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명랑'의 코드로 읽은 한국 사회 스케치
우석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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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우석훈, 그는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외국에서 지냈고,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정책분과 의장과 기술이전 분과 이사를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에서 은퇴하였다. 지금은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서부발전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늘 자신을 C급 경제학자로 소개하고 있다'고 책 날개 안쪽의 설명에서 이야기한다. 그가 쓴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저자에 대해 아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좀 길지만 옮겨와 보았다. 그리고 책머리에 더 자세한 그의 삶의 역사가 나와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그는 학교에서 공직으로, 고액 연봉 대신 가난한 자유를 선택하여 학교로 돌아왔다고 했다.
그의 글들 안에는 공직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 대한 단상, 그 위치에 올라야 볼 수 있는 사람과 사회의 현상, 더 넓고 더 깊고 더 열정적인 시선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전부 암울하다. 우연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서고 지금까지의 4년 반 동안 신문이나 잡지에 쓰였던 글들의 모음이기 때문에, 한 정권의 시작과 끝을 저자의 시각으로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 고공비행, 노무현 시대의 하늘을 날다에서는 노무현 정권을 토대로 하여 좌파와 우파, FTA와 진정성 등 사회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사실 인문학에 문외한이고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내게는 이해가 쉽지 않았다.
2부 인물열전, 동시대의 각양각색 스펙트럼, 3부 녹색환경, 우리가 꿈꾸는 세상?, 4부 세상단평, 21세기의 대한민국 스케치에서는 그 시선이 좀더 구체적인 인물 또는 사건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흥미로우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그가 높이 평가하는 박노자처럼 그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사실들까지 알게 되는 것은 다행이지만, 도대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없어 보이고, 워낙 근시안적인 정치가들과 정책들 때문에 울화가 치민다. 

저자는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말한다. 도저히 명랑할 수 없는 사회 현상들 앞에서 명랑해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판소리와 마당극에서 우리의 '가짜 아버지'를 다루는 방식이고, 그래서 그는 명랑한 좌파이다. 그의 말은 내게 꽤 어려웠으나, 그의 목소리가 더 힘을 얻어 좀더 사회가 명랑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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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 - MBC 여성시대 요리선생님 우영희의
우영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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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같은 재료로 음식을 해도 맛없게 되는 손이라서 지금껏 음식에 담을 쌓고 살았다. 요즘은 다행히도 밖에서 파는 음식이 워낙 많아서 돈만 있으면 먹지 못할 것이 없다. 그러나 위생이나 취향 같은 면들 때문에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음식 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이런저런 책들을 보고 있다.
그런 참에 만난 이 책, '라디오보다 쉬운 요리책'은 저자가 많이 본 사람이라서 반가웠고, 함께 주는 극세사 주방청소 장갑이 마음에 들었고, 고급스러운 사진과 설명에 반했다. 우영희 선생님은 EBS에서도 가끔 보았는데, 여타 요리 선생님들보다 패셔너블하고 젊으며 참 쉽게 음식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때로는 그런 점이 약간 부담스러웠지만 말이다.
 
책은 크게 여섯 부분, 즉 한국사람 매운국물, 담백한맛 한식반찬, 울엄마표 영양간식, 남성시대 영양요리, 솜씨만만 초대요리, 원기회복 효도밥상으로 나뉘어지고, 그 안에서 총 155가지 요리를 소개한다.
대부분의 요리는 큼직한 판형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고, 반은 완성 사진, 나머지 반은 재료와 과정, 과정 중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리 완성 사진마다 팁이 적혀 있어서 그것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완전 한식보다는 퓨전 한식 레스토랑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일품 요리들이 꽤 많아서,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는 잘 맞을 듯하다. 그리고 다른 책들에서 잘 볼 수 없던 요리들도 좀 많았다.
요즘 요리책들은 워낙 예쁘게 나와서, 요리 자체의 놓음새 외에도 적당한 그릇과 데커레이션까지 함께 배울 수 있다.
 
