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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는 짝사랑 ㅣ 쉬는시간 청소년 시선 2
신지영 지음 / 쉬는시간 / 2023년 9월
평점 :
성인이 쓰는 동시와 청소년시에 대해 종종 생각하곤 한다.
과연 진짜인가...
과거의 나를 되새겨 쓰는 것
혹은 관찰해서 쓰는 것
지금 청소년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살인을 해봐야 살인범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라고
생각해봤지만
그래도 왠지 시는, 내 이야기여야 할 것 같은데 ...
결국 내 안의 청소년이 이야기해야 할텐데
자기 안의 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쓰는 거 겠지.
그리고, 내 안의 아이에게 말을 거는 거겠지.
[자라는 것을 잘라서
살아가게 하는 것
나도 자라면서
어딘가 잘려 나가고 있는 걸까?]
p.25 손톱 중
무엇을 잘려가며 살아가고 있느냐고 물어본다.
그래서 살아지더냐고
담벼락 밑에 숨죽이고 있는 녹지 않은 검은 눈
쓰레기를 뒤지는 길고양이
죽은 친구가 달리는 거리를 하이바 하나 쓰고 달리는 너
괴롭힘을 외면하는 흔한 소녀
[너도 내가 궁금하니?
우리는 서로 궁금해해야 해
그것만이 세상에서 우리를 지켜내는 일이니까]
p.38 안부 중
애써 눈을 돌려 안부를 묻는다.
너를 보고 있다고 잊지 않았다고
그런데 이 안부가
그들에게 가 닿을까?
아니 이 안부는 그들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안부를 물어달라는 당부겠구나 깨닫는다.
궁금해진다.
작가는 폐지 줍는 할아버지와 살아가는 아이와
두고 간 엄마를 잊으려는 아이와
깨져버린 아이를 아는 걸까?
수많은 나 중 하나일까?
아님, 이야기와 소문과, 뉴스 속에서
상상해 낸 아이일까?
시를 읽는 일은 매번 어렵다.
소설처럼 만들어낸 이야기라는 약속이 없어서
작가의 진짜가 담겨있다고, 담겨있을 거라고 기대, 혹은 강박을 느끼다보니
예민한 감각의 묘사가 아닌
누군가가 떠오르는 경우 실체와 진실을
궁금해하며 감정을 방해한다.
그러다가 문득 마치 내 목소리같은 한 구절을 만나면
빠져든다.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저자의 골목길을 모르지만
나는 나만의 골목이 있었으니까...
책 뒷편에 첨부된 독서활동지는
독서에 도움이 될까? 방해가 될까?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