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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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람처럼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소심한 아이도 있고, 호기심 왕성한 녀석, 사람은 좋아하는데 같은 개한테는 으르렁대는 녀석도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보리는

내가 상상하는 작가 김훈을 닮았다.

단단하고 열정적이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의 어리석음과 애닮음을 정면으로 바라볼 줄 안다.



집요한 관찰을 짐작케하는

보리의 이야기들은

정말 시선이 개에게 맞추어진 듯 보인다.

분명의 인간의 언어로 구사된 상상한 개의 목소리지만

왠지 능히 보리는 이렇겠구나 싶을만큼

꽤나 개스런 이야기 풀어놓는다.

그리 생각하는 나도 인간이라는 한계점에서 보는 것이니 더욱 그렇하겠다만.

나름 종자가 좋은 개인 보리는 보리밥을 잘 먹는다고 할머니가 붙여주신 이름이다.

약하게 태어난 형을 배 속으로 돌려보낸 어미는

물이 차오르는 마을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원망을 담은 매질을 당하고

젓을 떼자마자 새끼들을 뿔뿔이 보내버릴 뿐 아니라

스스로도 팔려가 버렸다.

하지만 그런 어미의 슬픈 기억을 안고 살기에는

보리는 할 일도 많고 배울 것도 많고

기쁜 일이 너무 많은 세상을 살고 있다.

개는 자기를 연민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보리는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들의

좋은 면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 건 아닐까?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사람과 더불어 사는 고통이 크고 슬픔은 깊지만

개를 먹고 팔고, 남에게 주는 사람이

영원한 주인으로 섬겨주길 바라는 염치없는 바램에 대해

현재의 주인을 향한 영원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하는 보리는

지난 날에 사로잡히지 않고

닥쳐올 날을 근심하지 않는 [개]다.

보리의 시선 속의 인감은 삶은 구질구질하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어리석기도 하지만

강한 개의 시선은 속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면서 어느 새 위로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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