여전히 내게 요리는 멀고 먼 경지이다. 그러나 이 책 덕분에 조금은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가까이 두고 하나씩 익혀가며 부엌 생활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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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라 기담문학 고딕총서 8
기 드 모파상 지음, 최정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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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은 단편소설 형식의 완성자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어렸을 적 읽었던 세계문학전집의 모파상 편에는 아주 유명한 '목걸이'와 더불어 '쥘르 삼촌', '비곗덩어리' 등 인생의 씁쓸한 모습을 단편에도 효과적으로 담은 이야기들이 주로 담겨 있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모파상 단편선에도 주로 그와 같은 이야기들이 게재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모파상의 기괴 소설들을 모아서 실은 기담총서 <오를라>는 참 특색이 있다. 

작품을 알기 위해 우선 작가인 기 드 모파상을 알아보자. '오를라'의 앞표지를 넘기면 첫번째 면에 모파상의 사진과 생애, 작품 세계가 소개되어 있다. 그는 1850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에서 태어났고, 21세부터 플로베르에게 문학수업을 받으며 창작에 전념했다고 한다. 30세부터 '비곗덩어리'를 시작으로 '여자의 일생', '목걸이' 등 '파리 소시민들과 귀족들의 허위, 범속한 인간상을 간결한 문장과, 주관이 섞이지 않은 객관적 묘사로 그려내는 데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고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젊은 시절부터 신경질환이 있었고, 이 책에 실린 '오를라', '자살'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인간성 깊은 곳에 도사린 어두운 공포의 그림자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된다. 42세에 자살을 기도한 그는 이듬해인 1893년에 사망하였다. 그는 단편소설 약 300편, 기행문 3권, 시집 1권, 희곡 몇 편, 장편 소설 6편을 남겼다.

생각의나무 출판사의 기담문학 고딕총서 중 8번째 작품집인 <오를라>에는 '박제된 손', '오를라 (제1판)', '마드무아젤 코코트', '산장', '자살', '무덤', '에라클리위스 글로스 박사', '어린아이', '오를라 (제2판)' 등 아홉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각 이야기의 앞장마다 실려 있는 기이한 느낌의 그림들은 책의 내용으로 더 깊고 완전하게 빠져들도록 만든다. 
기담문학의 특징답게 죽음의 느낌이 싸늘하게 내려앉은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죽음과 광기를 다룬 이 글들은 지금껏 가지고 있었던 모파상의 느낌을 완전히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자살과 윤회, 살해와 실성, 미지의 존재 등 몸과 마음의 죽음은 생활 속에 무르녹아 있다. 익숙한 생활의 공간이 믿을 수 없고 무서운 공간으로 바뀜으로써, 원래 설정부터가 비현실적인 이야기보다 더욱 무서운 스티븐 킹의 이야기와도 느낌이 비슷하다. '오를라 (제2판)'은 제1판과 화자만 바뀐 형식이라서 굳이 또한번 읽을 필요가 없어 보인 점이 좀 아쉽다.  

뒤늦은 설명이지만 책 뒷표지 안쪽에 쓰인 '고딕문학'에 대한 설명으로 서평을 끝내고자 한다. '서양의 고딕문학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문학적 흐름의 집성이며, 당대의 뛰어난 소설가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성찰한 철학적 장이자 작가적 기량을 뽐낸 아름다운 강연장'이었으며, 찰스 디킨스, 엘리자베스 개츠킬, 에드거 앨런 포, 기 드 모파상, 니콜라이 고골, 도스토예프스키, 헨리 제임스, 이디스 워튼 등을 꼽고 있다. 근간으로 나올 예정인 셰리던 르 파누의 '카르밀라', 이디스 워튼의 '거울' 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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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
신성석 지음 / 에이지21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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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는 우편통신교육과 온라인 사이버 교육을 병행한다. 아주 다양한 분야의 과정이 개설되어 있고 교재도 자신의 취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에게는 인사고과 가점이 부여되고, 특히 우수한 사람에게는 부상과 추가 가점이 주어지기 때문에, 정해진 가점을 따기 위하여 일 년에 적어도 세 가지 정도의 교육을 수행한다.
반 의무적으로 바뀌다 보니 기계적으로 최소한의 성과만 받고 끝내는 사람도 있으니, 이로 인해 얻어지는 효과는 회사의 비용 부담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기회를 통해 책을 한 권이라도 읽게 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조금은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라와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하여 사원들에게 공부를 시키고 업무에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일 게다.

