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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
아루카 나츠키.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미국은 1776년에 건국한 이래로 역사가 230여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세계에 막강한 지배력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관련되어 한국전쟁으로 강화되고 지금까지도 주한미군과 전시 작전권으로 깊숙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의 영원한 우방으로 인식되고 있는 미국, 그 역사에 대해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미국의 역사>(2008, 아루가 나츠키 · 유이 다이자부로 지음, 삼양미디어 펴냄)으로 알아보자.
이 책은 학교다닐 때의 역사 교과서처럼 시대별로 모든 항목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항목을 나누어 그 항목마다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조금 시각을 넓힌 미시사들의 모음이라고나 할까. 기존의 정치, 경제 중심이 아니라, 1960년대 이후에 미국에서 진행된 '새로운 사회사'의 경향을 반영하여 인종과 민족, 성, 환경 등이 하나의 테마를 차지하는 특징이 있다.
서문에서는 미국 역사 훑어보기라는 제목 하에 1600년대의 식민지 시대에서부터 현재의 세기 전환기까지 큰 사건들을 중심으로 구간을 나누어 통사적인 설명을 진행하고 있다. 의미 있는 사건에는 본문의 15가지 테마 중에서 해당되는 것의 번호를 괄호 안에 적음으로써 깊이 있는 참조가 가능하도록 해 두었다. 통사를 전체적인 옷감으로 본다면, 각 테마는 씨실로 작용하고, 그 테마 안에서의 역사는 날실로 작용한다는 것이며, 이 책을 효과적으로 읽어나가는 설명서와도 같다.
본문은 크게 3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공간과 경제, 노동을, 2부에서는 '각양각색의 미국인'으로 원주민, 유럽인, 이민, 흑인, 라티노, 히스패닉, 아시아계, 여성의 역사를 다룬다. 3부는 국민통합 제도와 문화라는 제목으로 자유, 복지, 민주주의, 종교와 대중문화를 다룬다.
일본에서 각 분야의 저명한 연구자들에게 집필을 요청해 만든 책으로, 2003년도 판이라서 약간은 최근 경향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도 있으나, 200여 년의 역사에서 5년은 그리 큰 비중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정치, 경제 외에 문화사들이 흥미롭게 읽혔는데, 특히 미국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2부가 가장 흥미로웠다. 출산율 저하로 인해 인구 감소의 위험을 안은 많은 선진국과는 다르게, 미국은 불법이든 합법이든 이민자들의 유입과 왕성한 출산으로 앞으로도 인구가 증가하고 젊은 노동력이 충원될 보장을 얻은 아메리칸 드림의 실현지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테마로도 몇 권의 책이 나올 수 있는 큰 주제인데, 테마를 씨실로 시대를 날실로 배열해서 좀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설명이 가능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양한 테마의 미국 역사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