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뇌짱, 몸짱으로 키우기 - 행복 성장 프로젝트
가로세로한의원 지음 / 예담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더 크게, 더 날씬하게, 더 똑똑하게.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라는 올림픽 구호를 연상시키는 이 말들은, <우리아이 뇌짱, 몸짱으로 키우기>에서 지향하는 아이들의 상태이다. 더 크고 날씬한 몸짱에다 똑똑한 뇌짱까지 된다면, 굳이 얼짱이 아니더라도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요즘 학교 앞을 가 보면 아주 뚱뚱한 아이들이 꽤 눈에 띄는가 하면 발육부진으로 보이는 아이들도 꽤 많다. 패스트푸드의 범람, 움직일 시간도 없는 과중한 학습, 컴퓨터 게임 등 우리 아이들을 뚱뚱하고 조숙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부모들을 더 조바심나게 만들고 있으니, 아이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안팎에서 시달림을 당할 수밖에 없다.
아이를 더 크게, 더 날씬하게, 더 똑똑하게 키우기 위해 책에서 제시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바른 것을 먹이고 바르게 생활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약이나 호르몬 주사에 의해 아이 키를 키우고, 비만 치료제나 굶기기를 통해 살을 빼게 하고, 두뇌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여서 머리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대신, 한의학의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는 말처럼, 키를 키우고 살을 찌지 않게 하고 머리가 좋아지게 하는 음식을 바르게 먹이라고 말한다. 키를 키우는 음식, 날씬하게 하는 음식, 머리를 좋게 하는 음식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음식으로 오염된 식단이 아닌 전통 한식의 재료, 조리법과 가까웠다.
또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 성장판을 자극하는 가벼운 운동, 내장 기능을 활성화하는 맨손체조 등 생활에서 가볍게 적용할 수 있는 항목들을 통해 건강한 아이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은 온 가족이 합심해서 해야 한다면서 가정의 역할을 많이 강조한다.

한의원 원장님들이 쓴 책이라서 한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한의학적인 내용보다는 뇌의 기능이라든가 호르몬의 역할, 성장판 등 서양의학에서 주로 쓰이는 내용들로 설명하고 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물론 사람의 몸이 동양이나 서양의학에 따라 다르지는 않겠지만, 간단한 지압이나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하는 음식 설명에만 국한하지 말고, 한의학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좀더 해 주었다면 더 특색있는 책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같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바른 식단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노력한다면, 외모만을 중시하는 현실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러니 온 가족이 함께 읽고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박완서 외 지음 / 작가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문학상 수상집에는 단편들이 주로 실려 있어서, 쉽게 읽히면서도 완성도가 뛰어나서 좋다. 장편소설을 읽기 버거워하는 기억력에다 여러 작가들의 감칠맛나는 작품들을 읽는 것은 여러 권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행복하다.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소설 2007>에는 여섯 편의 소설이 실려 있고, 여섯 편의 서평이 실려 있었다. 소설에는 70대의 박완서 선생님부터 20대의 김애란 씨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작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서문에 크게 실려 있듯 작가들의 소설을 시작하기 앞서서 평론가가 작가를 인터뷰한 글이 실려 있었고, 소설을 읽은 후에 바로 평론가의 소설 평론이 실려 있는 구성으로 진행이 되었다.

작가의 인터뷰 글에서는 작가의 가치관과 생각,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솔한 이야기들이 드러나 있어서, 작품에서 간접적으로 유추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작가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되었다. 전문적이거나 길다란 인터뷰가 아니라서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외국 소설가가 아닌 우리 소설가들 각자에 대해 이처럼 인터뷰가 실린 방식은 처음이라서 새로웠다.
여기 실린 소설들은 뒤에 딸린 평론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육체 문학, 분단 문학, 최상류층 삶의 넘침과 모자람, 서울, 2007, 당신들의 천국, 결핍된 욕망과 좌절된 꿈, 비루한 삶을 다룬다. 쓰레기집에서 살던 아이부터 최상류층까지 다양한 계층에다, 몽골의 이야기까지 장소도 넓다. 그만큼 다양한 우리들의 이야기가 소설에서 펼쳐진다.
소설이 끝나면 평론가의 평론이 바로 이어진다. 소설의 여운을 가라앉힐 새도 없이 평론을 읽다 보면, 내 안에서 무르익어야 할 생각들이 평론가의 생각에 눌려서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작가의 전작들과 비교하여 전반적인 문학사를 이야기하는 좋은 기회이므로, 나름대로 소설에 대해 음미하고 난 후 꼭 읽어보면 좋겠다.

