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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빠와 여행을 떠났냐고 묻는다면
안드라 왓킨스 지음, 신승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이 집에 도착은 했는데
쉽게 집어들어지지가 않더라.
가족과의 화해.
아버지에 대한 이해.
가 쏟아지며
내 죄책감을 들쑤시게 되면 어쩌나.
겁이 나드라.
미루고 미루다가 발작적으로 집어들고 읽기 시작했는데 ...
의외로 읽기는 굉장히 쉽게 읽었다.
해프닝성 로드무비 같은 느낌도 있고.
" 45세의 작가인 딸이 자신의 신간 홍보 차
714킬로미터의 나체즈 길을 걷기로 하고,
아빠에게 그 일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그래서, 그들은 34일간의 여정을 함께 한다."
라는 이야기다.
형식상 두 부분으로 나뉜다.
딸이 자신의 여정과 그 위에서 되살린 추억, 감상 등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파트와
아버지의 목소리로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는 파트이다.
아버지의 파트는 여행을 함께하며
혹은 함께 살아오면 들었던 이야기를 작가인 딸이
옮기거나 재구성, 혹은 약간의 추측을 가미하였다고.
그러니까 이 책을 위해 작정하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은 것 같다.
자연스러운 듯도 싶으면서, 나체즈 길의 여정에서 어떤 생각들을 했는지가 적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리고, 수사가 화려한 문장들은 작가인 딸의 손을 거치지 않았을까 싶어지며
좀 가식적으로 읽히기도 하고...
내용으로는
여정을 함께하는 아버지와의 일 뿐 아니라
나체즈 길을 걷는 작가의 개인적인 감상, 그리고 작품의 주인공, 이 길을 걸었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또 하나의 축을 이루었다.
사실 아버지와의 이야기를 제외하면 좀 사족같아
대충 대충 넘겼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메리웨더 루이스, 윌리엄 클라크가 뭐하는 사람들인지 모른다.
그들에게 나체즈 길이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
현재의 사람들에게 나체즈 길이 어떤 존재인지 모른다.
그저 조금씩 짐작할 밖에.
역사 속의 인물들이였고
그들의 삶에 중요한 순간에 이 길을 지났으나
지금은 관리되지 않는 거친 도로인가 보다. 라고.
아마도 이정도의 짐작으로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으니 작가도 그 정도의 언급으로 넘어갔겠지.
하지만, 조금 아쉬운 건 사실.
편집부에서 약간의 주를 달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하나 더 아쉬운 건.
후일담 같은 것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긴 길을 함께하고
작가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그 길을 걷기 전보다는 조금 더 편하게
전화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좀 덜 불편해졌을까?
그래서,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됐을까?
아니면 힘든 시간을 함께 하고
해냈다는 기쁨에 동지애적인 유대감이 폭발했던 건
그 순간일 뿐이였을까?
성인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은 확연히 줄어든다.
특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건
거의 사라지기까지 한다.
이런저런 안부를 나눈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서로 모르는 시간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어가기도 한다.
......
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대해 여행길에서 비로소 명확하게 알게된 장면에서
울컥했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의 상황은
직접 눈으로 보면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싶어져서....
작가는 긴 여행을 떠날 필요는 없다고...
지금 전화를 하고 짧은 산책을 나서고,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이야기한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