생 연구해온 역사학자 플루크 켈소는
러시아 학회 모임에 참석하여 우연히 '파푸 라파바'라는 노인을 만난다.
스탈린의 임종을 지켰다고 주장하는 이 노인은 스탈린이 마지막까지 숨긴 비밀 노트에 대해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를 남긴 채 사라지고, 이 이야기에 흥미를 갖게 된 켈소는 그를 찾아 헤매지만
노인은 끔찍한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이후, 노인이 딸에게 단서를 남겼다는 것을 알게 된 켈소는
우여곡절 끝에 스탈린의 노트를 발견하고, 이 노트에 감춰진 엄청난 음모를 풀기 위하여
모든 증거가 가리키는 백해(白海)의 항구도시 '아크엔젤'로 향한다.

이 소설은 '팩션'의 공식에 충실하면서도 '스릴러'적인 요소가 풍부하여 만만치 않는 분량이지만,
시종 긴장감을 유지하며 흥미롭게 읽힌다.
또한, '스탈린'이라는 희대의 철권통치자를 전면에 내세워 '이성의 광기'가 지배했던 한 시대의 단면을
냉철한 시선으로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스탈린은 강력한 경쟁자들을 모두 제압하고 끝내, 승리의 정점에 선 탁월한 정치 전략가이자
최고 권력자가 된 이후 한 차례의 위기도 없이 자기 의지를 관철한 전제 권력자였다.
30년 동안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권력을 휘두르고 공포를 일상화하여 모든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 무시무시한 공포의 조직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젊은 시절의 그는 사제 수업을 받은 신학생이었고 빼어난 시인이었고,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자신을 철저하게 통제한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혁명가였다고 한다.
또한, 스탈린은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독서광이었고,
노력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갖고 있었다고도 한다. 

이 책 속에 그려진 스탈린은 어떤 모습일까?
탁월한 저널리스트 출신 로버트 해리스는 기록만 되었을 뿐 미스터리로 알려진 스탈린의 죽음을,
역사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탁월한 상상력을 결합하여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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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부츠
사와무라 린 지음, 김소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가타부츠(カタブツ)'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사람 또는 착실하고 품행이 바른 사람'
이라는 뜻 이라고 한다. 이 소설은 이러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연작 단편집이다.
이들이 처해 있는 현실적 상황과 경험하는 구체적인 사건은 제각각 다르지만,
6편의 이야기를 모두 읽고 책을 덮는 순간 '가타부츠'에 대한 구체적인 형상이 잡히는 듯하다.
내가 느낀 그들은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 있어 악의가 없는 선한 성품을 가진 사람'이다.

이미 짝이 있는 두 남녀 '가타부츠'에게 어느 날, 운명과도 같은 '사랑'이 찾아온다.
누구도 불행해지길 원하지 않는 이 두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작품은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금기시하는 지극히 일본적인 사고방식을 극대화한 듯하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바라보는 작가의 의도가 단순히 인물을 묘사하기 위한 수단에 머물렀다면
'범작'이고, 일본인들의 정신구조에 대한 신랄한 풍자라면 '수작'이라 평가할 수 있다.  

모든 게 제멋대로에 사고투성이인 쌍둥이 여동생을 따뜻하게 돌봐 주는 '가타부츠' 사내는
여자친구와 여동생 사이에서 원하지 않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소설의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제목만으로 주인공의 심정이 절절하게 이해가 되는
'주머니 속의 캥거루'는 정말 잘 지은 제목이다.