후반부의 평론은 <틈새>, <강산무진>,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펭귄뉴스>, <자정의 픽션>, <타잔>이라는 여섯 권의 소설집에 관한 내용이었다. 평론은 어렵게만 생각되어서 손이 잘 가지 않는 분야였는데, 내가 읽었던 작품집의 느낌과 전문가의 느낌이 얼마나 다른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놓쳤었는지 점검할 수 있었다.
작가와 작품, 그간의 역사와 책 읽는 법을 알게 되어서 의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9-03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작가들을 한꺼번에 만나면서 전문가의 평론과 비교까지 할 수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단편집에서는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피하는 편이었는데 이 작품집은 꽤 좋은 느낌을 가지게 하는군요.
 
청소년 경제 수첩 양철북 청소년 교양 1
크리스티아네 오퍼만.한대희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는 아이들이 돈이나 경제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돈을 밝히는 모습은 애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어른들이 나무랐다. 일년에 한 번 세뱃돈을 받으면 엄마가 관리해 주겠다면서 약간의 과자값을 남기고 모두 가져가셨으니,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어느 집에서나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용돈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자라던 우리 어린 시절은 어느덧 지나고, 이제는 서점의 아이들 코너에 경제 관련 서적들이 늘어서고, 열두살에 부자가 되었느니 용돈을 제대로 쓰는 법에 관한 책들도 많이 나와 있다. ‘안빈낙도’에서 벗어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구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처럼 바뀐 세대를 위해 어른들도 경제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거시적, 미시적인 공부를 할 필요가 생겼다.

<청소년 경제 수첩>은 체계적으로 경제 현상을 가르쳐주는 방식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물을 법한 경제 현상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생산과 소비, 노동과 소득, 저축과 투자, 나라의 경제, 세계의 경제의 네 부분으로 나뉘어 각 장마다 20여가지의 경제 현상을 설명한다. 독일의 크리스티아네 오퍼만이 쓴 책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다시 쓴 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최근 경제현상을 많이 다루고 있으므로 실생활에 바로 적용이 되겠다.
경제라고 해서 돈과 상품이 오고가는 설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는 사회, 정치,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새만금 간척사업의 경제성을 설명하면서 환경을 이야기하고, 저축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면서 저축이 항상 미덕이기만 하지는 않다는 양면성을 이야기한다.
제목은 청소년 경제 수첩이지만 경제에 대해 어려워하는 어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기술되어 있으므로, 부의 증식을 위한 재테크에만 한정되어 경제를 생각하지 말고, 전체적인 경제의 대략적인 면을 보는 기회로 삼으면 될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한참 일본 소설이 많이 들어왔고 지금도 들어오고 있는 중에, 요즘은 ‘위화, 쑤퉁 등을 비롯해 류헝, 모옌, 차오원쉬안 등 여러 중국 소설가들의 작품이 들어온 조용한 중류(中流) 열풍’이라는 기사가 뜰 정도로 중국 소설도 꽤 눈에 띈다. 위화의 작품들 중에서 예전에 읽은 <허삼관 매혈기>는 생계를 위해 피를 파는 허삼관의 이야기였다. 웃어넘길 수 없는 삶의 신산함이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했던 기억이 난다.