<성공한 리더는 독서가다>는 1부 Readers (성공을 읽는 사람), 2부 Leaders (성공을 이끄는 사람)로 나뉘고, 이는 김성열 과장의 성공기와 연계되어 있다. 한 팀의 팀원이었던 김 과장은 명확한 뜻이나 비전이 없이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었다. 우연히 본부장과 책에 대한 대화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책을 읽고 사람들과 나누고 서평을 쓰는 식으로 진정한 reader가 된다. 그처럼 발전하는 모습 덕분에 그는 신규전략사업팀이라는 신생 팀을 맡게 되고, 준비되지 않은 leader로서의 어려움과 책임과 권한도 모두 책에서 배울 수 있었다.
팀원부터 팀장까지, 또한 삐걱거리던 가정을 화목하게 만드는 것까지 독서의 역할은 아주 지대했으니, 팀원이었던 김과장의 모습은 나와 꼭 닮아서 더 공감이 되었다. 관리자가 아닌 대부분의 팀원은 대개 그런 식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발등에 떨어진 일들을 급급하게 하다 보면 어느새 한 달, 일 년이 훌쩍 가 버리니 말이다. 그런데 가정에서의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너무 고정적, 평면적이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는 사람이 꽤 눈에 띈다. 물론 무가지를 보는 사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창밖만 보는 사람, 영화를 보는 사람, 음악을 듣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적당한 밝기가 유지되고 흔들림이 적어서 그런지 지하철에서는 버스에서보다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하루에 30분의 자기계발 시간을 내기 어려운 바쁜 사람들에게, 출퇴근 시간은 꽤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일년 중 일주일의 휴가를 책들에 파묻혀 보내는 빌 게이츠 회장 정도는 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또는 강점과 약점에 관련되어 필요한 책들을 잘 선택하여 읽는다면, 분야별 멘토의 상담 없이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물어보고 또 물어봐도 지치지 않으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멘토는 책 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팀원인 사람 뿐만 아니라 팀장으로 진급하여 리더로서의 역할에 힘들어하는 팀장까지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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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기타오 요시타카 지음, 이정환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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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명은 우주 창조의 원칙에 순응하면서 세상의 진화와 향상을 실현시키는 데 있다. 이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일이라는 행위이며, 이는 인간 본래의 의무이다. 그리고 이런 사명을 수행한다는 관점에 바탕을 둔 자기실현이야말로 삶의 보람이다.

- 일본의 철학자 나카무라 덴푸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직장인 12년차인 내게 누가 그렇게 물어본다면, 뚜렷한 이유를 대지 못하고 슬며시 눈을 피할 것이다. 매일이 매일처럼 살아가면서 매너리즘에 푹 빠져 있기 때문이고, 변하려고 노력하다가 그 시도가 좌절되면서 꿈을 접은 지난날들이 새삼 떠오르기 때문이고, 그런 일들을 종합해 보면 나를 고용해준 회사에게 면구스러운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일은 단순하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질 수도 있고, 자기계발의 수단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어떤 방향으로 일을 선택하는가는 스스로의 몫이다.

'일'의 저자인 기타오 유스타카는 성공한 기업가로서 일의 의미와 필요성,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천명에 따르는 인간이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행복과 성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유교와 관련이 많은 가문에서 자라서인지, 천명이나 고전, 천직 등 고풍스러운 단어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저자의 이력을 보면 참 바쁘고도 충만하게 살아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도전을 통해 한걸음씩 성장하는 그의 모습이 참 대단해 보였다. 조그만 시련에도 굴복하는 대신 그는 시련을 발판으로 삼고 스스로 도전을 찾아가기도 했으니, 나처럼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반성의 기회가 된다.

1장부터 4장까지는 일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5장 '천명을 다하며 살아간다'에서는 일과 관련하여 좀더 인간적인 면을 이야기한다. 올해 58세이면 그렇게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그의 글에서는 오랜 삶을 살아온 달인의 향기가 풍긴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 수 있을까? 앞으로의 내 도전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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