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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 궁궐부터 저잣거리까지, 조선 구석구석을 우려낸 음식들 속 27가지 조선사,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송영심 지음 / 팜파스 / 2017년 9월
평점 :
1. 일러스트가 마음에 든다. 화려하진 않지만 맛깔나는 우리네 음식의 분위기를 잘 살린 듯해 이 책에 맞춤한 그림이다.
영수라는 일러스트 작가분이 그리셨는데 마침 블로그가 있길래 주소를 걸어둔다.
http://blog.naver.com/fizzjang
2. 재미면에서는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주막에서 주고받는 조선 음식에 관한 야사라고 해서 조금 더 이야기책 같은 구조를 기대하고 있었다.
조선판 식객정도?
하지만, 읽다보니 없는 이야기를 지을 수도 없고 음식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그리 흔할까 싶기도 하더라.
쉽지 않은 주제로 엮여 나온 가치는 충분한 듯.
3. 27가지의 음식을 5가지 주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정치사와 함께 설명하는 - 조랭이 떡국, 숙주나물, 젓갈, 인절미, 전복구이, 간장 게장, 탕평채
시대에 만들어낸 - 북어, 마른오징어, 간고등어, 굴비,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고구마, 감자, 자장면
생활사가 들어나는 - 설렁탕, 개장국, 세시 음식, 삼계탕, 팥 시루떡, 동지 팥죽
신분에 따른 삶이 스며든 - 타락죽, 신선로, 유밀과, 반갓집 곰탕, 장터 국밥, 곱창, 순대, 빈대떡
향토사가 요리한 음식 - 평양 냉면, 함흥 냉면, 동래 파전, 전주 비빔밥, 콩나물 국밥, 순창 고추장, 해주 승기악탕
배고프다 - -;;;
4. 나머지는 한번쯤은 들어봤던 음식이고 먹어도 본 것들인데 해주 승기악탕이 아주 낯설어서 궁금했다.
대략 도미찜이라고 이해하면 되는 건가 싶은데 이 음식이 나오게 된 유래가 흐뭇하다.
의주의 백성들이 야인들에게 괴롭힘에서 구해주고자 허종이 당도하자 반기는 마음에 만들어 올렸는데
없던 음식이라 기생과 음악을 능가하는 탕이라는 뜻으로 승기악탕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을 표하는데 맛난 음식만큼 적합한 것이 있을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사와 함께 소개된 음식들은 대부분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씁쓸하다.
목을 조르는 모양이라는 조랭이 떡이라거나 배신자를 빗대는 숙주나물, 인간 젓갈, 독이 들어간 전복구이...
조선팔도 최고의 만나 것이 모여드는 궁궐의 음식 이야기는 왜 이리 살벌한지.
5. 생물학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이어가게 하는 필수적인 것이 음식이기도 하지만
사회관계라는 측면에서도 음식이야말로 사람들과 어울릴 때 빠질 수 없는 매개체가 아닐까 싶다.
음식과 관련 사람들의 이름이나 시기 등을 외워두기에는 어렵겠지만
대략적인 이야기들이라도 익혀두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자리에서
아는 척하며 식탁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이야기꺼리를 읽어두게 되어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