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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 이노베이션 -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남상진 옮김 / 북스넛 / 2008년 3월
평점 :
1등에게는 배울 것이 많다. 판매하는 제품 자체가 좋을 수도 있고 마케팅 기법이 선진화될 수도 있으며 전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였을 수도 있다.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는 부제를 단 <씽크 이노베이션>(2008, 북스넛)은 <1위의 패러다임>, <지식창조경영>등을 쓴 일본의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책으로, 일본에서 혁신을 일으킨 제품 13가지를 소개하면서 각 제품들에 담긴 이노베이터의 특징들과 배울 점을 말한다.
제1장 마침내 정상에 선 사람들부터 이상주의적 실용주의가 낳은 빅 히트, 대박으로 연결된 무대 생성 능력, 시장을 석권한 지식의 링크, 업계를 평정한 감정의 지식, 논리를 초월한 승부사의 감, 제7장 옳은 것을 추구하는 삶의 자세까지 각 항목마다 대표적인 2개 제품을 들었고, 마지막 제8장 성공의 본질은 앞 내용들의 종합편이다.
첫번째로 소개되는 마쓰다의 로드스타 편은 2006년 일본 올해의 자동차 수상작 발표회의 한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쓰다의 초경량 스포츠카인 로드스타가 '올해의 자동차상'을 수상하기까지, 개발을 주도한 히라이 도시히코와 기지마 다카오의 로드스타 개발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서술된다. 그런 다음 이들에게서 얻은 혁신 포인트와 마쓰다에게서 배울 점이 나온다.
이후에 소개되는 모든 제품들도 이처럼 개발 과정과 혁신 포인트, 배울 점의 순서로 서술된다. 혁신 포인트와 배울 점은 모두 공통적이고 반복되게 나타나는데, 분야는 다르지만 혁신의 본질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경제 경영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현재의 위치와 강점, 약점, 기회, 위협 등의 환경을 조사하여 앞으로의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석법들이 많이 나온다. BCG 매트릭스나 GE 매트릭스가 대표적이다. 이런 분석법을 통하면 아주 일반적인 제품에 대해서는 예상이 가능하지만, 책에서 다루는 것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들,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제품들에는 적용할 수가 없다.
물로 굽는 오븐인 샤프의 헤르시오를 개발한 이노우에 씨의 "기존의 상품을 개선하는 것이라면 고객의 요망을 반영하는 사용자 중심의 방법으로도 충분하겠죠. 그러나 방향을 180도 바꾸어 수요 창조형 상품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사고방식이 전혀 다른 기술을 사용한 기술지향적인 개발을 해야 합니다."라는 말처럼 혁신은 전혀 새로운 사고 방식이고, 그만큼 기존의 상식이나 보수적인 사람들과 맞서야 하는 일이 많다. 저자는 이노베이터들을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비유하여 곤란에 도전하는 사람의 불굴의 정신이라고 칭한다.
백 명의 평범한 사원보다는 한 명의 천재가 그 공동체의 운명을 이끌어나갈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CEO 또는 연구 개발 부서가 회사의 방향을 이끌어나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에서 예로 든 다양한 사례에서는 CEO의 의지도 있었으나 미들 매니지먼트 계층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위에서 말한 미국식 분석법을 신봉하는 경향 때문에 소니의 DNA가 약화되었다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이노베이션을 향한 시야와 능력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분야의 혁신 사례들의 개발 과정을 통해 개발 대상을 포착하는 넓은 시야, 거시와 미시의 통합이라는 유연함, 난관을 헤쳐나가는 끈기와 직관을 배울 수 있었다. 이를 바로 적용하려면 많은 생각과 응용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성공 사례들에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