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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헌트 - 링컨 대통령 암살범 추적, 그 처절했던 12일간의 기록
제임스 L. 스완슨 외 지음 / 행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1865년 4월, 남북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러 리 장군이 투항하고 리치먼드가 함락되는 등 북군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기쁨의 연설을 한다. 4월 14일, 영부인 메리 링컨과 함께 연극을 관람하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존 윌크스 부스가 뒤에서 쏜 총을 맞아 암살된다. 존 윌크스 부스는 대통령 전용석에서 아래로 뛰어내려 버지니아 주의 모토인 "식 셈페르 튀라니스 (독재자의 말로를 보라!)"와 "남부는 원수를 갚았다!"를 우레처럼 외치고 준비해둔 말을 타고 도주했다.
그리고 나서 버지니아주 개릿 농장에서 존 윌크스 부스가 사살되기까지의 12일은 전쟁 중의 혼란과 연방주의자, 분리주의자의 갈등 사이에서 모호하게 남아있었다. <맨헌트>(2008, 제임스L. 스완슨 지음, 행간 펴냄)는 당대의 인기 배우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미남이었던 부스가 모든 것을 버리고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암살하게 된 계기와 도주 과정, 그 이후까지 자세하게 담았다.
여전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인상 깊은 구절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노예 해방으로 변함없는 명예를 누리고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부연합 사람들에게는 적이었을 뿐이다. 그 전해 겨울에도 대통령을 납치하고자 계획했다가 실패했던 부스는, 남부연합에 대한 대의로 자신을 순교하기로 결정하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극장에서 대통령을 쏘고 말을 타고 탈출하고 데이비드 헤럴드와 동행하며 남쪽으로 탈출하는 그의 여정은 어느 정도 성공하는 듯했다. 타고난 위엄과 카리스마, 배우로서의 끼와 신념은 그를 지탱했으나 부상과 피로 때문에 결국 창고에 갇히고 보스턴 코벳의 총에 사살된다.
이 진행 과정은 그에 참여했던 이들의 생생한 육성으로 거의 사실에 근접하게 그려져서, 숨가쁜 탈출과 추적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부스의 행동은 지탄받을 만했으나 어쩌면 그의 의도가 이해되는 것은, 당시 미국의 남과 북이 거의 다른 나라처럼 나뉘어서 전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좀더 극단적으로 확대한다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열사와도 비슷하지 않을까? <맨헌트>를 통해 부스의 여정을 함께 하면서, 부스의 반영웅적 모습에 너무 동화되었나 보다.
부스가 링컨 대통령을 암살한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지 말고 당시의 상황과 배경까지 함께 본다면, 에이브러햄 링컨과 존 윌크스 부스, 이들은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영웅과 반영웅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