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중년이 된다 - ‘내 마음 같지 않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무레 요코 지음, 부윤아 옮김 / 탐나는책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1. 책이 이쁘다. 다양한 꽃과 풀 일러스트가 미색 바탕에 튀지않는 색으로 우아하게 배치되어있다.

   챕터마다 제목을 세로 쓰기로 배치 놓고 그 밑으로 작은 꽃과 풀 일러스트가 부드러운 녹색으로 들어가 있다.

   각 챕터마다 들어간 그림이 모두 다르다. 마치 단정하게 빗은 머리에 새침하게 꽃혀있는 꽃삔을 보는 기분이다.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여 편집된 것이 느껴져서 좋다. 디자인 그룹명도 이쁘다. 별을 잡는 그물이라고.

   출판사 이름처럼 만듬새만으로도 탐나는 책이다.   


2. 무레 요코의 작품들 카모메 식당, 빵과 스프... 를 떠올리며 우아한, 이야기가 펼쳐지겠구나. 예상했는데.

    이 아줌마 넘 웃기다. 


[...... 어제까지는 아줌마였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영감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벌레가 된 상황과 비교한다면 어느 쪽이 나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날 아침의 충격을 떠올리면 그런대로 벌레 쪽이 나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벌레가 되었다면 문학이 되지만, 아줌마가 영감이 되면 그것은 코미디다.]


왠지 영감마냥 부스스한 모습으로 거실에 멍 때리고 앉아 중얼거리며 투덜거리는 아줌마의 모습이 떠올라서 빵 터져버렸다.

우아하며, 관조적이고, 잔잔한 호수의 물과 같은 작품과 다른 느낌이 너무너무 친근하게 다가왔다.


3. 사연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은

무레 요코님은 20살이 되던 해, 부모님이 이혼하며 아버지와는 연락이 끊어지고

어머니와는 필요한 연락을 나눌 뿐 4,5년째 만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나름 홀가분하겠구나 싶었지만...

본가의 빛을 갚는 일을 거부하지는 않고 끌어안고 있고, 어머니는 요코씨와 일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해서

피해가 될 요구를 하는 돌발적인 행동을 했었다고 한다.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관조적인, 한걸음 물러난 관찰자의 시선들은 개인적인 삶에서 오는 거였을까?

세상에서 제일 내 맘처럼 하기 어려운 상대가 가족이니까.

건강한 몸이 아니라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게 배로 힘든 갱년기라는 시간을 천천히, 잘 지나시길 빌어본다.


4.  이 에세이를 쓸 때의 나이가 대략 50대 언저리였던 것 같은데, 나와 시간 텀이 꽤 나는데...

어쩜 이리 에피소드 하나하나 공감이 가는지. 나는 조금 더 빨리 노화되고 있나보다.

무레 요코님의 말대로라면 나를 너무 버려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챕터마다마다 뜨끔뜨끔 하여 마음이 벌집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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