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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무자비한 여왕
코가라시 와온 지음, 양지윤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5월
평점 :
원발성 조상종. 몸속에서 식물의 주성분인 셀룰로스가 생성되는 병. 담쟁이덩굴과 가시나무가 내장이나 혈관에 섞인 채 뻗어나가는 모습과 비슷하게 상상하면 된다. 고 설명하는
작중 여왕님의 병이다.
검색해봐도 이 책외에는 나오는 게 없는 걸 보면
극을 위해 만들어낸 병인가 싶다.
온통 식물로 채워져버린 작품이다.
주인공 하토는 식물이 아닌 단백질을 먹기 위해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은 건강염려증의 엄마 덕에 식물로 가득 차 있고 식물로 구성된 토끼밥만 먹을 수 있다.
여왕님의 병실도 식물들이 가득하고
여왕님이 해보고 싶은 일은 병원 창으로 보이는 식물원에 가는 거다.
그리고 여왕님의 몸속에는 식물이 자란다.
3개월마다 수술을 받아야하는 불치의 병을 끌어 안고 있지만 여왕님은
씩씩하고 똑똑하고 하고자 하는 일과 이유가 분명하다.
"할 수 없는 이유 백가지는 하려는 의지 한가지와 비교하면 삶에서 산들바람 정도밖에 안 돼."
누구보다 할 수 없는 이유를 가진 여왕님의 말이라서 더, 힘이 실린다.
"세상에 이렇게나 많은 인생이 존재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 한두 가지 정도는 이 혼잡한 틈을 타서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렇다고 스스로가 특별하다는 자만에 빠져있지도 않다.
수많은 인생 중 하나일 뿐이라고, 그래서 더 스스로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여왕님이 말씀하신다.
"잡초라는 이름의 풀은 존재하지 않아."
여왕님의 힘은 하토에게 전달된다.
무자비한 여왕님이 무너지는 한순간도 있었지만
내내 여왕님의 품격을 놓치지 않았던 이야기.
중2중이한 분위기와
좀 오바 아니야? 싶은 설정들이 있기는 하지만
여왕님의 매력으로 충분히 무시해줄 수 있다.
사실 여왕님이 중이함과 오바설정의 근원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애초에 여왕님은 하토의 무엇이 마음에 들어왔던 걸까?
언제?
결심을 주저하지 않을 만큼의 애정이라니.
애초에 시작이 끝을 결심한 후 힘을 나눌 헌사상대로 하토를 선택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까 이건,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여왕님에 대한 헌사 인거다.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