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 이야기 - 마트와 편의점에는 없는, 우리의 추억과 마을의 이야기가 모여 있는 곳
박혜진.심우장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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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아련함 때문에

따뜻하거나 추억을 더듬게 하는 다정한 에세이 타입의 글이라고 생각했다면

반은 맞고, 반은... 놉!

구멍가게와 연관된 일종의 보고서임.

그래서인가 소재의 이야기성에 비해 중간중간 튀어나는 보고서같은 정보성 글에

자꾸 걸려 읽기에 수월하진 않은 편.

저자분 두 분은 국문과 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수집하는 차원에서 구멍가게 이야기에 접근하게 되었다고 한다.

2년 반 정도에 걸쳐서 전라남도 지역의 구멍가게를 직접 방문해서 이야기를 듣고

관련한 정보를 추가해서 책으로 정리했다고.

읽어본 느낌으로는 구멍가게와 관련해서 접하게 되는 모든 이야기를 정리해두었다는 느낌이다.

우체국 시스템, 전화 시스템, 교통 시스템

모두 구멍가게와 관련 있는 이야기 이기는 하지만

관련 정보를 꽤나 건조한 보고서 느낌으로 나열한다.

그러다가 툭하고 감성적인 이야기와 해석이 이어진다.

주로 할머니들이 많은데, 가게 주인인 할머니의 가볍지않은

인생사가 묵직하게, 엉덩이를 디밀며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약간 톤 조절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더 고민해줬으면 어땠을까 싶은 지점이다.

정보글은 따로 꾸려도 좋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는 동안 [어쩌다 사장]이라는 예능이 방영되고 있었다.

조인성과 차태현이 시골마을 슈퍼를 운영하는 이야기인데

이 책에 나오는 가게들보다 깔끔하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버스 차표 판매, 택배 및 우편물 보관등

이 책에 나온 구멍가게들이 하던 일들을 두 도시 청년이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온 동네 사람들 뿐 아니라 동네를 거점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한번씩은 들리게 되는 존재감.

주인 할머니들이 가게를 접으면 사라지게 될 구멍가게가 대부분인 것을

안타까워할 수도 없을만큼 세상은 변해가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안타까움마저 보관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귀한 책이 나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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