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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 윤광준 사진 / 을유문화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IMF사태의 삭풍이 전국을 휘몰아치던 1998년,
한 직장인이 저술한 책 1권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가정의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한국 남자의 자기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
즉, 나는 누구이고,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무엇을 이루었고, 이루려고 하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IMF 위기 극복이라는 당시의 국가적 미션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작지 않는 반향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이 책은 1999년 교보문고가 발표한 '전문가 100인이 선정한 90년대의 책 100선'에
선정되었고, 책의 저자는 이후 활발한 저술활동으로 몇 개의 후속작을 더 발표하고,
칼럼 기고와 강연활동을 병행하면서 인생의 행로가 회사원에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운영하는 변화경영전문가로 바뀌게 되었다.
초판 발간후 10년이 지나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다시 세상에 나왔지만,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인 '변화'는 개인이나 조직이나 막론하고 여전히 중요한 화두이다.
변화는 만물의 본질이지만, 인간은 생리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자발성에서 기초한 변화가 아니라 타의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을 때 우리들은 불편해 한다.
저자는 모든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단호하게 외친다.
'변해야 산다'는 무자비한 시대의 폭압 앞에 좌절하는 대신에
'변화할 수 있다'는 '설레임'으로 생각의 프레임을 능동적으로 바꾸어야만
자기발전, 자기성취, 자기혁명을 통해 진정한 자기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이다.
먼저 자기 자신과 정직하게 대면하여 스스로의 '욕망'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스스로의 묘비명을 써 보면서 자신의 '욕망'을 끄집어 내고, 현재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인지를 냉정하게 진단해 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욕망'과 '능력'을 결합시킴으로써 비로소, 사람들은 자신이 하고 싶고,
동시에 잘 할 수있는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하여
이를 '1인 기업화'함으로써 진정으로 지식사회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개발서가 아니라,
기업에서 경영혁신 업무로 경력을 쌓아 온 저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담아
경영혁신 전략, 마케팅, 서비스론, 기업 조직론과 리더쉽 등 경영 전반에 대하여,
저명한 미래학자나 경영학자에 뒤지지 않는 통찰력을 보여 주면서도
평이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는 대중적 글쓰기의 모범을 보여 주는 역작이다.
이번 개정판에는 사진작가 '윤광준'의 사진이 책을 의미를 더해 주고,
말미에는 '휴머니스트' 김학원 대표가 '나의 자기혁명 일기'라는 글을 통해, 열렬한 독자의 입장에서
다섯 번의 인생 분기점에서 이 책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10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은 지금, 그 때 그 느낌은 분명 아니다.
그 때에는 절실하게 와 닿지 않았던 부분들이 지금 더 절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예전엔 그냥 지나쳤지만, 지은이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눈에 보이기도 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