3년 전 이틀간의 행적에 대한 기억이 없는 '가타부츠' 사내는
여자친구의 집으로 인사를 가는 도중 우연히 들른 바닷가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그런데, 3년 전 기억을 상실한 바로 그 날, 이 곳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는 말을 듣게 된다.
분명 그 곳은 한 번도 온 적이 없는 곳인데 낯 익은 풍경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혼란스럽고 불안하다.
수록작품 중 가장 미스터리 장르에 가깝고, 깔끔하게 잘 마무리한 좋은 단편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정형적인 '가타부츠'는 '무언의 전화 저편'에 등장하는 '다루미 간토'이다.
우연히 발생한 살인사건에 연루된 그에게 주위의 엄청난 비난이 쏟아진다.
이 사건에 대한 자세한 전말을 따지는 친구에게 그는
"나는 양심에 꺼릴 만한 일은 하지 조금도 하지 않았어"라고 꿋꿋이 말하지만,
매일 새벽 3시 8분이면 어김없이 걸려 오는 '말이 없는 전화'에 괴로워한다.
그를 좋아하는 친구는 그 날 '다루미'에겐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전화로 그를 괴롭히는 사람은 누구인지를 캐기 시작한다.

지은이 '사와무라 린'은 일본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가는 아니지만,
일본의 독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숨은 진주'라고 한다.
우주를 무대로 한 절대적 비폭력 사회에서 일어난 살인과 그것의 의미를 찾는 작품이라는
'리프레인'으로 데뷔하였고, SF와 판타지 장르의 몇 편의 작품이 있다고 한다.

이 작품집에 대하여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소박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싶어서 쓴 것입니다.
 써내려 가는 동안에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 자신이 성실한 사람들에게 성원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는지 점점 알 수 없게 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성실함'이 가진 특징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결과야 어쨌든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까지도 포함해서, 성실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경의를 담아
 여러분께 여섯 편의 이야기를 보내려 합니다"


이 작품집을 '일상의 미스터리' 장르에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순수하게 미스터리적 관점에서만 볼 때 미스터리의 강도는 국내에 이미 소개된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 비하면 다소 약한 편이다.
오히려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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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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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IMF사태의 삭풍이 전국을 휘몰아치던 1998년,
한 직장인이 저술한 책 1권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가정의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한국 남자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
즉, 나는 누구이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무엇을 이루었고,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IMF 위기 극복이라는 당시의 국가적 미션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작지 않는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이 책은 1999년 교보문고가 발표한 '전문가 100인이 선정한 90년대의 책 100선'에
선정되었고, 책의 저자는 이후 활발한 저술활동으로 몇 개의 후속작을 더 발표하고,
칼럼 기고와 강연활동을 병행하면서 인생의 행로가 회사원에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하는 변화경영전문가로 바뀌게 되었다.

초판 발간후 10년이 지나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다시 세상에 나왔지만,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인 '변화'는 개인이나 조직이나 막론하고 여전히 중요한 화두이다.
변화는 만물의 본질이지만, 인간은 생리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발성에서 기초한 변화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을 때 우리들은 불편해 한다.

저자는 모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단호하게 외친다.
'변해야 산다'는 무자비한 시대의 폭압 앞에 좌절하는 대신에
'변화할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생각의 프레임을 능동적으로 바꾸어야만
자기발전, 자기성취, 자기혁명을 통해 진정한 자기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먼저 자기 자신과 정직하게 대면하여 스스로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스스로의 묘비명을 써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끄집어 내고, 현재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인지를 냉정하게 진단해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욕망'과 '능력'을 결합시킴으로써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고,
동시에 잘 할 수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하여
이를 '1인 기업화'함으로써 진정으로 지식사회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개발서가 아니라,
기업에서 경영혁신 업무로 경력을 쌓아 온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경영혁신 전략, 마케팅, 서비스론, 기업 조직론과 리더쉽 등 경영 전반에 대하여,
저명한 미래학자나 경영학자에 뒤지지 않는 통찰력을 보여 주면서도
평이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대중적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 주는 역작이다.

이번 개정판에는 사진작가 '윤광준'의 사진이 책을 의미를 더해 주고,
말미에는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가 '나의 자기혁명 일기'라는 글을 통해, 열렬한 독자의 입장에서
다섯 번의 인생 분기점에서 이 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10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은 지금, 그 때 그 느낌은 분명 아니다. 
그 때에는 절실하게 와 닿지 않았던 부분들이 지금 더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예전엔 그냥 지나쳤지만, 지은이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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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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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소소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미스터리. 다양한 소재와 형식. 연작 추리 단편집의 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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