중국인들이 아주 길하게 생각한다는 빨간색 표지를 넘겨 보니 저자인 위화의 사진과 이력이 실려 있다. 아주 수더분하게 생기셨다.
서문은 이번 한국어 개정판 서문, 1996년에 처음 펴낸 한국어판 서문, 1993년의 저자 서문 등 서문만 해도 세 편이 실려 있다. 각 편마다 시기와 대상이 달라서 서문을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있다.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을 보면 이 책의 원제는 활착(活着)이라고 했다. 사전을 찾아보니 활착은 농업 용어로서, 옮겨 심거나 접목한 식물이 서로 붙거나 뿌리를 내려서 삶, 또는 그런 일을 뜻한다. 사람의 인생도 식물의 한살이와 같아서 뿌리를 내리기까지가 참 어렵고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와 열매도 튼튼하게 자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활착은 한 사람의 역사에서 참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된다.
<인생>은 액자소설과 같은 형식이다. 시골을 돌아다니며 민요를 수집하는 ‘팔자 편한’ 직업을 가지게 된 나는 시골 길을 가다가, 밭갈이에 꾀를 피우는 늙은 소를 나무라던 ‘푸구이’라는 노인을 만난다. 소를 잠깐 쉬게 하면서 나무 그늘에 함께 앉은 나는 푸구이의 인생에 대한 길고 상세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나라만큼이나 격변이 많았던 중국의 근현대를 온몸으로 통과하는 푸구이 가족의 모습은, 개인의 힘없음과 더불어 이념의 폭력, 가족의 소중함을 누누히 이야기한다. 굶어죽을지라도 가족이 헤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업고 갔던 펑샤를 다시 데리고 오는 모습,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겨우 얻어온 쌀을 한줌 남에게 주고서 아까워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 딸을 출가시키고 나서 딸의 소식을 듣기 위해 성안에 간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 아이를 혼내고서 마음이 아파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아버지의 모습 등은 참 사실적이면서 감동적이었다.

푸구이, 자전, 펑샤, 유칭, 얼시, 쿠건 등의 낯선 이름들은 배경이 중국임을 끊임없이 환기시켰지만, 이들의 모습과 생활, 문화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와 정말 비슷해서 그만큼 친숙했다.
아흔이 넘은 우리 할머니가 일제 시대와 전쟁을 나던 때의 말씀을 하시던 중에, 일찍 남편을 여의고 많은 아이들을 키우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다면서 눈물을 보이신 적이 있다. 돌이켜 보면 그 많은 고생과 시련이 탈색되면서, 잘 견뎌온 당신이 대견스럽기도 한 마음에 한 줄기 눈물로 배어나오는 모양이었다.
나도 위화의 <인생>을 읽으면서 푸구이 노인의 끝없는 고난과 그 중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배려에 슬며시 눈물을 흘리게 되었으니, 내 눈물은 경험에서 우러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그들의 삶에 빠져들게 만든 위화의 문장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잃었으나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은 푸구이의 모습은, 소설에서만 존재할지도 모르겠으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2시간에 걸쳐 한 사람의 인생을 죽 지켜본 듯한 기분좋은 피곤함으로 책을 덮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 풍경들
김원일 지음 / 작가 / 200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작품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뿐만 아니라 작품이 쓰여지던 시대의 상황과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말한다고 하지만, 단편적인 독자의 눈으로는 한단계 필터를 거치고 소설적 상상이 들어간 작품 안에서 작가의 숨결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작품이 아니라 작가의 육성이 고스란히 들어간 이런 책이 반갑게 다가온다.
김원일 선생님은 느낌표 추천도서로도 유명해진 ‘마당 깊은 집’에서 한국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을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세세한 묘사와 더불어 시절의 간난함을 느끼게 해 준 묘사는, 그의 삶이 바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처럼 생명력이 있었음을 다시 알게 되었다.

‘기억의 풍경들’의 초반은 뚜렷한 경향이 없이 날씨 이야기도 나왔다가 정치 이야기도 나왔다가 여자 이야기도 나오고, 제목에 충실하게 그의 기억 속의 풍경들을 이야기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들도 상당하고 세대 차이도 조금은 느껴진다. 접속사가 거의 들어가지 않은 건조한 문장 때문에 말이 턱턱 막히는 듯도 하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은 후반부, 그의 생애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면서부터 슬슬 사라지기 시작한다. 아버지가 좌익으로 사상운동을 하다가 한국전쟁 이후 단신월북하고, 어머니와 4남매는 가난으로 어렵게 살아갔다. 고학으로 학업을 마쳐야 했고 건강도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작가의 삶은 이념과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고 토로하도록 만들었으니, 그런 주제의 편향성을 아쉬워할 수 없었다. 쓰고 싶어서가 아니라 써야만 하기 때문에 쓰는 사람들이 바로 작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그의 작품과 연계하여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40여년의 문학 생활을 조용히 돌아보는, 일종의 짧은 자서전이 된 듯하다. 전쟁과 빈곤 외에 장애와 그림까지,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인 사랑보다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가벼운 내용과 여성적인 필체를 선호하는 요즘 사람들에게는 잘 읽히지 않을 수도 있음이 아쉽다.

예순을 넘긴 작가의 음성은 차분하고 낮았으며 깊이가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김원일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