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싱크! - 위대한 결단으로 이끄는 힘 Business Insight 2
마이클 르고 지음, 임옥희 옮김 / 리더스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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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공대를 나오고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직관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블링크보다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싱크 쪽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블링크 세대에 속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 순간적인 느낌과 감정으로 판단하는 블링크보다 비판적 사고를 통한 싱크를 중시하는 생각에는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저자의 엄청난 지식에 경탄한다.

하지만 블링크를 비판하는 관점이 ‘오직 변덕스러운 감성의 안경을 통해서만 세계를 바라보고 평가한다면, 만약 순간적인 판단과 본능을 현재를 헤쳐 나가는 지침으로 삼는다면, 만약 즉자성의 인력에 끌려 그것에 정착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우리는 사실 짐승이나 다를 바 없게 될 것이다’라는 구절처럼 너무 무시로 일관하기 때문에, 핏대를 올리고 침을 튀기며 논쟁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처럼 적이 민망하다. 게다가 자신의 책에서 그렇게 비판하는 ‘블링크’의 저자 사진을 수록한 것은 저급한 악취미로 보인다.

이 책은 일단 이해하려면 여러 번 읽어야 할 정도로 길고 난해한 문장이 많다. 가뜩이나 블링크에 익숙해져 있고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좀 짧고 쉽게 써야 하지 않았을까?
수많은 저자와 책의 구절을 인용하여 주제를 전개하기 때문에 폭과 깊이는 넓어졌지만 이야기가 질질 늘어지는 느낌도 받았다. 엄청난 지식이 기반이 되어 있지만, 효율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고나 할까.. 따라서 지식의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겠다.
더구나 초중반에는 미국에 한정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마음에 그리 와 닿지 않았다.
처음에 기대했던 것처럼 블링크가 아닌 싱크하는 법을 배우려면, 1부 ‘원인’과 2부 ‘영감’은 생략하고 3부 ‘해법’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본다.

요즘처럼 빨리 움직이고 바뀌는 세상에서,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받아들이는 정보를 해석하기에도 벅차다. 그 와중에서 올바른 정보를 선택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며 분명하게 생각하려는 의지를 가지며 감정과 직관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면, 수많은 블링크족,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현명한 삶을 살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생각하는 법에 대해서는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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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
박영숙 지음 / 알마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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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라는 책 제목을 읽고 처음 든 생각은
아이가 또래보다 꽤 빨리 한글을 떼고 책을 읽기 시작했나 보다,
그렇게 글을 떼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가 보다 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은 느리게 느리게,
인위적인 교육을 배제하고 아이가 마음으로 책에 다가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요즘은 어린이 도서관도 많이 생기고, 일반 도서관에도 유아실이 있어서
혼자 책을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들도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문턱이 많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유아실에 가 보면 추운 날씨에도 싸늘한 바닥,
분류가 별로 되지 않고 출판사나 연령별로 꽂혀 있는 책들,
조금만 떠들거나 장난치면 달려와서 조용히 시키는 직원들과 단속하는 엄마들,
도서 열람에만 충실하고 아주 간간이 비디오를 틀어주는 정도의 프로그램 운영이라서
차라리 집에서 마음 편히 책을 읽어주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인가. 내가 클 때만 해도 도서관이란 시험 공부를 하러 가는 독서실 수준이었던 것을.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님인 박영숙 님의 글을 읽다 보니
한없이 느리게 크면서도 다양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아이들이 참 부러웠다.
회사에 다니느라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딸아이가 안쓰러웠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을 믿어주고 엄마들에게서 보호한 ‘간장님’이 푸근하게 느껴졌다.
사실 아이 한둘만 낳아서 최고로 키우고자 하는 엄마들에게 맞서는 것은 여간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다. 이끌어준 간장님도, 따라온 엄마들도, 그 기대에 맞추어 잘 자라준 아이들도 있었기에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도서관이 물을 흠뻑 머금은 느티나무처럼 쑥쑥 컸으리라 생각한다.

