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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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어린아이에게

무너진 부모는 자연재해와 같다.

내 안의 음울함을 짊어진 R이라는 또 하나의 나를 숨기고 살아가는 신견.

가토라는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사람들에 대한 혐오를 감추고 살아간다.

히오키 사건이라고 불리는 전가족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사나에.

자신을 죽여줄 수 있는 남자를 찾고 있다.

신견은 히오키 사건을 접하면서 R이 한 일은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신견의 목소리를 통해보는 사람들은 엉망이다.

특별히 누군가를 아끼거나 애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의외로 신견은 불합리한 상황을 두고보지 않는다.

책을 읽고 있다보면 의외로 다정한 사람이고, 옮음과 그름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지키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그럼에도 자신의 내부가 무너져있다고 여기고 있다.

사나에의 어두운 비밀을 두려워하지 않고

연민할 수 있는 망가진 내면을 가지고 있다고.

악의 이유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악의도.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생존 앞에서 찾아내는 악은 슬프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신견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진짜 신견의 생각은

어떤 측면에서 섬뜩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그래서 꽤나 평범하고

심지어는 꽤나 괜찮은 것 같은 그의 일상의 모습이 잘 보이질 않는다.

일그러져 있는 것을 아는 이상, 보이는 대로 볼 수가 없다.

나는 어떨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래도 타인들이 보기에는 나름 잘 지내고 있는 듯 보이지 않을까?

하지만, 내가 아는 내 안은

엉망진창이다. 정리되지 않고 구석구석 꽤나 깊은 구멍들이 아닌 척 속을 숨기고 있다.

어린 아이 속에도 지도를 그릴 수 없는

미궁이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무서운 거라고 이야기하는 걸까?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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