자기 아이도 키우기 어려워하는 사람들 틈에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가지를 뻗고자 하는 느티나무도서관, 그 시원한 그늘 밑에서 달디단 낮잠을 자고 온 듯하다.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서 직접 가 보지는 못 하지만, 아이를 느리게 키울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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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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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비싸보이지도, 가치가 있어보이지도 않는 단지를 얻고자
한 마을의 사람들이 모두 단결하여,
따로 또 같이 바뀌는 모습들이 참으로 재미있다.
다크 가와 펜할로우 가의 사람들이 워낙 많은 데다가
그들이 서로 혼인 관계와 친척 관계로 얽혀 있어서
초반에는 이 사람들을 다 외워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 중에서 중요한 사람들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자연스레 머리에 남았고,
비중이 좀 적은 사람들은 약방의 감초처럼 뚜렷한 개성으로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단지를 차지하기 위한 조건에 결혼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나온다.
미혼인 사람도, 결혼하고 사별한 사람도, 첫날밤의 변절로 별거한 사람도,
첫눈에 반해서, 치밀한 실속적 계산에 따라, 상대에게서 무조건 뺏고 싶어서,
다양한 상대와 사랑을 시작하고 결실을 맺는다.
가장 마음이 따뜻했던 사랑은 낡은 책을 팔아 그토록 사랑하던 집을 구입하고,
결혼하는 대신 어린 고아를 키우며 살기로 정한 마가렛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화의 주인공이 빨간머리 앤인데
앤이 커서 마가렛이 된 것처럼 유머러스하면서 따뜻했다.
단지의 행방은 참 뜻밖이었지만 더 이상 해피엔드일 수 없는 결말이었고,
책을 덮으면서 많은 커플들의 따뜻하고 행복할 삶이 참으로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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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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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일에 압도되어서
한없이 게으르게 사는 호어스트 에버스의 모습은.
얇은 책에 들어있는 단편적인 삶의 양이 꽤 되는데
대부분 게으름과 졸음과 혼동과 상상과 우연과 트릭과 반복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 책은 저번에 읽었던 에프라임 키숀의 과장과 점층법보다는
한층 현실적이고 적당한 수준이어서 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그럴 듯한, 약간 과장된 일기를 읽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낄낄대기 쉬우므로
혼자 있을 때나 조용히 하지 않아도 될 때 읽어야 한다.

한 가지 단점은 책 날개의 안쪽에 있는 그의 사진인데,
머리가 벗겨진 데다 주름이 꽤 되는 웃는 모습의 저자가
계속 나를 보고 웃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책 말미에 나온 옮긴이의 말을 통해 호어스트 에버스에 대해 좀더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마음이 무거울 때, 많은 일에 지칠 때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책이 가벼운 만큼 마음도 가벼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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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춤을 춰요
이토 히로시 지음, 이영준 옮김 / 예림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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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딸아이가 올해부터 어린이집에 다닌다.
얼마전에는 나뭇잎에 관한 수업을 한다며
나뭇잎에 대한 이야기와 나뭇잎, 꽃을 눌러 말려서 가져오라고 한다.
가을 미술축제에 가 보니 눌러 말린 나뭇잎과 꽃으로 작품을 만들고
위에 은은한 한지를 대어 정말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그 작품에 아이가 한 일은 거의 없겠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나뭇잎과 낙엽에 대해 눈여겨 보게 되었다.

이 책은 낙엽,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닌 갈색의 보통 낙엽들을
오리고 붙이고 뚫고 이어서 여러 인물과 동물들, 사물이 어울린 작품을 만들어 놓았다.
길쭉하고 가장자리에 털이 숭숭 난 것, 노란 은행잎, 잎맥만 남은 것,
황토색, 갈색, 고동색 등 재료도 색깔도 다양하다.
‘조용한 겨울 숲속에서 모두모두 즐겁게 춤을 추어요’라는 글과 어울리게
모두모두 즐거운 표정들이다.

가을에 대해, 낙엽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서
이건 무엇일까 이야기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세밀하게 그린 사자나 호랑이, 다람쥐도 좋지만
생각할 여지가 남아있어서 더 좋다.
아이와 함께 낙엽으로 만들기를 해 보아도 좋을 밑그림 교본이 되었다.
봄에는 연초록 잎으로, 여름에는 짙은 녹색 잎으로,
가을에는 갈색 낙엽과 빨간 단풍, 노란 은행잎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서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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